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대불정여래밀인수증료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大佛頂如來密因修證了義諸菩薩萬行首楞嚴經)』은 선(禪)을 닦아 온갖 번뇌로부터 해탈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요의(要義)를 설한 경전으로, 흔히 『대불정수능엄경(大佛頂首楞嚴經)』 · 『수능엄경(首楞嚴經)』 혹은 『능엄경(楞嚴經)』이라 일컫는다.
한국에서는 주로 선가(禪家)에서 독송 · 연구되었으며, 불교 강원 사교과(四敎科)의 하나로 학습되었던 경전이다. 한문본과 언해본이 여러 차례 간행되어 배포되었고, 현재까지 남아 있는 판본도 아주 다양하다. 호암미술관 소장본(보물, 1981년 지정) · 성암고서박물관 소장본(보물, 1981년 지정)과 동일한 판본으로 공민왕 21년(1372)에 간행한 한문본이다.
권10 본문이 끝난 다음에 발문(跋文) 2편과 간기가 있다. 첫 번째 발문은 계환이 주해한 『능엄경』[戒環解楞嚴經]이 송나라에서 처음 간행되던 해인 1129년에 만안비구(萬安比丘) 행의(行儀)가 쓴 것이고, 이어서 공민왕 21년(1372)에 비구 즉료(即了)가 쓴 발문 그리고 ‘공덕주(功德主) 대장군김호(大將軍金瑚) 영암군부인 최씨(靈巖郡夫人崔氏) 정순옹주 이씨(貞順翁主李氏)’라는 발원과 ‘안성청룡사간판(安城靑龍寺刊板)’이라는 간기(刊記)가 있어서 시주자와 간행처를 확인할 수 있다.
7권 2책.(권4∼7, 권8∼10) 판식은 사주쌍변(四周雙邊)이고, 반곽(半郭) 크기는 18.2㎝×13.0㎝이다. 본문에 계선(界線)은 없고 13행 22∼23자, 주쌍행(註雙行)으로 되어 있다. 판심은 상하향흑어미이고, 판심제 ‘능(楞)’에 이어 권차(卷次), 장차(張次)를 표시하고 있다. 잘 드러나지 않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상하세흑구이며 하흑구에는 고려본 특유의 원형 어미가 남아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일 판본으로 호암미술관 소장본 권6∼10의 1책(보물, 1981년 지정)과 성암고서박물관 소장본 권6∼10 1책(보물, 1981년 지정)이 있다. 삼성미술관 소장본(보물, 1987년 지정)은 최근에 표지를 덧붙여 장황하지만, 원래 표지는 호암미술관 소장본과 같은 형식으로 초록색 표지에 금니로 서명을 썼다.
그 밖에 서울대 규장각의 가람문고본(가람古貴 294.336-Su72b)에도 동일 판본의 권1∼5가 남아 있는데, 이 책은 다른 시기에 간행된 목판본 권6∼10과 합철되어 있다.
『능엄경』은 온갖 번뇌로부터 해탈의 경지에 이르는 요의(要義)를 설(說)한 경전으로 번뇌(煩惱)에 가득찬 마음을 버리고 묘명(妙明)한 마음을 밝히는 것이 그 요지이고, 이를 위한 실천 수행으로 계율을 청정히 지켜 선정(禪定)을 닦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 판본은 전래가 매우 드문 고려시대 간본으로서 14세기 불경 간행의 경향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서 인쇄문화사적 연구가치가 높다. 비교적 이른 시기의 구결이 책 전체에 걸쳐서 모두 필사되어 있어서 국어사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중앙관판이 아닌 지방의 사찰에서 간행하였다는 점과 간행 시기와 간행 주체를 확인할 수 있는 고려 간본인 점에서 서지학적 의의가 크고 시대적 상황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