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한문 필사본. 경상북도 의성지방에 전한다. 춘삼월 좋은 시절을 맞아 규수들이 산과 들, 강변으로 꽃을 찾아다니며 필담(筆談)을 나누고 진미병찬(珍味餠饌)을 들며 춘경을 노래한 작품으로, 그 내용에는 쉬 가버리는 봄을 안타까이 여기는 심회도 내포되어 있다. 형식은 4음보 1행을 기준으로 모두 157행이다.
사설 전개는 6단락으로 되어 있다. 제1단락은 춘일상봉(春日相逢)으로, 무오(戊午)년 삼월 4일에 봄이 무르익어 친구들이 사랑으로 모여들고, 부르는 친구의 편지가 있어 찾아가서 서로 상봉하는 내용이다. 제2단락은 화수춘광(和酬春光)으로, 사창(紗窓)을 반개하여 만물이 화창한 경치를 보면서 춘광을 글로 화수(和酬)하는 내용이다.
제3단락은 진찬흥감(珍饌興感)으로, 소년청에 함께 가서 술과 좋은 음식을 먹고 흥을 느끼는 내용이다. 제4단락은 동산춘경(東山春景)으로, 마을 주변에 있는 산에 올라가며 봄의 경치를 보고난 이후에 다시 산 위에서 바라보는 사방의 풍광을 노래하는 내용이다.
제5단락은 방산희담(謗訕戱談)으로, 음식을 훔친 소년들을 비웃고 헐뜯으며 지은 장난기 어린 내용으로 가사 속의 가사이다. 제6단락은 석춘유사(惜春遺詞)로, 우리는 산림처사 행적으로 여자군자가 뚜렷하니 날이 지기 전에 돌아가자고 헤어지면서, 매년 석춘(惜春)할 때에, 이것을 노래하자는 내용이다.
이 가사는 비록 오자(誤字)·오철(誤綴)이 많고 한문투의 사설 전개가 고루하고 난삽하기는 하나, 양가규수들의 춘유 춘흥이 다양한 장면 변화와 함께 잘 배합되어 있어 규방가사로서의 옛 정취를 잘 나타내고 있다. 더구나 규수들이 가지고 온 진미성찬을 훔쳐 달아난 장난꾸러기 소년들에게 방산희담으로 힐책하는 장면은 익살스럽고 천연스러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