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는 초기부터 성서의 권위와 체험적인 신앙을 강조하는 복음주의를 주장했고, 해방 이후에는 반공을 외치며 자유 대한민국을 건설하는데 기여하였다. 하지만 한국의 대표적인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이런 전통적인 한국 교회의 입장과 거리를 갖게 되자 1989년 한경직 목사를 대표로 하는 기독교 지도자들이 모여서 복음주의적인 입장에서 정부와 사회에 한국 기독교를 대변하고, 한국 교회의 연합과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고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를 만들었다.
1988년 2월 진보적인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한국 교회의 반공적 입장을 비판하자, 여기에 반발한 기독교 지도자들이 1989년 한기총을 만들어서 대다수의 한국 교회를 대변하는 보수·복음주의적인 연합운동을 시작하였다. 당시 한기총이 출범과 함께 힘쓴 것은 봉사활동이었는데, “쌀 나누기 운동”을 통하여 국내의 어려운 이웃, 굶주린 북한 동포, 그리고 제3세계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이를 전달하였다.
한기총은 한국 기독교의 연합기관으로서 이단으로부터 기독교를 보호하는 것을 매우 중요한 사명으로 생각하였다. 특히 통일교가 한국 종교의 주류에 등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노력하였으며, 새로운 교파가 등장할 때 정통성 여부를 심사하였다.
한기총은 한국 사회의 전통윤리 수호를 주장하였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활동으로 간통죄 폐지 반대, 낙태 인정 반대, 순결 서약 강조, 동성애 반대와 같은 전통적인 가치를 지키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하였다.
또한 한국 교회를 대표해서 정부에 기독교의 의견을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하였다. 이와 관련해서 도시 재개발 지역에서의 개척교회 권익 보호, 무속신앙 조장 반대, 단군상 건립 반대, 사립학교의 자율성 보장, 역사 교과서의 공정한 기독교 서술 문제 등을 요구하였으며, 특히 정부와 협력하여 기독교 소망교도소를 만들어 민간주도의 교정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그 외에도 북한 선교를 진행하기 위해 북한 교회 재건운동, 탈북자 돕기, 북한 인권문제 등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며, 북한 선교와 인도적인 북한 지원에 힘쓰고 있다.
한기총이 한국 사회에 중요하게 부각된 배경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북한 문제 때문이었다. 한기총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중심으로 하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한편, 북한의 핵보유와 독재체제를 강력하게 비판하여 한국 사회의 보수세력의 중요한 한 축을 이루고 있다.
한국 기독교의 교단, 단체, 그리고 원로들이 모인 연합기관으로서 2009년 현재 66개 교단과 21개 단체가 가입되어 있었지만, 그 후 대표회장 선거를 둘러싼 갈등 때문에 많은 회원들이 한기총을 탈퇴하여 한국교회연합이라는 새로운 단체를 조직했다. 한기총은 한국 기독교의 주된 흐름인 보수, 복음주의를 대표하여 한국 사회의 기독교를 대변해 왔지만 한기총 내부에서 세계교회협의회(WCC) 한국대회 개최문제와 대표회장 부정선거로 인한 갈등으로 많이 약화되었다. 하지만 최근 한기총과 한국교회연합이 한국교회 전체를 위하여 다시 연합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으며, 온건한 중도층의 흡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