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이 화첩은 18세기에 겸재 정선(鄭敾)과 더불어 우리나라 진경산수화를 개척한 진재 김윤겸이 영남지역의 명승지를 유람하고 그린 1책 14점의 화첩이다. 김윤겸은 1770년 소촌도(召村道, 지금의 경상남도 진주지역) 찰방(察訪)에 임명되어 진주를 중심으로 소촌도 관할 인근인 합천, 거창, 함양, 산청 일원의 경승지를 둘러보고, 도임이나 퇴임길에 지나쳤을 것으로 미루어지는 부산지방의 명승지를 그려 남겼는데, 이를 화첩으로 제책한 것이다.
작품들은 종이 바탕에 옅은 채색을 하였으며 규격은 세로 27.331.1㎝, 가로 21.147.6㎝로, 각 폭이 일정치는 않다. 화첩의 작품 순서는 몰운대(沒雲臺), 영가대(永嘉臺), 홍류동(紅流衕), 해인사(海印寺), 태종대(太宗臺), 송대(松臺), 가섭암(迦葉菴), 가섭동폭(迦葉衕瀑), 월연(月淵), 순암(蓴巖), 사담(蛇潭), 환아정(換鵝亭), 하룡유담(下龍游潭), 극락암(極樂菴)의 순이다. 이 화첩은 모두 실경을 그린 것으로 각 지역의 명칭이 향우측 또는 좌중단에 기재되어 있다. 14점 중 8점은 ‘眞宰(진재)’라는 주문방인(朱文方印)의 관지가 있으며 나머지는 관지가 없다.
이 작품은 정선화풍이 유행하던 시대에 그려졌기 때문에 이른바 ‘백악사단’의 진경문화사상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나 사의적(寫意的) 진경산수라기보다는 사실적 진경산수에 가깝다. 시화일치(詩畵一致)의 사상보다는 실경을 바로 해석하여 재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기에 지명 외엔 어떠한 화제시도 없다.
이 화첩은 한 작가의 여러 작품이 하나로 모여 있고, 영남지역의 옛 실경을 확인할 수 있는 역사적 자료로서, 한국회화사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