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경기도 안성시의 청원사 건칠아미타여래좌상 복장에서 수습된 전적류는 사경(寫經)으로, 『감지은니대방광불화엄경』주본(周本) 권12 · 40 · 41과 『감지은니대방광불화엄경』정원본(貞元本) 권16이 포함되어 있다.
『대방광불화엄경』은 화엄종의 근본경전으로, 부처가 성도한 깨달음의 내용을 보살들에게 설법한 경문이다. 이를 통해 대승불교의 수행 과정과 내용을 전하고 있다. 『화엄경』이라 약칭하며, 『법화경(法華經)』과 더불어 한국 불교사상을 확립하는데 큰 영향을 끼친 경전이다.
경기도 안성시 청원사 건칠아미타여래좌상 불상에서 수습된 복장품 중 전적류는 사경 4종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의 세부 내용은 아래와 같다. 먼저 실차난타가 한역한 80권본 『주본화엄경(周本華嚴經)』 중 권12 · 40 · 41의 3종은 1324년(충숙왕 11) 감지(紺紙)에 은니(銀泥)로 서사(書寫)한 고려시대 사경(寫經)이다. 매 장의 뒷면에는 ‘주경권제○○ ○복(周經卷第○○ ○卜)’을 기록하고 있어 『주본화엄경』임을 알 수 있다. 본문은 30행 17자로 배자되어 있고 1장은 5폭으로 절첩되어 있다. 권40의 권말에는 대사(大師) 연홍(演洪), 영휘(永暉)가 은(銀)을 시주하여 태정원년(泰定元年, 1324) 6월 9일에 사성을 마치고, 그 해 8월에 김생(金生)이 사성기(寫成記)를 기록한 사실이 나타나 있다.
그리고 반야가 한역한 40권본 『정원본화엄경(貞元本華嚴經)』 중 권16은 1324년(충숙왕 11) 감지에 은니로 서사한 고려시대 불교경전이다. 권16의 권말에는 1324년 12월에 김생이 사성기를 기록하고 이 경을 베낀 사람은 그의 제자 이환(而幻)임을 밝히고 있다.
『감지은니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41의 권수에는 신장상(神將像)이 있다. 일반적으로 신장상이 수록된 것은 국왕발원사경인데 반해 이 사경은 권수에 신장상이 수록된 유일한 개인발원사경이다.
정원본 권16은 정원본 권40을 완성한지 4개월 후인 1324년 12월에 완성된 사경으로, 수록된 사성기에는 서사자를 기록해 두고 있다. 사성기 앞부분에는 ‘제자비구 인형 이차경사(弟子比丘 仁詗 以此敬寫)’라 기록되어 있고 뒷부분에는 ‘제자도인 이환 인청경사(弟子道人 而幻 因請敬寫)’로 되어 있다. 권40의 사성기에는 ‘원인형 시종금일 종지보리(願仁詗 始從今日 終至菩提)’라 기록하고 있으나 권16에는 ‘인형(仁詗)’을 ‘제자(弟子)’라 표현하였다.
현재 1336년에 사성된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소장 『감지은니대방광불화엄경』 주본 24 · 53 · 56 · 60이 2008년 보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그 외에도 호림박물관 소장의 주본 권37(보물, 1984년 지정)과 주본5 · 6(보물, 1984년 지정) 등이 있다. 또한 정원본의 경우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권31은 1984년 국보 제215호, 호림박물관 소장 권34는 1984년 보물로 지정된 바 있다.
안성 청원사 건칠아미타여래불좌상 복장전적 가운데 『감지은니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12 · 40 · 41은 주본화엄경 80권 가운데 3권에 불과하나 권40 말미(末尾)에 사성한 시기가 기록되어 있어 사경의 조성시기와 조성자, 조성 연유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권41의 권수에는 신장상이 있어 개인발원경으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정원본 권16에 나타난 사성기를 통해 조성시기 및 조성자를 파악할 수 있어 고려시대 사성된 사경의 특징을 살펴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