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

해질녘/김관호
해질녘/김관호
회화
작품
김관호가 1916년에 제작한 유화.
이칭
이칭
석모(夕暮, 夕ぐ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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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김관호가 1916년에 제작한 유화.
개설

캔버스에 유채. 세로 127㎝, 가로 128㎝. 도쿄예술대학 소장.

1911년 한국인으로는 고희동에 이어 두 번째로 도쿄미술학교[東京美術學校] 서양화과에 입학한 김관호는 1916년 2월 최우등으로 졸업해 국내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이때 그는 여인의 뒷모습을 그린 누드 작품을 졸업 작품으로 제출하여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같은 해 10월 개최된 제10회 일본 문부성미술전람회(文部省美術展覧会)에 해질녘[夕ぐれ]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출품해 특선을 수상했다.

내용

이 작품은 평양이 고향인 김관호가 대동강 능라도 부근 물가에서 두 여인이 목욕하고 있던 장면을 떠올려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면의 2/3지점에 아스라이 멀어져가는 강의 수평선과 지평선을 두고, 상단에는 석양에 붉게 물들어가는 하늘과 하단에 대각선으로 넓게 굽이쳐 흐르는 강을 표현했다. 강물에 비친 석양에 물든 구름과 흐릿한 경계의 강가 풍경은 빛의 효과를 강조하는 인상주의적 화풍을 드러낸다. 서정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사실적으로 표현된 풍만한 두 여인의 누드가 화면을 지배한다. 작품의 배경이 된 공간과 인물은 실재하는 풍경이라기보다 이상화된 서정적인 풍경에 가깝다.

야외 풍경을 배경으로 한 여인의 누드는 프랑스 외광파(外光派) 화가들의 영향을 받은 일본인 화가들의 영향이 드러난다. 김관호가 도쿄미술학교 재학 당시 서양화를 지도했던 구로다 세이키[黒田清輝], 와다 에이사쿠[和田英作], 오카다 사부로스케[岡田三郎助] 등은 프랑스에서 유학하면서 라파엘 콜랭(Raphael Collin)으로부터 아카데믹한 화풍을 배웠는데, 이들은 여인의 누드상을 주로 그리면서 이상적인 미를 강조했다. 석양의 풍경은 와다 에이사쿠나 고바야시 만고[小林萬吾]의 작품들과 유사하며 강의 구도나 여인의 인체 표현은 퓌비 드 사뱐느(Puvis de Chavannes)의 작품을 연상시킨다.

의의와 평가

일본의 미술전람회에서 한국인으로는 최초의 입선이었기 때문에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춘원 이광수는 1916년 10월 28일자 『매일신보』에 「문부성미술전람회기(文部省美術展覽會記)」를 기고하고 그의 수상을 “조선인을 대표하여 조선인의 미술적 전체를 세계에 표하였다”고 찬사를 보냈다. 현존하는 한국인 화가가 그린 최초의 누드 작품으로, 한국 근대미술사에 있어 일본을 통한 초기 서양미술의 수용 양상을 보여주는 역사적 작품이다.

참고문헌

「한국 근대회와에서 누드」(김영나, 『20세기의 한국미술』, 예경, 2008)
「김관호의 ‘해질녁’ 연구」(김희대, 『한국미술의 자생성』, 한길아트,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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