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영조 조(재위 1725∼1776년)에 유박(柳璞, 1730~1787)이 지은 원예 전문서로 저자의 국문 시조 10수가 수록된 귀중본이다.
저자가 황해도 배천(白川)의 금곡(金谷)에 백화암(百花菴)과 우화재(寓花齋)란 집을 짓고, 화원을 경영하면서 얻은 꽃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꽃의 품계를 나누어 품평을 가하고, 이헌경(李獻慶)·채제공(蔡濟恭) 등의 기문(記文)을 받아 책을 완성하였다. 저자가 강희안(姜希顔)이나 송타(宋柁)로 잘못 알려지기도 하였다.
필사본. 1책 5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꽃과 관련된 「서한(書翰)」·「제문(祭文)」·「절구(絶句)」·「율시(律詩)」등이 기록되어 자료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나, 보다 주목되는 것은 18~19장에 걸쳐 꽃과 더불어 살아가던 저자의 풍취(風趣)를 「화암구곡(花菴九曲)」(9)·「매농곡(梅儂曲)」(1) 등, 시조 10수와 2줄 형식의 국문가요「촌구(村謳)」(1)로 남겨놓았다는 사실이다.
「화암구곡」은 연시조로서 간접적으로는 전통 구곡가계(九曲歌系) 형식과 비슷하고, 직접적으로는 강희안과 자신이 꽃의 등품을 구품(九品)으로 나눈 데서 말미암은 9수로 구성되었다.
「매농곡」은 저자 자신의 ‘매화’를 으뜸으로 여겼던 듯 「화목구품등제」에서 첫 번째로 기록된 꽃 ‘매화’를 상대하여 ‘매화가 곧 자신이고 자신이 곧 매화(梅則儂, 儂則梅)’라는 물아일체의 감정을 읊었다.
전체 내용 중에서 17장까지 저자가 꽃의 등급을 아홉으로 나누어 기술한 「화목구등품제(花木九等品第)」와 강희안의 「화목구품(花木九品)」이 기록되어 있고, 꽃에 대한 평어(評語)인 「화품평론(花品評論)」등 영조 시대의 원예문화(園藝文化)를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