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여지도 목판』은 1861년(철종 12)에 김정호가 『대동여지도』 간행을 위해 제작한 목판으로 12매가 현존하나, 국립중앙박물관 11매만이 보물로 지정되었다. 목판의 재질은 수령 100년 정도의 피나무이며, 크기는 대체로 가로 43㎝, 세로 32㎝ 내외이며 두께는 1.5㎝ 내외이다. 인쇄용 목판과는 달리 손잡이 부분이 없다. 각각의 목판에는 남북으로 120리, 동서로 160리에 해당하는 공간의 지리정보가 조각되어 있는데, 이는 『대동여지도』의 두 면에 해당한다. 현존 목판 중 『대동여지도』의 표제가 조각된 목판만 한 면에 조각이 되어 있고, 나머지 11매의 목판은 앞뒤 양면에 모두 조각이 되어 있다.
『대동여지도』와 마찬가지로 지도는 수록 내용의 대부분을 이룬다. 이 밖에 표제 목판은 『대동여지도』의 표제를 인출하기 위한 것으로,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 ‘당저십이년 신유(當宁十二年辛酉)’, ‘고산자 교간(古山子校刊)’ 등의 글을 새겼다. 현재는 ‘십이년신유’라는 부분은 도려내지고 홈만 남아 있는데, 이는 그 글자 대신 부착하였던 ‘원년 갑자(元年甲子)’라는 글자 조각이 결실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함경도 함흥지역의 지도가 조각되어 있는 목판의 뒷면에는 지도가 아니라, 필사용지를 인쇄하기 위해 조각한 것이다. 이 목판으로 인쇄한 필사 용지는 고려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된 『대동지지』 제15책 「방여총지(方輿總志)」일부에서 확인된다.
『대동여지도』 목판에는 『대동여지도』를 펴낸 뒤 확인된 오류에 대한 수정 작업의 흔적이 다수 남아 있다. 즉, 오자의 수정을 비롯하여, 누락된 지명의 보충, 지형·경계·도로의 수정, 잘못된 위치에 표기된 지명의 위치 수정 등 다양하다. 그 예로, 경상도 성주 지역의 안언역(安偃驛)의 위치를 바로잡기 위해, 당초 조각했던 글자를 도려내고 바른 위치에 새로 조각한 글자 조각을 부착한 것이 현존 목판에서 확인된다.
좌표지도인 『대동여지도』의 특성상 일부 해안·도서 지역의 경우, 전체 목판면의 일부에만 조각이 되고 그 밖의 넓은 면은 여백으로 남는 것이 불가피했다. 이때 여백을 남겨두지 않고, 전혀 다른 지역의 지도를 조각함으로써 목판의 활용도를 높이기도 했다. 현존하는 목판 중에서도 함경도 명천과 단천 등 2개 지역을 한 면에 함께 판각했으며, 평안도 용천, 함경도 북청, 경기도 교동 등 3개 지역을 함께 판각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여러 곳에서 이러한 사례가 확인된다.
『대동여지도』를 간행할 당시 목판은 모두 60매 정도였을 것으로 추산되지만, 현재는 약 1/5에 해당하는 12매가 남아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대동여지도』 목판 11점은 1923년 조선총독부 박물관이 최한웅(崔漢雄)으로부터 구입한 것이며, 2008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이 외에 숭실대학교 기독교박물관 소장 목판 1점은 김양선이 수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동여지도』 목판은 정확하고 상세한 지리정보를 보급하기 위해 기획되고 제작되었다. 인쇄본 지도는 제작 시에 정확한 정보가 반영되기만 한다면, 필사본 지도와 달리 전사 과정에서의 오류를 원천적으로 없앨 수 있다. 김정호는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대동여지도』를 목판본으로 제작하였으며, 목판에 나타난 일부 오류를 지속적으로 수정함으로써 정확한 지리정보의 구축에 힘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