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열엿세날은 귀신날이라고 하여 바깥출입을 삼가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이날 일을 하거나 남의 집에 가면 귀신이 붙어와 몸이 아프게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귀신날에는 논두렁 밭두렁에 불을 놓거나 널뛰기·윷놀이 등의 놀이를 하여 귀신을 쫓아낸다. 특히 이날 부녀자들이 널을 뛰고 또 윷을 던져 노는 것은 귀신대가리를 때려부수기 위한 것이라 한다. 불을 놓아 귀신을 소멸시키거나 놀이를 통해 파괴시키는 방법은 모두 주술적인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믿음 외에 정월 16일을 귀신날이라 하여 쉬는 것은 대보름날까지 놀고 하루 더 놀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보름날 농상기패들이 밤새도록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술을 마시고 놀았기 때문에, 다음날 머슴들이 일을 할 수 없으니까, 이날 일을 하면 귀신에 의한 병이 들어 주인댁에 손해를 끼치게 된다고 핑계를 대어 노는 것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