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의 비로자나불화를 중심으로 왼쪽에 노사나불화, 오른쪽에 석가모니불화를 각 1폭씩 그린 3폭의 삼신불화로, 18세기전라남도 순천의 조계산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의겸(義謙) 등 13명의 화승이 조성한 것이다. 2003년 2월 3일 보물로 지정되어, 화엄사 대웅전에 봉안되어 있다.
길이가 4m가 넘는 대형불화로, 전체적으로 필선이 섬세하며 녹색을 많이 사용하였다. 중앙의 비로자나불도는 법신(法身)인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좌우협시인 문수보살과 보현보살, 8대 보살, 4위의 타방불, 6위의 제불, 사자와 코끼리 탈을 쓴 성중(聖衆)들이 에워싸듯 배치되어 대칭을 이루고 있다. 키 모양 광배에 결가부좌한 채 앉아 지권인(智拳印)을 짓고 있는 본존불은 눈·코·입이 작고 귀가 길며 머리에는 중앙계주와 정상계주가 큼직하게 표현되어 있다. 불의(佛衣)는 양쪽 어깨를 모두 덮는 통견(通肩) 형식으로 다자색 불의 깃을 따라 연두빛과 분홍빛깔의 보상화문이 장식되어 있다.
왼쪽의 노사나불도는 설법인(說法印)에 보관을 쓴 보살형의 보신(報身) 노사나불을 중심으로 8대 보살과 사천왕상 2위, 4위의 타방불, 3신장과 4금강이 주위에 빙 둘러 배치되어 있다. 노사나불은 다른 두 불상과 달리 둥근 두광(頭光)을 하고 있으며 온몸을 영락(瓔珞)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보살형이다. 오른쪽의 석가모니불도는 화신(化身)인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하단에는 6대 보살과 사천왕상 2위를, 그 위에는 가섭과 아난존자를 위시한 10대 제자, 4금강과 3신장, 용왕·용녀를 에워싸듯 배치하였다. 항마촉지인을 짓고 있는 석가불은 본존 비로자나불과 거의 동일한 양식으로 불의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 삼신불화는 길이가 4m가 넘는 거대한 3폭의 화면에 삼신불을 완전히 갖춘 드문 예로, 통도사대광명전삼신불도(1759년)와 더불어 18세기 삼신불화의 전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