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분권 1책. 목활자본. 후손 승태(承台)가 편집, 간행한 『영가세고(永嘉世稿)』에 합록되어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있다.
권두에 권상규(權相圭)의 서문이 있고, 시 28수, 잡저 2편, 부록으로 행적 1편이 들어 있다. 시는 간략하면서도 청아하며 뜻이 강개하여 나라를 근심하는 지절이 돋보인다.
「문왕몽진(聞王蒙塵)」·「여맹의동지(與盟義同志)」에서는 국가의 창황함을 개탄하여 나라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신하들이 왕을 바르게 보필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지금부터라도 국민이 뜻을 모아 국세의 회복에 노력하여야 함을 강조하였다.
「창의서문(倡義誓文)」은 1592년 의병을 일으키면서 맹서한 글로, 임금의 의주몽진(義州蒙塵)을 애통해하면서 지금이 바로 신하로서 목숨을 바쳐야 할 시기이므로, 오직 충의로 적을 칠 뿐 승패와 생사는 마음에 둘 겨를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 글이다.
「의진모량문(義陣募粮文)」은 나라의 운명이 바람 앞의 등불과 같다고 설명하면서, 백성들이 모두 굶주리고 있지만 군대를 도와서 적을 무찌르는 것이 더욱 시급하므로, 한 알의 양곡이라도 바쳐서 왜적을 물리칠 군사들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한 글이다.
이 밖에도 난리가 평정된 뒤 고향에 돌아와서 황폐한 고향을 바라보면서 아픈 가슴을 읊은 「난후귀향(亂後歸鄕)」과, 주민들이 생업에 종사하여 빨리 안정을 회복할 것을 권한 「유시향인(諭示鄕人)」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