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이 산을 뚫고 지나가면서 큰 석문(石門)을 만들고, 그 아래로 깊은 소(沼)를 이루었다는 뜻의 구문소는 ‘구무소’를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구무’는 ‘구멍’ 또는 ‘굴 ’의 옛말이다. 다른 말로는 강이 산을 뚫고 흐른다고 해 ‘뚜루내’라고 하며,『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와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등의 고문헌에는 구멍 뚫린 하천이라는 뜻의 ‘천천(穿川)’으로 기록되어 있다.
태백시 동점동(銅店洞)의 혈내천은 본래 마을 쪽으로 크게 휘돌아 흐르는 감입곡류하천(嵌入曲流河川)이었다. 감입곡류하천에서 미앤더(meander)의 잘록한 목 부분이 지속적인 침식을 받아 절단되면, 새로운 하도와 구하도(舊河道) 사이에 원추형의 미앤더 핵(核)이 떨어져 남게 된다.
혈내천의 경우도 미앤더 핵에 해당하는 연화산 자락 암벽에 오랜 동안 침식을 가해 지금의 구문소 자리에 구멍을 뚫었다. 이 구멍을 통해 혈내천이 직류하게 되자 과거의 물길 즉, 구하도에는 유수의 공급이 차단되었다. 이후 구하도는 논과 밭으로 개간되었다.
한편 구문소의 형성과정에서 지질조건은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구문소 일대에는 석회암이 넓게 분포하는데, 석회암은 물에 잘 녹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성을 통해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구문소의 암벽이 유수에 쉽게 녹아 새로운 물길이 생겨났음을 짐작할 수 있다.
구문소에서 200여 미터 상류인 혈내천 주변에는 건열, 물결자국, 소금흔적, 새눈구조 등의 퇴적구조와 삼엽충, 완족류, 두족류 등의 다양한 생물화석이 나오고 있어 전기고생대의 퇴적환경과 생물상을 동시에 볼 수 있다. 또한 이곳에는 포트 홀(pot hole)을 비롯한 다양한 하식지형이 나타난다. 학술적 가치가 높은 구문소 일대는 2000년 4월 28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