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211쪽, 19㎝, 1931년 조선어연구회 발행.
박승빈은 보성전문학교 재임 당시 ‘조선 어학’을 강의하였는데, 당시의 강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 1931년의 『조선어학강의요지(朝鮮語學講義要旨)』이고, 이를 보완하고 확대한 것이 1935년에 간행한 『조선어학(朝鮮語學)』이다.
『조선어학강의요지』는 총 3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편은 서론, 제2편은 음리와 기사법(音理及記寫法), 제3편 문법(文法)이다. 제1편 서론에서는 주로 언어 이론과 음성학에 대하여 기술하였는데, 「언어와 문자」, 「학리(學理)와 기사법의 처리」, 「문법정리와 언어와의 위이(偉異)」, 「조선어 문전과 성음원리(聲音原理)」, 「신기사방법의 사용」 등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2편 음리와 기사법은 음의 원리와 표기법 등이 주요 내용으로, 맞춤법 통일안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일반적 음리」, 「조선어의 음자(音字)」, 「조선어의 음리와 기사」 등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3편 문법에서는 총론, 단어, 문(文) 3장으로 나누어 품사와 문장에 관하여 기술하였다.
『조선어학강의요지』에서는 품사를 명사, 대명사, 존재사, 지정사, 형용사, 동사, 조용사(助用詞), 조사, 관형사, 부사, 접속사, 감탄사의 12품사로 나누었으며 명사와 대명사를 체언으로, 존재사, 지정사, 형용사, 동사를 용언으로 구분하였다. 이 분류는 의미구조나 문법적 기능면에서 철저하게 분석적 체계를 취하고 있는 점이 특색이다.
또한 어말어미는 모두 용언 조사로 따로 분리해 내고, 용언의 태를 표시하는 것과 존경을 표시하는 것과 시상을 표시하는 것들 세 가지만을 조용사로 설정하였다. ‘조사’는 체언에 붙는 ‘체언조사’와 용언에 붙는 ‘용언조사’로 나누었는데, 이때 ‘용언조사’는 현재의 용어로는 어말어미에 해당한다.
또한 어간과 어미에 대해 “한 용언의 끝 음절을 어미이라고 니ㅅ름 어미보담 우에 잇는 음 전부를 어간이라고 니ㅅ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예컨대 영어의 ‘wait’, 일본어의 ‘マツ’와 같은 용언의 ‘완성된 원형(기본형)’이 조선어에서는 ‘기다리’와 같은 형태이고 이것의 끝에 있는 ‘리’가 어미, 그 앞에 있는 ‘기다’가 어간이라는 것이다. 용언의 활용에 대해서 원단과 약단을 설정하여 전혀 새로운 이론을 전개시켰는데, 이 ‘기본형’에 ‘용언조사’가 붙는 과정에서 어미가 변화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바로 이 변화를 활용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용언에 ‘존재사, 지정사, 형용사, 동사’를 두고 있는데, ‘있다, 없다’로 이루어진 존재사는 ‘현재 시재’에서는 형용사와 같이 ‘-다’가, ‘수식적 사용’에서는 동사처럼 ‘-는’이 온다는 데서 동사로도 형용사로도 분류할 수 없다고 보았다. 또, 지정사 ‘이-’에 관해서는 ‘문전적 활용의 일체 관계가 다른 용언과 추호도 틀림이 없다’면서 이전 문법가들이 ‘이다, 이오’ 등을 ‘조사, 조동사, 조용사’와 같은 명칭으로 처리했던 것을 비판하였다.
문장의 성분 분류를 문법적 기능에 따라 주어·서술어·목적어·보어·문주(文主)·수식어 등 6종으로 나누었는데, 문주의 설정이 특이하다.
『조선어학강의요지』는 ‘일반적 음리’에서 그때까지도 명확히 구분 짓지 못하고 있던 음성과 음운의 개념을 뚜렷이 규정지었다는 면에서 국어음운론에 대한 개척적인 공이 크다. 그러나 우리나라 문법 체계보다도 외국 문법에 의한 자신만의 독창적 이론을 많이 펴고 있고, 어미 활용에 원단과 변종단을 설정함으로써 오히려 혼란을 일으키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