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섭(尹章燮)은 1981년 7월 재단법인 성보문화재단을 설립하고 이어서 40여 년간 수집한 문화유산 중 835점을 출연하여 그의 아호인 호림(湖林)을 따서 1982년 10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호림미술관을 개관하였다. 윤장섭은 개성 출신으로, 광복 직후와 6·25 동란의 혼란기에 쏟아져 나온 많은 문화유산이 해외로 유출, 소실되어 가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사명감과 열정을 가지고 우리의 문화유산을 수집, 보존하기 시작하였다. 개인 소유의 문화유산이라 하지만 단순한 소유에서 벗어나 모든 국민에게 조상의 소중한 얼을 다함께 보고, 배움을 줄 수 있게 하기 위하여 박물관법 시행과 함께 명칭을 1986년 1월 호림박물관으로 개칭하였다. 이후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에 박물관을 확장, 신축하여 1999년 5월에 재개관하였다. 또한 2009년 6월에는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에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을 개관하였다.
신축한 호림박물관은 연면적 4,627㎡ 규모의 지하 1층, 지상 2층의 건물에 4개 상설 전시실과 1개 기획 전시실, 야외 전시장, 수장고, 세미나실, 자료실 그리고 커피숍, 선물 코너 등의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소장 유물로는 토기(3,000여 점), 도자기(4,000여 점), 회화전적류(2,000여 점), 금속공예품(600여 점), 기타(400여 점) 등 1만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이중 54점의 유물이 국가유산으로 지정(국보 8점, 보물 46점)되어 있어 국내외에서 소장품의 다양성과 질적인 면에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분청사기박지연화어문편병(국보, 1974년 지정), 백지묵서묘법연화경 권1∼7(국보, 1984년 지정), 백자 청화매죽문 유개항아리(국보, 1984년 지정), 초조본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2, 75(국보, 1991년 지정)을 비롯하여 보물급 문화유산들이 있다.
1979년 일본과 미국에서 개최되었던 ‘한국미술오천년’ 전시와 1984년 영국 대영박물관과 독일 함부르크 · 쾰른 박물관에서 개최되었던 ‘한국미술오천년’ 전시 때에도 호림박물관에 소장된 명품들이 20여 점 출품, 전시되어 세계에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과시하였다. 1986년 국립중앙박물관 이전 개관 전시에도 토기 9점을 비롯하여 불상류 · 서화류 등 22점을 대여 전시하는 등 대외 문화 사업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민족 문화의 계승과 발전이라는 취지하에 개관된 호림박물관은 그 소임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기 위하여 상설 전시 외에 특별 전시를 통하여 미공개 소장품을 전시하고, 아울러 전시 도록인 『호림박물관소장품선집』 불교 미술, 도자기편 1과 토기편 2를 출판하였으며, 앞으로도 연차적으로 전시,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목적 사업인 문화유산 수집 보존은 물론, 문화 사업의 일환으로 학술지 및 각종 간행물 지원 사업, 문화유산 발굴 조사 연구비 지원 사업 등 다각적인 사업 계획을 세워 국민 문화 창달에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