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충청남북도·강원도 지역 등에 분포되어 있으며, 광주(廣州)와 예산지방에서는 음력 정월대보름에도 행한다. 마을사람들 모두가 참여하여 함께 즐기며, 각 가정의 복을 빌어주는 놀이이다.
먼저 마을 청년들이 모여 옥수숫대를 벗겨 거북의 모양을 만든다. 그 속에 앞에 한 사람, 뒤에 한 사람씩 두 사람이 들어가서 마치 거북처럼 돌아다닐 수 있게 한다. 이 거북 앞에는 거북을 몰고 다니는 거북몰이가 거북의 목에 줄을 매어 끌고 가고, 그 뒤에는 농악대가 꽹과리·북·소고·징·장구 등 풍물을 요란스럽게 치면서 동네를 한 바퀴 먼저 도는데, 이것을 길놀이라고 한다.
길놀이가 끝나면 동네에서 비교적 부유한 집을 찾아간다. 찾아간 집 대문 앞에서 농악대 일동이 풍물을 울리면서 문안을 드리며 수문장굿을 친다. 대문간에 나온 집주인에게 거북몰이가 “이 거북이가 동해 바다를 건너 여기까지 왔습니다.”라고 하면 집주인은 “여기까지 오시느라고 수고가 많았습니다. 어서 들어오십시오.”라고 한다. 그러면 거북몰이가 앞장서고 일행이 뒤따라 들어간다.
그런 다음 그집 마당에서 우물굿(용왕굿)·마당굿을 쳐주고 한바탕 춤을 추면서 논다. 이때 일행 중에 상쇠가,
거북아 거북아 놀아라
만석 거북아 놀아라
천석 거북아 놀아라
이 집에 사는 사람
무병장수 하사이다
이 마을에 사는 사람
무병장수 하사이다. (천안 지방)
라고 축원을 하는데, 한 구절이 끝날 때마다 꽹과리를 친다.
그렇게 한바탕 놀다가 거북이가 땅바닥에 엎드려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면 거북몰이가 “쉬―” 하고 손을 저어 춤과 음악을 중단시키고 집주인을 향하여, “이 거북이가 동해바다를 건너 여기까지 오느라고 힘이 지쳐 누웠으니 먹을 것을 좀 주십시오.” 한다. 잠시 후에 주인집에서는 떡·과일·술·밥·반찬 등 음식을 푸짐하게 차려서 내어놓는다.
음식을 먹은 뒤, 거북몰이가 “거북아 먹이도 나왔으니 인사나 하고 가자.”하면, 거북이가 집주인을 향하여 넙죽 절을 한다. 그런 다음 부엌과 대청에 가서도 각각 조왕굿과 성주굿을 쳐주고는 한바탕 마당에서 뛰어놀다가 다른 집으로 간다.
이 놀이는 지방에 따라 풍물굿의 순서나 사설에 있어 약간의 차이가 있다. 그리고 거북을 만드는 재료도 옥수숫대나 수숫대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왕골·덩굴·대나무·볏짚 따위를 가지고 만들기도 한다. 거북은 바다동물 가운데서 가장 오래 살고 또 병이 없는 동물로 알려져 있어, 십장생(十長生)의 하나이다.
이 놀이는 거북처럼 마을사람들의 무병장수를 빌고 또 마을의 잡귀를 쫓기 위해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거북이 다녀간 집은 재앙이 달아나고 복이 온다고 하여 다투어 거북을 맞이하여 가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