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4년 국문학자 김태준(1905~1949)이 고대 삼국·고려·조선의 시대별 가요(歌謠)를 취사하여 편집한 고전시가 자료 선집(選集)이다.
국문학연구자였던 편자가 『조선한문학사』(1931),『조선소설사』(1932)에 이어, 1934년에 출간한 점에서, 편자 스스로 한문학·서사문학·시가문학의 연구를 통해 전체 한국문학의 구도를 정립하려는 견지에서 펴낸 것으로 여겨진다.
목차는 「신라향가편」·「백제고가편·부(附)고구려」·「고려가사편」·「이조가사편」으로 편집되었으며, 부록으로 「신위(申緯) 한역 소악부」를 수록했다.
「신라향가편」에는 25수의 향가가 수록되어 있고, 향찰로 된 우리말 문학으로서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향가는 대개 소창진평(小倉進平)의 해독을 따랐고, 균여대사의「보현시원가」를 신라향가편에 수록한 점이 주목된다.
「백제고가편·부고구려」에는「정읍사」·「산유화」 2편을 수록하고, 「고려가사편」에는 22편의 가요가 수록되었는데, 현재의 장르규정으로 나눌 때, 향가(1)·속요(11)·경기체가(3)·가사(4)·악장(3)에 해당하는 노래를 수록했다.
「이조가사편」에는 55편의 가요가 수록되었는데, 「신도가」·「용비어천가」등 악장(6)과 「상대별곡」·「화산별곡」등 경기체가(8), 「상춘곡」·「관동별곡」등 가사(36) 등을 수록했다. 큰 항목별로 해제를 쓰고, 작품별 어석(語釋)과 현대역(現代譯) 등 비교적 상세한 설명을 달았다.
「이조가사편」에는 가장 중요한 시조가 빠져 있는데, 이는 편자가『청구영언』(1939)의 출간을 별도로 준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편자의 사회주의적 성향에 따라 민중성을 전제한 작품 선집의 성격이 드러나지만, 전체적으로 민족 문학적 작품 선집으로서의 성격이 우세하며, 이후 연구사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