‘상산제’ 또는 ‘단군제(檀君祭)’라고도 한다. 주로 함경북도지방에서 행해지며, 제일은 음력 10월 1일이나 2일 또는 10일 사이에 택일을 한다. 혹은 10월 중의 길일(단군의 탄생일은 10월이지만 태어난 날이 분명치 않으므로)을 정하여 집안의 깨끗한 곳이나 부엌, 또는 마당에 짚을 깔아 제장으로 하고, 신곡(新穀)으로 백반 또는 떡을 만들어 차려 놓고 호주(戶主) 스스로 향불을 피우고 절을 한 다음, 기축(祈祝)·소지(燒紙)한 뒤에 차려놓은 음식은 집안 식구들과 나누어 먹는다.
10월이면 수확이 마무리되어 곡식 가리들이 모두 들어오는 시기이다. 제의의 대상신은 단군이며, 그 목적은 단군이 하늘에서 내려와 만백성에게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 주어 농민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었기 때문에 그 은혜에 감사하여 단군을 위하고 기리기 위한 것이다.
향산제의 준비과정으로, 상산떡을 만들 때는 볏가리 앞에서 햇곡을 여러 번 찧는다(일반적으로는 3번이나 5∼6번 찧기도 함.). 이때 눈만 내놓고 얼굴을 전부 수건으로 싸며 입도 막아 부정이 들지 않도록 한다.
그런 다음 조용하고 깨끗한 곳에 있는 우물에서 남이 긷기 전에 먼저 물을 길어 쌀을 씻은 다음 조용히 떡을 친다. 이처럼 떡을 만들 때는 온갖 정성을 다한다. 제상에는 떡만 놓는데 시루째 놓고 기원을 한다.
그 다음에는 찰떡을 큼지막하게 떼어 낟가리에 붙이거나 꽂아놓거나, 곳간의 아무 덕대나 올려놓고 절을 하면서 농사가 잘 되게 해달라고 빈다. 제주는 일반적으로 가장이 맡는다. 나머지 떡은 식구들끼리 나누어 먹는다. 낟가리에 떡을 꽂아놓는 것은 산신님이 도와서 농사가 잘 되었다는 의미로 바치는 것이다.
상산떡은 아무리 먹어도 배탈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낟가리의 떡은 굳을 때까지 놓아두며, 낟가리 칠 때 떡을 다시 쪄서 먹는데 조금씩 나누어 먹는다.
지방에 따라서는 제를 지낸 뒤, 떡과 밥의 공물(供物)을 부엌 설강 뒤에 10월 한 달을 그냥 두었다가 맨 마지막 날에 그 공물을 나누어 먹기도 하는데, 이것은 단군의 탄생일이 어느 날인지 분명치 않기 때문에 이렇게 두면 틀림없이 그 날에 차려놓은 것과 같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제의는 함경북도 일대에 한정되어 있는 것은 단군신화의 무대가 되는 백두산이 있는 지역이라는 관련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상산제는 대부분 광복 전까지 지냈으나 현재는 지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