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초록 ()

고전시가
문헌
저자 미상의 고시조 137수와 가사 4편을 수록한 가집.
정의
저자 미상의 고시조 137수와 가사 4편을 수록한 가집.
서지적 사항

이 책은 세로 11cm, 가로 8.5cm의 두꺼운 갑을 만들고, 그 속에 세로 10.8cm, 가로 7.6cm의 한지에다 국한문 혼용으로 시조와 가사를 필사한 작품집이다. 따라서 가집(歌集)으로는 독특한 소형(小形) 절첩(折帖) 수진본(袖珍本)이다.

이 책에는 고시조(古時調) 137수(首)와 가사(歌詞) 4편(篇)이 수록되어 있고, 고시조 가운데 평시조는 120수, 사설시조는 17수가 실려 있다. 평시조의 경우 한 쪽에 한 수씩 각 장(章)을 구분하여 두 줄로 나란히 쓰고, 종장의 두 번째 구(句)는 한 글자 아래로 내려 썼으며, 마지막 3자는 생략한 것이 특징이다. 시조 작품의 곡조명은 “엇락(旕樂), 펼락, 편삭엽(編數葉), 사설(辭說)” 등에 불과하고, 작자는 전혀 기재하지 않았다.

가사 작품은 〈유산가〉(遊山歌), 〈사친가〉(思親歌) 일부, 〈상사곡〉(相思曲), 〈만고강산〉(萬古江山) 등 4편으로 조선 후기에 널리 전승되던 잡가류(雜歌類) 노래들이다.

내용

이 가집에 수록된 시조 작품은, 남녀 간의 애정(愛情, 33수)과 이별(離別, 10수), 한가로운 가운데 즐기는 한정(閑情, 27수)과 유흥(遊興, 22수)·취흥(醉興, 19수) 등을 다룬 내용이 모두 111수로, 수록 작품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사도 마찬가지로 네 편 모두 유흥을 주제로 한 작품만을 수록했다. 특히 달거리 노래인 〈사친가〉에서는 “踏靑節(답청절, 3월), 觀燈節(관등절, 4월), 츄쳔졀(추천절, 5월)”만 제시되어 있을 뿐, 각 절기의 마지막에 반복되는 “슬푸도다 우리 父母(부모) 踏靑節(답청절)을 모르시나”(『樂府』(악부, 고려대학교도서관소장본))도 ‘부모’를 생략하고 공란으로 남겨두었다. 이것은 절기(節氣)에 따른 명절과 관련하여 부모님을 생각하고, 잘 섬겨야 한다는 〈사친가〉 본래의 의미보다는 유흥적 취향을 반영한 편찬자의 태도를 잘 보여준다.

따라서 이 가집은 풍류적인 연향(宴饗)과 관계 깊은 전문 가객(歌客)이나 기생(妓生), 또는 그와 관련이 있는 호사가(好事家)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전승(傳承)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의의와 평가

『방초록』은 시조 작품을 중심으로 편찬한 가집으로, 19세기 후반에 집성된 『가곡원류(歌曲源流)』 계열 가집, 『대동풍아(大東風雅)』, 『악부(樂府)』등 시조집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시조창(時調唱)에 소양이 깊은 전문가에 의해 편찬되었을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다른 가집에는 없고 이 가집에만 등장하는 새로운 시조 작품 21수가 있어 조선 후기 시조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그 중 한 작품을 예로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草堂(초당)의 곤이 든 잠 風雪(풍설)의 놀ᄂᆡ ᄭᆡ니

門前(문전)의 들이난 소ᄅᆡ 긴가 ᄒᆡᆼ여 바ᄅᆡᄯᅥᆫ이

보이난 임는 안이 오고 空山(공산)의 風雪(풍설)만”(『방초록』 116)

이 작품에는 추운 겨울 사랑하는 임을 기다리는 시적 화자의 간절한 마음이 잘 내포되어 있다.

한편, 지금까지 어느 한 가집에 유일하게 전해지던 작품이 수록되어 있어 이본(異本)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南山(남산)는 千年山(천년산)이요 漢江水(한강수)는 萬年水(만년수)라/ 北岳(북악)는 億萬峰(억만봉)이요 우리 錦主(금주) 萬萬歲(만만세)라/ 우리도 聖主(성주)을 모셔덧면 太平同樂(태평동락).”(『방초록』 68) 이 작품은 『時調』(시조)에서는 순한글로만 기재되어 전하는데, 『방초록』에서는 한자를 혼용하고 있어 의미 파악을 용이하게 해준다. 이와 같은 작품 9수가 『방초록』에 수록되어 있어 시조집 편찬(編纂) 계열이나 이본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참고문헌

『방초록(芳草錄)』
『주석 해아수 방초록』(진동혁·오종각 주석, 대진출판사, 1994)
『한국시조대사전』(박을수 편저, 아세아문화사, 1992)
「새로 발굴된 시조집 방초록에 대하여」(진동혁, 『모산학보』 제3집, 1992)
집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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