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화엄사(華嚴寺) 일원은 2009년에 명승으로 지정되었는데, 지리산 남서쪽에 위치한 구례군 마산면의 화엄사를 중심으로 한 계곡 일대에 해당된다. 지리산은 남한 내륙지역에서 최고의 높이를 가진 천왕봉(1915m)을 주봉으로 하고 있으며, 서쪽 끝의 노고단(1507m), 서쪽 중앙의 반야봉(1751m) 등 세 봉우리를 중심으로 동서 100여 리의 거대한 산악군을 형성하고 있다.
지리산은 백두산의 정기가 남으로 흘러 내려오다 다시 솟은 영산으로 자연경관이 뛰어나며, 천년고찰 화엄사와 조화되어 역사 · 문화적 가치가 큰 경승지이다. 화엄사는 지리산의 반야봉과 노고단 자락의 남쪽 해발 250m 지점의 산간 구릉지대에 자리잡고 있다. 화엄사는 구례십경 중에 하나를 구성하는 경승이다.
화엄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7교구 본사로서, 544년(성왕 22)에 인도에서 온 승려 연기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진다. 670년(문무왕 10)에 의상대사가 장육전(丈六殿)을 건립하고, 사방의 벽면에 화엄경을 새긴 석경으로 두르는 등 대 도량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신라 말기에 도선이 풍수도참설에 따라 대대적으로 중수하였고, 고려시대에 네 차례의 중수를 거쳤다. 화엄사는 가람 8원 81암 규모의 대사찰로 이른바 화엄의 불국세계를 구현하였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 전소된 바 있으며, 1630년(인조 8)에 벽암선사가 절을 다시 세우기 시작하여 7년만인 1636년(인조 14)에 완성되었다.
다른 절과는 달리 대웅전을 중심으로 가람을 배치하지 않고 각황전에 비로자나불을 주불로 모시고 공양하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왜군이 범종을 가져가려다 배가 전복되어 강에 빠졌다고 하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많은 유물들이 국가유산으로 지정되었는데, 국보로는 화엄사각황전앞석등(국보, 1962년 지정), 화엄사사사자삼층석탑(국보, 1962년 지정) 등 4점이 있고, 보물로는 화엄사동5층석탑(보물, 1963년 지정), 화엄사서5층석탑(보물, 1963년 지정), 화엄사대웅전(보물, 1963년 지정), 화엄사원통전앞사자탑(보물, 1963년 지정) 등 5점이 있으며, 천연기념물로는 화엄사의 올벚나무(천연기념물, 1962년 지정)가 있다. 도지정문화유산으로 화엄사보제루 등 2점이, 전라남도 문화유산자료로 남악사 등 2점이 있다. 화엄사보제루는 1974년 전라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고, 남악사는 1984년 전라남도 문화재자료(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