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지(搗鍊紙)는 조선시대 각종 문서 등에 사용되었던 종이로, 마른 종이 사이에 젖은 종이를 끼워 다듬이질을 하여 종이의 표면을 매끄럽게 만들어 모필(毛筆)이 잘 움직이게 만든 종이이다.
『탁지준절(度支準折)』에 의하면 조선시대 사용되었던 문서지 명칭이 마무리 방법이나 가공방법 등에 따라 상품도련지(上品搗鍊紙), 하품도련지(下品搗鍊紙), 초주지(草注紙), 저주지(楮注紙)로 구분되었다. 상품은 평균밀도가 0.6g/㎤이상, 하품은 0.5g/㎤이상으로 보다 많은 도련과정(搗鍊科程)을 거친 종이가 형태적으로 더 매끄러워 상품으로 인정받았다. 이러한 종이들은 경상도·전라도·충청도·강원도 등지에서 생산되었는데 상품의 종이는 주로 전주부(全州府)나 남원(南原)에서 생산되었다.
도련지는 문종이나 지의(紙衣) 같은 일반 생활용품이나 고급 문서지까지 그 사용범위도 광범위하였는데, 이 중 가장 많이 사용되었던 분야가 문서지이며 상품도련지와 하품도련지는 공통적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문서지의 경우 사용하는 사람의 신분 및 지위, 그 용도에 따라 엄격하게 구분해서 사용하여 이를 어길 경우에는 처벌하기도 했다. 왕실(王室)과 그 종친(宗親) 및 대신(大臣)들에게 문서를 내릴 때에는 상품과 하품 도련지 모두를 사용하였다. 그 외에 백패(白牌)와 홍패(紅牌)에도 사용되었는데 백패에는 하품도련지를 사용하고, 홍패는 상품도련지를 사용하도록 명백히 구분하는 내용이『탁지준절』에 나타나 있다. 또한 고인(故人)을 추모하는 의례(儀禮)와 관련된 제문(祭文)과 추층(追贈)·시호(諡號) 등에는 상품도련지를 사용하였고, 일기(日記)와 등록(謄錄)에는 하품도련지를 사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