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梁)나라의 진관(眞觀) 등 고승(高僧)들이 편찬한 「자비도량참법(慈悲道場懺法)」을 원나라에 이르러 참법의 내용을 대교(對校)하고 정리하여 상교정본(詳校正本)이라 하였는데, 국내에 도입되어 공민왕 이래 여러 번 간행되어 가장 많이 유통되었다. 1992년에 보물로 지정되었다.
중국 남제(南齊)의 경릉왕(竟陵王)이 꿈에서 느낀 바를 적어 21편 30권으로 찬술하였는데, 이 뒤에 양(梁)나라 무제(武帝)가 황후 치씨(郗氏)를 위해 경릉왕이 지은 참법 중 육근문(六根門)에 근거하여 진관(眞觀) 등 제사(諸師)들에게10권의 『자비도량참법』을 편찬하게 하였다고 한다. 세월이 지나는 사이 본문에 착오와 와전이 생겨나자 원나라에 이르러 내용을 다시 정리하여 상교정본(詳校正本)이라는 말을 붙여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이 되었다.
3권 1책. 선장본(線裝本). 목판본(木版本). 판식을 살펴보면, 책크기는 세로 37㎝, 가로 21.1㎝, 상하단변(上下單邊)이고, 반곽(半郭)크기는 세로 25.6㎝이다. 계선(界線)은 없고, 한 면의 행자수는 5행 13자이며 주쌍행(註雙行)이다.
표지는 검푸른색의 비단으로 되어 있고, 2줄의 금색으로 그린 직사각형 안에 금니로 ‘자비도량참법제사지육(慈悲道場懺法第四之六)’이라는 제첨을 붙였다. 권6의 21장과 22장은 새로 보충해서 넣은 것이며, 본문에는 둥근점이 찍혀 있다.지질은 조선 초기 불경인출에 많이 사용되었던 인경지(印經紙)를 사용하였다.
본문에는 고려 태조의 휘(諱)에 결획이 있는데, 이로보아 1462년(세조 8) 간경도감에서 중수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1997년 보물로 지정된 상교정본 자비도량참법 권9~10과 동일한 판본으로 보이다.
중생이 살아가면서 저지른 원한이나 온갖 죄를 참회법을 통해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는 영혼천도용(靈魂薦度用)으로 사용되는 의식집이다. 참회의 법회를 수행하여 현생에서 쌓은 죄업을 씻어버리고 화복을 누리고 나아가 망령을 구제하고 고통의 수레바퀴에서 벗어나 질병을 치료할 수 있고 어둠에서 빛을 찾을 수 있다는 공덕을 발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륵(彌勒)의 몽감(夢感)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자비도량’이라고 이름 지었으며, 양무제가 처음 찬수하였다고 하여 ‘양황참문(梁皇讖文)’, ‘양황보참(梁皇寶讖)’, ‘양무참문(梁武讖文)’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전체 10권 가운데 권4~6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체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권1에 귀의삼보(歸依三寶) · 단의(斷疑) · 참회(懺悔), 권2에 발보리심(發菩提心) · 발원(發願) · 발회향심(發廻向心), 권3에 현과보(顯果報), 권4에 출지옥(出地獄), 권5와 권6에 해원석결(解寃釋結), 권7에 자경(自慶) · 총발대원(總發大願) · 봉위천도예불(奉爲天道禮佛), 권8에 봉위아수라도일체선신예불(奉爲阿修羅道一切善神禮佛) · 봉위용왕예불(奉爲龍王禮佛) · 봉위마왕예불(奉爲魔王禮佛) · 봉위부모예불(奉爲父母禮佛) · 봉위과거부모예불(奉爲過去父母禮佛) 등이 수록되어 있으며, 권9에 육도중생을 위한 예불과 발원, 권10은 보살회향법(菩薩廻向法)과 발원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불교의식 및 참법 연구를 위한 매우 귀중한 자료이며 불교사 및 서지학연구에 있어 중요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