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시베리아대륙에서 형성되는 대륙성 한대기단을 말하며, 북서계절풍, 삼한사온, 꽃샘추위의 원인이 된다. 시베리아기단은 연중 가장 오랜 기간 동안 한반도의 날씨에 영향을 미친다. 대체로 늦장마가 끝나는 9월 중순 이후부터 오호츠크해기단이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5월 중순까지 시베리아기단의 영향을 받으며, 1월에 그 세력이 가장 강하다.
강력한 시베리아기단이 영향을 미칠 때는 서고동저형의 기압배치가 전형적이며, 이때는 북서계절풍이 분다. 북서계절풍은 한반도에 혹한을 가져오며, 이때 서해안에서는 많은 눈이 내릴 수 있다.
삼한사온은 겨울철에 시베리아기단 세력의 확장과 약화 주기에 의하여 나타나는 동부 아시아의 특징적인 기후현상이다. 시베리아기단이 강하게 영향을 미치는 3일 정도는 한랭하고, 변질된 시베리아기단이나 그 사이의 불연속선이 영향을 미치는 4일 정도는 비교적 온난하다. 그러나 반드시 3일 춥고 4일 포근한 것은 아니고 상황에 따라서 주기가 달라질 수 있다.
봄과 가을철에는 주로 시베리아기단이 변질된 상태에서 영향을 미친다. 이때는 시베리아평원이 상당히 가열된 상태이므로 그 힘이 한겨울에 비하여 강력하지 못하다. 초봄에 시베리아기단이 일시적으로 강화되면 한겨울을 연상하게 하는 추위가 닥치기도 하는데 이런 날씨를 ‘꽃샘추위’라고 한다.
한겨울의 시베리아기단은 한반도의 문화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한반도의 가옥구조는 대체로 남부지방에서 북부지방으로 갈수록 폐쇄적이다. 겨울철에 바람이 강하거나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에서는 집중형 가옥구조가 나타나며, 부엌으로 사용되는 공간 면적이 넓다. 제주도를 포함한 도서지방과 해안지방에서는 같은 위도대에 비하여 폐쇄적인 가옥구조를 취하고 있다. 겨울철에 김장을 담그는 것도 시베리아기단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