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에 묵서로 쓴 진본 『대방광불화엄경』권23의 권자본 사경이다. 간행 기록은 없지만, 23장의 종이를 이어 붙인 제작 기법이나 서체 등이 고려 사경의 기본 형식을 잘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12~13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 10월 30일에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두루마기 형태의 백지묵서 사경이며, 행자수는 1행 17자이다.
백지에 묵서로 60화엄 진본(晋本) 『대방광불화엄경』권제23 십명품(十明品)을 사경한 책이다. 사경(寫經)은 신라시대에 이루어진 『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白紙墨書大方廣佛華嚴經)』(국보, 1979년 지정)이 있고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도 지속적으로 많은 경전이 제작되었다.
이 책은 사경 말미에 흔히 남아 있는 발원문이나 간행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제작 연대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그러나 활달한 서체나 종이 23장을 이어붙인 제작 기법 및 지질로 볼 때, 고려 사경의 기본 형식을 충실하게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12~13세기에 제작된 것이라 생각된다. 특히 서체는 신라 화엄 사경과 고려 초조대장경의 서체와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현전하는 백지 묵서 사경 가운데에 제작 연대가 오래되고, 권자본의 백지 묵서 사경이 대단히 희소성을 지닌 점을 고려해 볼 때 불교사 연구 및 서지학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