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한 구슬 설화 (한 구슬 )

구비문학
작품
신묘한 구슬을 얻은 인물이 고난이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능력을 차지하게 된다는 이야기.
목차
정의
신묘한 구슬을 얻은 인물이 고난이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능력을 차지하게 된다는 이야기.
내용

신묘한 구슬인 주보(呪寶)를 얻어서 적대자를 물리치거나 특정한 능력을 얻기도 하고, 잘살게 되었다고 하는 민담적 성격이 강한 설화이다. 신이담에 속하며 신묘한 구슬을 얻어서 잘살게 되었다고 하는 점에서 구슬이 핵심 모티프로 작용한다. 신묘한 구슬은 여의주, 화수분, 구멍 뚫린 구슬, 세 개의 구슬, 야광주, 감투, 등거리, 맷돌, 절구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여러 가지 유형이 복합되어 다양한 변이 유형이 있다.

구슬을 중심으로 하는 주보 이야기는 다음과 같은 유형으로 정리된다. 〈꿩과 이시미〉 유형, 〈여우구슬〉 유형, 〈잉어의 보은〉 유형, 〈구슬이 변한 여자〉 유형, 〈여성의 소문에 있는 여의주 구슬을 얻어 승천하는 이무기〉 유형 등이다. 이 유형들은 서로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신묘한 구슬이나 신이한 면모를 과시하는 물건을 중심으로 특정한 관계를 엮어 내고 갈등과 해결을 이룬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유형들이다.

〈꿩과 이시미〉 유형은 민담과 본풀이로 전승되는 것으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떤 사람이 구렁이가 먹으려고 하던 꿩을 가로채서 먹었다. 후에 사내아이를 낳았고, 아이가 커서 장가를 가게 되었다. 그런데 구렁이가 갑자기 나타나서 신랑을 잡아먹으려고 하였다. 신부가 지혜를 발휘해서 혼인을 마치고 잡아먹으라고 하자, 구렁이가 이에 동조한다. 구렁이에게 신부가 살 방도를 마련해 달라고 하자, 구렁이는 네모난 화수분 또는 구슬을 주고서 무슨 소원이든 들어주는 구슬이라고 한다. 신부가 구슬에게 구렁이가 죽게 해 달라고 하자 구렁이는 죽었으며, 이후 부부는 잘살았다고 하는 내용이다. 이 이야기는 구렁이와 꿩, 구렁이와 사람, 구슬과 동물 등을 보여 주는 중요한 유형이다. 〈산천굿〉이라고 하는 본풀이에서도 거의 같은 내용이 전승되고 있다.

〈여우구슬〉 유형은 서당에 다니는 학동이 숲에서 만난 여인과 입으로 구슬을 주고받는 행위를 한다. 훈장이 아이의 얼굴이 파리한 것을 보고 이유를 묻자 학동은 사실대로 말한다. 그러자 훈장이 여인이 건넨 구슬을 돌려주지 말고 입에 물고 하늘과 땅을 차례대로 보고 나서 그것을 삼키라고 이른다. 학동이 구슬을 물고 그대로 엎어지는 바람에 땅만 보게 되었다. 그 때문에 학동은 지리에는 밝게 되었지만 하늘의 천문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는 이야기이다. 즉 이 인물은 구슬을 삼켰지만 제한적인 능력을 지녔다고 하는 것이다. 이 설화는 이황(李滉), 도선(道詵), 송시열(宋時烈), 박상의(朴象義)와 같은 인물에 관한 전설로 전승되기도 한다. 이 설화는 이황(李滉), 도선(道詵), 송시열(宋時烈), 박상의(朴象義)와 같은 인물에 관한 전설로 전승되기도 한다. 또한 고전소설 〈전우치전〉의 기원 설화로 제시되기도 하는데, 여인은 곧 여우가 둔갑한 존재였던 것이다.

〈잉어의 보은〉 유형은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가 잉어를 사서 살려주고 다시 길을 가다가 버려진 개와 고양이를 사와서 기르게 된다. 잉어를 놓아 준 사람에게 잉어가 나타나서 신이한 구슬을 주자, 그것으로 그 사람은 부자가 되었다. 강 건너 이웃 마을의 사람이 와서 이 구슬을 훔쳐 가서 부자였던 사람이 다시 가난하게 된다. 이 사실을 안 개와 고양이가 그 집에 가서 구슬을 훔쳐서 가지고 오다가 서로 다투는 바람에 물고 있던 구슬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 사람이 물고기를 잡았는데 물고기의 뱃속에서 잃어버린 구슬을 찾아서 다시금 부자가 되었다. 이 유형의 이야기에서는 개와 고양이의 다툼이 개입되어 이야기가 복합해지고 있으며, 쥐와 고양이의 이야기까지 겹쳐진다면 더욱 복잡한 이야기로 변형될 가능성을 지닌다. 이 유형은 바다에서 벌어진 용들의 싸움이나 용과 여우의 싸움에 개입하여 신비한 주보를 얻고 아내를 얻는 이야기 유형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추정된다. 대표적인 예로 〈거타지(居陁知)〉 〈작제건(作帝建)〉 〈군웅본풀이〉 등을 들 수 있다.

〈구슬이 변한 여자〉 유형은 단순하지 않다. 구슬이 여성으로 화하여 총각과 그 색시와 함께 살았다. 색시가 구슬색시를 데려가자 원한을 지니고 죽게 된 총각이 새가 되어서 색시와 재회하였으나 결국 죽어서 비단으로 묻어 주었다고 하는 내용이다. 이것은 이른바 〈우렁색시〉형의 설화가 변형된 이야기로 이해된다.

〈여성의 소문에 있는 여의주 구슬을 얻어 승천하는 이무기〉 유형은 승천하지 못한 이무기가 여성의 소문에 있는 구슬을 얻어 준 사람에게 대가로 논 등의 값진 선물을 하고 승천하였다는 이야기이다. 이 유형의 이야기를 신묘한 구슬을 모티프로 한 이야기로 독립시키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약간 의문이 있다. 하지만 구슬이 특정한 마법의 요소로 작용하여 현실의 문제를 타개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의의와 평가

신묘한 구슬을 핵심 모티프로 하는 이야기는 주보의 유형을 중심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현실의 고난을 타개하고 특정한 동물의 어려움을 구해 주어서 이로부터 도움을 받는 도구가 신묘한 구슬인 것이다. 현실의 제한성을 넘어서 여러 인물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고 신이한 존재가 인간의 도움을 받는 이야기 구조의 중심에 바로 구슬이 있다.

참고문헌

『옛날이야기꾸러미』 2(최인학·엄용희, 집문당, 2003)
「신묘한 구슬 설화 유형의 구조와 의미」(최원오, 『구비문학연구』 1, 한국구비문학회, 1994)
「민담 구조의 미학적·사회적 의미에 관한 일고찰」(조동일, 『한국민속학』 3, 민속학회, 1970)
집필자
김헌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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