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작가이자 언론인인 김영보(1900~1962)가 집필한 희곡집으로, 1922년 11월 조선도서주식회사에서 발간했다.
작품집 서문에 “빈한, 병고와 싸우면서 오히려 부에 굴하지 아니하며 귀에 절하지 아니하고 오직 사계를 위하야 살며 사계를 위하야 죽은 나의 극단인 희극좌에 가입했고 곧 호화선 배우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약간 쉰 듯한 목소리와 뛰어난 순발력으로 대표적 희극 배우의 자리를 굳힐 수 있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자기 주장이 강했던 그는 어느 극단 한 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여러 극단을 옮겨 다녔는데 해방 전까지만 해도 중앙무대 현대극장 등에서 활약했고 해방직후에는 우익 민족진영 연극을 주도한 대표적 배우 중의 한 사람이었다.
1922년 발간된 희곡집 『황야에서』에는 「시인의 가정」, 「정치삼매(情痴三昧」, 「연의 물결」, 「나의 세계로」, 「구리십자가」 등 모두 5편의 희곡이 수록되어 있다. 이 중에서도 「시인의 가정」은 반상의 차별을 비판하고 평등사상과 신식가정을 주장한 희곡이고, 「연의 물결」은 제목 그대로 자유연애와 애욕이 빚은 비극이며, 「나의 세계로」는 전통윤리가 자유연애를 방해하는 내용이다. 모든 작품이 그런 구조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3·1운동을 전후한 시기 작가들이 공통적으로 추구했던 주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