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루·떡·술·돼지머리·북어·과일 등을 차린다. 시루떡으로는 붉은 팥시루떡과 백설기를 찐다. 붉은 팥시루떡을 찌는 이유는 붉은 색이 화를 피하게 하고 악귀를 쫓을 수 있다고 생각하였던 고대신앙에서 비롯된 것이다.
백설기는 흰색 추구의 신성관(神聖觀)을 의미한다. 성주신·터주신·조왕신·수문신 등에게는 각각 팥시루떡을 시루째 놓고 지내므로 고사일에는 여러 시루를 찐다. 그 중에 성주신에게 가장 큰 시루가 놓인다.
삼신에게도 백설기의 시루가 따로 드려진다. 백설기시루는 적은 것으로 한다. 술은 막걸리가 쓰인다. 큰 사발에 담는다. 돼지머리 삶은 것과 북어를 놓는다. 이것은 희생을 의미하는 제물이다. 과일은 그 계절에 나는 과일을 쓴다.
서울지역 사대부가의 고사상차림을 보면, 성주신에게는 큰 시루에 찐 팥시루떡을 시루째로 대청 대들보 아래에 소반에 받쳐 놓는다. 큰 사발에 정화수를 담아 시루떡 위에 얹고, 그 위에 북어 세 마리를 얹는다.
삼신에게는 안방 다락 위의 한 쪽으로 작은 시루에 찐 백설기시루를 놓는다. 터주신은 장독대에 중간 시루에 찐 팥시루떡 시루 위에 막걸리 사발과 돼지머리 삶은 것을 놓는다.
조왕신은 부뚜막의 한 단 높은 곳에 팥시루떡을 시루째로 놓고 북어와 정화수를 놓는다. 수문신은 대문과 중문 사이 공간에 중간 크기보다 약간 작은 팥시루떡을 시루째로 놓고 막걸리와 북어를 놓는다.
함경남도 안변지방에서는 안택고사 때에는 먼저 대문 밖에 황토를 뿌리고 문에는 솔가지를 걸어서 부정을 막은 다음에 대청마루 중앙에 신단을 차린다. 그리고 제물로는 팥시루떡·흰밥·고기적·생선적·과일·술을 차려 복술(卜術)에게 제를 지내게 한다.
출어에 앞서서 배 안에서 지내는 고사로서 비교적 간소한 차림으로 한다. 떡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가 있다. 동해안지역에서는 어촌의 각 집에서 쌀을 거두어 흰 가래떡을 만들어 큰 양푼에다 용의 모양으로 서리어 담는다. 이것을 용떡이라 한다. 지름 5∼7㎝의 굵기로 만든다.
이것을 술·나물·적·과일과 함께 차려 놓고 지낸다. 또는 밥을 네 그릇에 담아 각기 숟가락을 꽂아 놓고, 술·과일·편 등과 함께 차린다. 어떤 경우는 팥시루떡·과일과 밥 한 그릇의 간소한 차림이 있다. 때로는 보시기에 쌀과 물을 담아 지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