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국토종합계획 수정계획 및 제3차 수도권정비계획 등 기존 법적 계획에서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를 포함하는 권역을 수도권의 범위로 규정해 왔다. 그러나 수도권의 범위는 생활권, 경제권, 계획의 범위 등 관점 및 접근기준에 따라 그 공간적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수도권의 실질적 범위는 수도 서울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통근권을 기초로 하여 해당도시와 그 주변지역간의 기능적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권역으로서 정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늘날의 서울과 그 인근의 경기도 일부가 정치 군사적 중심지가 되기 시작한 것은 이미 고대부터이다. 백제의 초기 수도인 위례성이 서울의 한강 東南岸에서 광주에 이르는 지역에 걸쳐 있었다. 고려시대에 수도가 개경에 자리 잡고 있을 때에도, 서울은 남경으로서 편제되어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지속해 왔으며, 이후 조선시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수도의 기능을 계속 견지하고 있다.
고구려에서 남하한 온조가 위례성에 도읍한 것을 비롯하여, 진흥왕 14년(553년)에 신라가 麗濟의 분쟁지역인 한강하류지역을 장악하고 신주(新州)라는 군사체제의 행정구역을 설치했던 때에 이르기 까지, 그리고 통일신라시대에 전국적 지역편제가 9주 5소경으로 되고 서울 지방은 한주(漢州)에 편입되었던 점을 보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은 백제초기 위례성의 입지적 우위성이 관성적으로 지속되었다고 인지된다.
고려조에 들어서면서 서울지방은 양주로 존속하다가, 성종 2년에 지방제도가 정비되어 12목이 설치될 때 양주, 광주 등 지금의 서울 및 경기도의 일부가 목으로 승격된다. 조선조에 이르러 새로운 국가 건설 기운이 풍수지리설에 힘입게 되면서 태조 3년(1394년)에 드디어 한양천도가 이루어 졌으며, 태종 때에 이르러 한성부가 되었다.
경기의 관내가 현재의 것과 거의 일치되기에 이른 것은 세종 때에 이르러서 이지만 대체적인 범위는 이미 조선조 초기부터 설정되었다. 경기란 경도를 에워싼 지역적 계층구분상의 최상위 수준에 있는 지역편제의 단위를 나타내는 명칭으로 이미 그 어의에는 수도권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그러나 이때의 「경기」즉, 수도권이란 하나의 결절을 에워싸고 기능적으로 상호의존하고 있는 기능권역의 의미가 아니라, 경도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계층적 지역편제로서의 수도권의 개념이었다. 그후 행정적 지역편제의 위계질서로서의 「경기」즉, 수도권의 개념은 계속 발전하여 오늘날에는 기능지역 권역으로서의 수도권의 의미로 이행되어 왔다.
조선조 말 경기관내의 상위계층의 도시는 한성, 개성, 인천으로 압축되며, 1910년 이후 일제시대의 경기도는 경성부와 인천부 및 기타 군으로 편성되는 지역편제를 이루었다.
수도권은 우리나라에서 각 부면별로 가장 선도적 위치에 있는 지역이다. 수도권은 세계도시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도시지역을 형성하고 있고, 동북아 경제권의 핵심도시로서의 위상을 지니고 있는 동시에, 우리나라의 각종 경제, 사회, 문화, 정치와 관련된 중추관리활동을 포괄하면서 우리나라 성장을 주도하는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수도권의 위상과 역할을 다음의 세 가지 차원에서 조명할 수 있다.
첫째, 수도권은 동북아 경제권의 중추지역으로서의 위상과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은 중심도시인 서울과 주변 도시지역들이 기능적으로 연계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도시화, 토지이용, 경제활동, 삶의 양식 등의 측면에서 새로운 메갈로폴리스(megalopolis)적 공간특성을 보이고 있다. 서울이 세계도시(world city, global city)로 부상하면서 수도권은 이른바 세계도시지역(global city·region)으로 성장하여 동북아 경제권의 중추지역으로서 발돋움하고 있다. 최근 동북아 시대가 도래 하는 상황에서, 서울은 연구개발 및 금융, 물류, 컨벤션 등의 분야에서 중심도시로 성장할 잠재력을 구비하고 있다.
둘째, 수도권은 우리나라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중심지이다. 수도권은 우리나라 정치·행정의 중심지로서 뿐만 아니라, 경제·사회·문화·과학기술 등의 요소가 다양하게 집적되어 있는 선도적 중심지역으로서 역할을 수행해 왔다. 수도권의 집중도를 전국과 비교해보면, 면적은 전국의 11.8%에 불과하지만, 전국 인구의 48.0%, 지역생산액의 48.1%, 제조업과 서비스업 종사자의 46.9%, 56.3%가 수도권에 집중해 있다. 또한 전국 대학의 39.2%, 의료기관의 50.4%, 예금액의 68.0%, 승용차의 48.7%, 그리고 공공기관의 85.4%를 수도권이 점유하고 있어서 전국의 행정, 금융, 교육 및 산업의 집적지이자 중심지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셋째, 수도권은 우리나라 산업 및 고용의 핵심지이다. 수도권은 우리나라 기술발전을 주도하는 위치를 가진 지역으로서 다른 지역보다 월등한 경제활동 여건과 기술개발 여건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혁신성에 기초한 첨단정보나 기술을 가장 빠르게 소화하고 흡수할 수 있는 곳이다. 수도권은 기술이나 정보를 신속히 창출하여 전국에 전달하는 첨병역할을 담당하는 핵심지역이다. 또한 수도권은 우리나라 지식기반산업과 기술융합형 산업의 핵심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지식기반 서비스산업의 경우 서울을 중심으로, 그리고 지식기반 제조업의 경우 경기도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인천과 서울 일부지역이 지식기반 융합산업의 공간분업을 담당하고 있다. 2001년 말 기준으로 수도권의 지식기반 서비스업 종사자수의 비율이 전국대비 63.5%나 되며, 특히 서울은 45.2%로 나타나 최대의 집적지를 형성하고 있다. 수도권의 지식기반 제조업 생산액 비중 또한 전국의 52.8%에 이르러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수도권 내에서도 경기도 지역의 지식기반 제조업 생산 비중이 전국대비 43.7%를 점유한다. 21세기 지식기반산업은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기술융합형 산업의 특징을 갖고 있는 바, 나노기술(NT)등의 신기술과 신기업의 대규모 출현, 그에 따른 신시장의 형성 및 발전으로 연계되어 있는 수도권은 미래 전략산업의 성장을 고도화하는 선도지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수도권 인구의 특성은 인구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나, 인구증가율은 감소하는 추세라고 인지된다. 1980년 수도권인구는 1,330만 명이었으나, 2005년에 2,260만 명으로 증가하여 1980·2005년 기간 중 수도권은 연평균 2.2%의 인구증가율을 기록하며 꾸준히 증가해 왔으며, 수도권의 전국대비 인구비중 또한 1980년의 35.5%에서 2005년의 48.1%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기간별로 보면 1980년대는 인구증가율이 3.4%로 급격히 증가한 반면, 2000년대는 연평균 1.2%의 증가에 그치고 있어, 시간이 흐를수록 수도권의 인구증가율은 감소하는 양상을 보인다. 수도권 인구집중문제의 심각성이 상대적으로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수도권의 산업은 제조업의 지속적 감소와 서비스산업의 성장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서울은 서비스업 종사자 인구가 절대적인데 반해, 인천, 부천, 안산, 시흥 등 서울 남서부지역과 평택, 화성, 이천, 용인 등 서울 남부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제조업이 활발하다.
수도권의 거주지와 일자리소재지의 직주비를 보면 서울 및 서울주변지역에서 심각한 직주불균형이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울의 2005년 현재 직주비는 1.14로 서울의 풍부한 일자리는 인근 주변지역에서 서울로의 통근수요를 유발하고 있으며, 반대로 서울 주변지역은 고양 0.60, 광명 0.60 등으로 나타남으로써 서울주변지역이 서울의 침상도시화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서울로의 통근은 1990년의 직주비 1.08에서 2005년에는 1.14로 높아져 주변지역에서 서울로의 통근추세는 점차 심화되고 있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경기도 외곽지역은 직주비가 1.0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나, 서울에 비하여 일자리수와 거주자의 비의 균형이 유지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한편 서울통근권은 확산되고 있다. 1995·2000년 기간 동안 서울 통근자 증가분이 10만 명이었는데, 2000·2005년 기간 동안은 증가분이 23만 명에 달하여 서울 통근자의 증가분이 2배 이상 증가하였다. 2005년 수도권에서 서울로의 통근자수는 110만 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의 시가지면적(地目상 대지, 공장, 학교, 도로, 철도용지를 합한 면적)은 1980년에 비하여 2005년에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2005년 현재 전체 수도권 면적 11,704㎢의 12.1%인 1,412㎢가 시가지면적으로 집계된다. 수도권의 인구가 1980년 1,330만 명에서 2005년 2,260만 명으로 약 1.7배 증가한 점에 비추어 보면, 동 기간 중 수도권의 시가지면적의 약 2.1배 증가는 인구증가와 함께 진행되는 현상으로 보여 진다.
특히 1990년대 이후 1기 신도시인 성남, 고양, 군포, 안양지역 중심의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로 인해 도시화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경기남부지역의 시가화지역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하여 수도권은 과밀억제권역, 성장관리권역, 자연보전권역의 3개 권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에 근거하여 수도권은 권역 특성별로 인구집중유발시설, 대규모 개발사업의 입지 등 차별적 규제를 하고 있다.
수도권은 2005년 현재, 전체 면적 중 36.5%가 도시지역이며, 관리지역이 27.8%, 농림지역이 32.4%, 자연환경보전지역이 3.3%이다. 서울은 전 지역이 도시지역이다. 수도권의 국토계획상 용도지역의 증감을 보면, 도시지역은 1995·2005년 기간 중 228.3 ㎢ 증가한 반면, 관리지역 및 농림지역은 감소하여, 관리지역 및 농림지역에서 도시지역으로 용도가 변경 조정되었음을 나타낸다.
1980년대 후반 분당, 일산 등 대규모의 1기 신도시 건설을 시작한 이래, 2000년대에 이르러서 동탄, 파주, 판교 등 2기 신도시를 건설하고 있다. 2006년 현재까지 수도권에서 건설되었거나 추진 중인 택지개발사업지구는 총 677개 지구로 면적은 총 638㎢에 이르고 있으며, 수요세대수는 총 360만 세대에 달한다.
시기별로 살펴보면 1980년대는 성남, 고양 등 서울 근교 일부지역에 대규모 개발 사업이 집중되었고, 1990년대는 용인 등에 개발 사업이 집중된 반면, 2000년대에 들어서서는 파주, 김포, 화성 등 대부분 서울인근지역에서 대규모 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기반시설의 설치 없는 난개발은 시가지의 무질서한 확장과 기반시설의 설치비용 부담 가중 등 수도권 내부공간관리의 해결해야 할 문제로 등장하게 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난개발 방지에 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