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충은 세종대 영의정을 지낸 이직(李㮨)의 6대 손으로, 명종대에 종2품 대사헌을 지낸 관료이다. 2000년 4월 22일 성주이씨(星州李氏) 도정공파(都正公派) 문중 소유인 서울특별시 노원구 중계동 선산에 있는 이언충과 배위(配位) 정부인 창녕성씨(昌寧成氏)의 합장묘 이장이 있었는데, 이때 거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던 이언충의 시신이 염습상태로 이장되었고, 관 내부를 채우기 위해 넣어졌던 보공의류(補空衣類)가 수거되었다. 문중에서 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에 기증하였으며, 2002년 7월 18일 국가민속문화재(현, 국가민속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수습된 복식류는 7종 24점으로, 답호 6점, 직령 4점, 철릭 4점, 액주름 1점, 적삼 2점, 바지류 6점, 명정(銘旌) 1점이 있다. 보공용으로 사용된 복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장례풍속에 의해 묘주의 주변 인물들의 복식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도 있다. 명정은 죽은 사람의 생전 관직이나 본관 등을 기록하여 관 위에 덮는 옷감으로, 붉은색을 사용하였다.
이언충이 사망한 해는 1582년(선조 15)으로 임진왜란 발발 10년 전이며, 활동시기는 16세기 중반으로 명종대에 걸쳐 있어 이들 복식류는 임진왜란 전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조선 전기의 답호는 반소매가 달린 포로서 관복용 직령과 그 형태가 같으나 소매만 짧다. 철릭은 상의(上衣)와 하상(下裳)이 1:1의 비율로 구성되어 융복으로 착용되었다. 겨드랑이 아래주름이 잡혀 있는 액주름은 전반기에만 보이는 포제이다. 복식유물의 직물은 면ㆍ모시ㆍ삼베ㆍ주(紬)ㆍ토주(吐紬)ㆍ문릉(紋綾)ㆍ문단(文緞)ㆍ화라(花羅) 등 다양한 종류가 사용되었다.
묘주의 신분이 확실한 조선 전기 상류층의 복식을 연구할 수 있는 실물자료로, 조선 전기의 직물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