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조선 초기 국왕의 성수(聖壽)를 축원하는 기복도량인 갑사에 달 목적으로 만든 것이다. 전체적인 형태는 종의 어깨 부분부터 중간 부분까지 완만한 곡선을 이루고, 중간 부분에서 하단까지는 직선으로 되어 있다.
정상에는 음통(音筒)이 없이 두 마리의 용으로 고리를 만든 다음, 종의 어깨 부분에 삼각형에 가까운 입상(立狀)의 물결 모양 무늬를 돌렸다. 상대(上帶)에는 어깨 부분 밑에 하대와 비슷한 태조(太彫) 한 줄이 구획되고 원권(圓卷)내에 겉면보다 약간 도드라지게 표현된 범자(梵字) 31자가 일렬로 배치되었다.
상대 바로 밑에 있는 4개의 유곽(乳廓) 내부에는 각각 9개의 유두(乳頭)가 3열로 배열되어 있다. 종신에는 4개의 당좌(撞座)와 그 당좌 사이에 석장(錫杖 : 중이 짚는 지팡이)을 쥐고 구름 위에 서 있는 지장보살상(地藏菩薩像)이 겉면보다 도드라지게 표현되었다. 종의 하단에서 떨어진 위쪽에 태조 두 줄을 돌려 마련한 하대에는 보상화문(寶相華文)이 역시 도드라지게 표현되었으며, 하단에는 태조 한 줄을 돌렸다.
유곽과 승상(僧像) 사이의 한 곳에 양주종대(陽鑄縱帶)를 마련하고, 그 위에 사분(四分)으로 양각한 명문(銘文)은 이 종의 주조 내력과 연대, 소요된 쇠의 근량을 밝히고, 당시 주조에 쓰였던 물품의 시주자를 적어놓았다.
이 종은 기본형태와 양식에서 신라종·고려종을 계승하고 있으며, 조선시대 전반기 동종의 양식을 볼 수 있는 대표적 작품의 하나이다. 현재도 조석(朝夕) 예불에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종신이나 용뉴(龍鈕)에 아무런 손상이 없는 완전한 형태이며 보존도 잘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