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은 양천(陽川). 출생지는 평안북도 용천(龍川). 아버지는 허민(許旻)이고, 어머니는 황주최씨(黃州崔氏)이다.
작품으로는 1931년 9월 10일자 『조선일보』에 발표된 시 「성외(城外)의 낙조(落照)」와 「언어(言語)」를 비롯하여 1939년 2월호 『조광(朝光)』에 실린 수필 「스키만필(漫筆)」 등 약 40편에 이르고 있다. ‘시문학’ 동인에 참여하면서 시작 활동이 본격화되어 『시문학』·『가톨릭청년』·『중명(衆明)』·『중앙』·『신가정』·『시원(詩苑)』·『여성』·『조광』 등에 많은 시와 산문을 발표하였다.
시작품으로는 「발[足]」·「그림자(虛無主義者)」·「검은 밤」·「닙 떠러진 나무」·「표박(漂泊)의 제1일(第一日)」·「표박(漂泊)의 마음」·「나의 일생(一生)」·「아침」·「하나님의 장식(裝飾)」·「처(妻)」·「거품」·「발」·「힌눈」·「방언(方言)」·「나무가지」·「어린이」·「느진 봄비」·「어머니의 장식(裝飾)」·「지구(地球)」·「어느 듯 이날도」·「눈[眼]」·「산골 길」·「누가 누가 누가」·「여성(女性)」·「조선(朝鮮)」·「손」·「조선부인(朝鮮婦人)에게」·「개잔령[開殘嶺]」·「아내」·「푸른풀」·「옥촉서[玉蜀黍]」·「산타마리아」 등이 있다.
허보의 시세계는 크게 다음의 두 가지로 나누어볼 수가 있다. 먼저 「표박의 제1일」·「그림자(虛無主義者)」·「손」·「발[足]」 등 일련의 시작품에서는 영원한 ‘표박자(漂泊者)’로서 고향도 없고 신앙조차 가지지 못한 행려의식(行旅意識)이 결국 허무주의 인간론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상의 사물을 소재로 그 하나하나의 생성원리와 신비성까지 추구하고 있다.
한편, 「어머니의 장식」·「여성」·「조선부인에게」·「산타마리아」 등 일련의 여성 시편에서는 허보의 대여성관, 즉 여인 및 어머니의 자녀들에 대한 모성애를 형상화하고, 이것은 다시 「조선」으로 이어져 민족관념으로 표상되어 있다. 더 나아가 ‘죽음’과 ‘신(神)’의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허보는 시문학동인이면서도 그들과는 달리 사변적(思辨的)이고 일상의 사물을 관념화하고 있는 점에 시적 특색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