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전체 6권 6책 중에 권1과 권6의 2책만 남아 있는 활자본이다. 중국의 운(韻)에 관한 책인 『홍무정운(洪武正韻)』에 대비되는 것으로, ‘동국정운(東國正韻)’이란 우리나라의 바른 음이라는 뜻이다. 당시에 통일되지 않았던 우리나라의 한자음을 바로잡아 표준음을 정하려는 목적으로 간행되었다.
그러나 이 체계는 송대(宋代)의 등운학파(等韻學派)의 이론체계나 명대(明代) 『홍무정운』의 언어정책을 지나치게 중시한 결과 다분히 한국한자음의 현실과 맞지 않은 인위적인 요소도 작용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훈민정음 창제 초기에는 『동국정운』에서 제시한 한자음 표기에 따라 한자음을 표기하였지만, 이것이 우리나라의 당시 전승 한자음과는 차이를 보였기 때문에 15세기 말부터는 동국정운식 한자음 표기가 전면적으로 폐지되었다.
조선 세종 때 신숙주(申叔舟)·최항(崔恒)·박팽년(朴彭年) 등 여러 학자들이 목활자와 금속활자로 인쇄하여 1448년(세종 30) 10월에 간행하였다. 간행 후에는 제도(諸道)와 성균관, 사부학당 등에 반사하였다. 국보에는 ‘선사지기(宣賜之記)’가 날인되어 있어서 책의 소장 경위를 일부나마 연관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판식은 사주단변(四周單邊)이고 반곽(半郭) 크기는 가로 16.2㎝, 세로 23.3㎝이며, 계선이 없다. 본문의 대자는 7행 11자, 중자는 9행 13자이고, 주쌍행(註雙行)이며, 상하내향흑어미(上下內向黑魚尾)로 1972년 국보로 지정된 것과 거의 같지만 표지의 재료와 장황방식이 다르다.
이 책의 간행에는 모두 4종류의 활자가 사용되었는데 한자 대자용 목활자인 동국정운자, 한글 대자용 목활자인 동국정운 목활자, 서문 중자용 금속활자인 초주갑인자, 본문 운표시용 소자인 초주갑인자 소자 등이 그것이다. 선장본으로 만들었으며, 표지의 제첨은 인쇄되었다. 간송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중국한자음을 한국한자음으로 표기하였다는 점에서 국어음운사와 한자음 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다. 또한 훈민정음의 제자 배경이나 음운체계, 각 자모의 음가 연구에 있어서도 기본자료가 된다.
한글 자형 연구에서도 『훈민정음(해례본)』과 함께 한글 자형과 서체 변천사 연구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인쇄사에서 초기활자 인쇄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