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근 ()

불교
개념
인간의 다섯 종류의 감각기관인 오색근 또는 번뇌를 끊고 성도로 들어가는 데 뛰어난 능력을 지닌 오무루근을 의미하는 불교교리.
정의
인간의 다섯 종류의 감각기관인 오색근 또는 번뇌를 끊고 성도로 들어가는 데 뛰어난 능력을 지닌 오무루근을 의미하는 불교교리.
개설

오근(五根)에서 근(根, indriya)이란 ‘인드라 신에 상응하는 힘’을 뜻한다. 인드라 신은 인도의 신화에 등장하는 천신이다. 그러므로 근은 인간의 신체 중에서 가장 밝게 빛나며 두드러지게 뛰어난 힘을 가리킨다.

내용

불교에서 오근(pañcendriya)은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의 식(識)이 발생하게 되는 근거로서의 오근이니, 즉 안근(眼根, cakṣurindriya)·이근(耳根, śrotrendriya)·비근(鼻根, ghrāṇendriya)·설근(舌根, jihvendriya)·신근(身根, kāyendriya)을 말한다." 『아비달마구사론(阿毘達磨俱舍論)』에 따르면, 이들 오근은 네 가지 측면에서 뛰어난 힘을 지닌다. 첫째는 몸을 꾸며주고, 둘째는 몸을 이끌어주고, 셋째는 식(識)을 생기게 하고, 넷째는 다른 기관과 공유하지 않는 특별한 기능을 가졌다는 점이다. 안근과 이근을 예로 들면, 첫째는 눈과 귀가 있어야 몸이 제 모습을 갖추게 된다는 것이고, 둘째는 눈과 귀로 보고 들어야 험난한 곳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고, 셋째는 눈과 귀를 통해 안식(眼識)과 이식(耳識)이 성립한다는 것이고, 넷째는 눈은 보고 귀는 듣는 것처럼 눈과 귀가 각각 특별한 기능을 가진다는 것이다. 비근·설근·신근 역시 향과 맛과 촉감을 대상으로 취하여 각각 비식(鼻識)·설식(舌識)·신식(身識)을 성립시키는 뛰어난 힘을 지니고 있다.

불교의 한 부파인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에서는 근을 물질로 이루어진 부진근(扶塵根)과 미묘한 능력을 지닌 승의근(勝義根)으로 구분하였다. 이에 따르면, 안근은 단지 눈동자와 같은 물질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안식(眼識)을 발생시킬 수 있는 미묘한 작용을 가리키는데, 이는 광명이 차단됨이 없는 맑고 투명한 색(色)으로 만들어진다.

두번째로 오근은 오무루근(五無漏根)을 지칭한다. 무루근이란 번뇌를 제거하고 깨달음으로 향하게 하는 뛰어난 작용이라는 의미로, 신근(信根, śraddhendriya), 진근(進根, vīya-indriya), 념근(念根, smṛtīndriya), 정근(定根, samādhīndriya), 혜근(慧根, 梵 prajñendriya)으로 구성된다. 신근은 불·법·승의 삼보(三寶)와 사성제(四聖諦) 등의 도리를 믿는 것이다. 정진근은 근근(勤根)이라고도 하며, 용맹한 마음으로 선한 법을 닦는 것이다. 염근은 바른 가르침을 항상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다. 정근은 마음을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여 산란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혜근은 선정으로 생겨난 지혜를 통해 진리를 있는 그대로 깨닫는 것이다. 이들 다섯 가지는 모든 선한 법을 발생시키는 데 있어 뛰어난 힘을 가지므로 오근이라고 칭한다. 이는 또한 삼십칠조도품(三十七助道品: 열반에 들기위해 실천해야할 37개 항목) 가운데 하나에 속한다.

의의와 평가

오근은 오색근과 오무루근이라는 두 종류의 함의가 있다. 이들은 모두 불교학의 기본 개념이므로, 원측의 『인왕경소(仁王經疏)』, 『해심밀경소(解深密經疏)』, 원효의 『금강삼매경론(金剛三昧經論)』, 『기신론소(起信論疏)』 등과 같은 신라 시대의 경론 주석서에서 자주 언급된다. 가령 원효의 『기신론소』에서는 여래의 색신(色身), 곧 여래의 물질적인 몸이 갖춘 특징을 드러내기 위해 오근의 호용(互用)을 언급하기도 하고, 『금강삼매경론』에서는 『금강삼매경』의 종요(宗要)를 드러냄에 있어 오무루근을 통해 오력(五力)을 발생시키는 것을 하나의 정의로 설명하기도 하였다.

참고문헌

『아비달마구사론(阿毘達磨俱舍論)』
『아비달마불교』(권오민, 민족사,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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