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 또는 수성조라고도 한다. 본래 가사의 반주 방법을 일컫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가사 또는 시조를 피리나 대금, 또는 거문고 등으로 반주할 때 노래의 선율을 따라 연주하는 형태를 말한다. 최근에는 창극의 반주에서도 작곡된 선율이 아닌 즉흥적인 반주를 수성가락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러므로 정해진 선율 없이 노래의 선율을 따라가며 맞추어 반주하는 것을 모두 광의의 수성가락에 포함시킬 수 있다.
노래와 반주 악보가 전해지는 가곡과 달리 가사와 시조는 반주 악보가 없다. 시조는 반주 없이 장구 반주만으로 노래하거나 무릎 장단을 치며 노래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시조가 무대에서 공연되고 음반으로 녹음되면서 반주가 반드시 필요하게 되었으며, 악보가 없는 음악이므로 자연스럽게 즉흥적으로 반주를 붙이게 되었다. 『현금오음통론(1886년)』에는 노래의 가사에 따른 수성(隨聲)이 악보로 기록되어 있고, 『학포금보(1915년)』에도 「가곡 수성조(歌曲 隨聲調)」가 수록되어 있어 적어도 19세기 말엽에는 ‘수성’이라는 단어를 널리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수성가락은 노래의 선율을 따라가면서 비슷하게 연주하는 반주방법이다. 피리나 대금의 관악기들은 노래의 일부 선율을 따라한 후 지속하여 뻗어내는 경우가 많고, 거문고는 노래보다 조금 늦게 골격음을 연주해 주는 방식으로 반주한다.
수성이라고는 하지만 반주자가 노래를 모르면 제대로 반주하기 어렵다. 즉 수성가락을 잘 연주한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노래의 선율을 미리 예상하여 반주하는 모습이어야 한다. 따라서 근래에는 가사의 반주를 수성가락으로 능숙하게 해내는 이가 매우 드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