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음력 1월 16일 세종특별자치시 연서면의 용바위 일대에서 전승되던 의식이자 놀이로서, 수신제(水神祭)와 목신제(木神祭)를 통해서 마을의 안녕을 빌고, 강줄을 당기는 일종의 유감주술행위를 통해 풍년을 기원하는 놀이이다.
‘용암(龍岩)’은 ‘용암리(龍岩里)’를 뜻하고, ‘강’은 ‘줄’, 또는 ‘강줄’과 같은 뜻이다. 용암이란 지명은 금당산 내에 용이 사는 설산(雪山)에 용바위가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1914년 일제의 행정구역 통폐합과정에서 몇 개의 마을이 합해져서 용암리가 되어 연기군 서면에 속하게 되었고, 2012년 세종특별자치시 연서면 용암리로 바뀌어 현재에 이른다.
일설에 의하면, 이 놀이는 임진왜란 이후에 피폐해진 상황에서 농작물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용암 인근의 마을이 한데 모여 강다리놀이를 시작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의 『조선의 향토오락』에는 충청남도 연기지방의 놀이 가운데 줄다리기가 있는데, 이는 정월에 거행하며 일반인들이 모두 참석했다고 한다.
놀이는 우물에 드리는 ‘수신제’와 서낭목에 기원하는 ‘목신제’, 그리고 ‘강다리기’ 행사로 구분된다. ‘수신제’는 마을의 공동 우물에 가서 물이 마르지 않고 깨끗하기를 수신에게 비는 고사를 말한다. 또한 ‘목신제’는 수신제 후에 지내는데, 마을의 서낭목 앞에 가서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비는 것이다. 이는 제관이 절하고 축문을 읽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강다리기’는 강줄을 준비하는 과정과 강줄을 다리는 과정, 그리고 마무리 과정으로 나뉜다. 강줄을 준비하는 과정은 집집마다 짚단을 세 단씩 걷어 모아 마을사람들이 모여 동아줄을 꼬았다고 하며, 이를 암줄과 수줄로 통나무 몸통에 여러 줄로 감고 늘어뜨려 부인네들 편과 남정네 편을 갈라 강다리기를 펼친다. 결혼하지 않은 남자는 여자 편이었다고 하는데, 이때 여성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고 해서 항상 승리는 부인네 편이 된다.
2016년 세종호수공원에서 열린 ‘용암강다리기’ 행사에서는 남성이 여성을 이기는 것에 대비해 할머니들이 회초리를 들고 다니면서 남성의 손등을 때렸다고도 한다. 마무리하는 과정에서는 마을사람들이 모두 함께 잔치를 즐기면서 대동의 춤판을 벌인다.
용암강다리놀이는 의식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행사 10일 전부터 마을 사랑방에 모여 생기복덕을 가려서 제관을 뽑거나 축관, 또는 공양주를 선출한다. 뽑힌 이들은 산신제와 마찬가지로 금기를 지켰으므로, 황토를 뿌리거나 대문에 금줄을 쳤고 부정을 삼가고 매일 목욕재계를 통해 신성함을 유지하려고 했다. 또한 풍물패를 앞세워 지신밟기를 통해 추렴을 했고, 이를 놀이의 주요 경비로 지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