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펜젤러(Henry Gerhart Appenzeller, 1858∼1902)가 1885년에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근대 고등교육기관이었던 배재학당에서 이루어진 교육과정과 아펜젤러의 교육이념 그리고 우리나라 근대기에 이루어진 교육, 종교, 문화, 정치, 외교 등의 역동적인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 설립되었다.
배재학당역사박물관은 2008년 7월 24일 배재학당 동관에서 개관하였다. 배재학당 동관은 1914년 5월에 착공, 1916년 3월에 준공되어 현재까지 원래의 모습 그대로 지키고 있는 붉은색 벽돌 건물로서, 2001년 서울특별시 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지상 3층 지하 1층으로, 각층은 316.68㎡(95.79평)이고 3층은 다락층으로 연면적이 1,194.59㎡(361.33평)에 이른다. 이 건물은 아펜젤러 홀이라고 불리었을 정도로 우리나라 최초의 벽돌 교사였던 배재학당 당사(1887년 준공)가 소실된 이후 배재학당을 상징하는 실체이다.
개관 이후 전시, 특강, 체험활동, 연구집, 구술 채록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국 근대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배재학당역사박물관은 학예연구실, 체험교실, 상설전시관, 기획전시관, 특별전시관, 세미나실, 회의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체험교실에는 1930년대 배재학당 교실을 재현했다. 당시 사용되었던 돌로 된 석칠판(石漆板)을 비롯해 책상과 의자가 전시되고 있다. 120여 년 전 서당교육에서 벗어나 영어로 진행된 글로벌 교육과 세계사, 지리, 생리학, 화학, 음악, 미술, 체육 등 전인 교육, 토론을 통한 민주교육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엿볼 수 있다.
상설전시관 1에는 고종황제로부터 하사받은 ‘배재학당(培材學堂)’ 현판과 유길준의 친필서명이 담긴 『서유견문』, 『협성회회보』, 『독립신문』 등도 전시되어 있다. 또한 선교사들이 한국의 자연, 정치, 문화, 종교, 한국어 등에 대해 서술한 The Korean Repository도 볼 수 있다. 그리고 배재학당 출신으로 근대사에 큰 업적을 남긴 김소월의 진달래꽃 시집, 최초의 교지인 『배재 2호』에 실린 김소월의 「졉동」 등을 비롯한 여러 시와 번역작품, 주시경의 친필 이력서 그리고 이승만 등의 유품이 있다. 이밖에도 1900년대 학생들이 스스로 제작하고 사용했던 교과서, 최초의 교지인 『배재』, 1918년부터 이어진 졸업앨범, 학생 수첩 등 당시의 생생한 교육현장을 만나 볼 수 있다.
상설전시관 2에는 배재학당 설립자인 선교사 아펜젤러를 비롯한 노블 가족의 한국에서의 활동과 그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유품이 전시되고 있다. 1896년 이후의 한국 상황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아펜젤러 선교사의 친필일기, 당시 배재학당에서 사용되었던 타자기, 피아노, 거주허가증, 자동차면허증 등을 볼 수 있다. 또 당시 선교사들이 활동하면서 찍었던 다량의 사진을 통해 19세기 말 20세기 초 우리나라 사회상을 가늠할 수 있다.
기획전시장과 특별전시장에는 ‘한국 근대와 한국의 선교사’, ‘텬로력뎡’, ‘졸업앨범을 통해본 125년의 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역사적인 인물, 유물, 사건 등을 현재의 우리 삶과 연결시키고 있다. 회의실과 세미나실에서는 다양한 학술활동을 통해 한국 근대에 관한 다양한 생각들과 담론들이 모이고 소통되고 있다.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두고 사회에 유용한 인재를 길러내려는 아펜젤러의 교육이념은 종교, 정치, 문학, 음악, 체육 등에 걸쳐 폭넓은 전인적 교육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를 통해 김소월, 주시경, 이승만, 나도향, 강매 등이 배출될 수 있었다. 배재학당역사박물관으로 사용되고있는 배재학당 동관은 바로 이들의 생각이 다듬어지고 생활이 이루어진 교육 장소로서 근대기 우리나라를 이끌어 나갔던 인물들의 산실이었다. 동관은 과도하지 않은 절제된 장식과 전후좌우의 대칭적 구성을 통해 당당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