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어로는 ‘매서(賣暑)’라고 한다. 대보름날이 되면 아이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이웃에 사는 친구를 찾아가 그의 이름을 부른다.
친구에게 이름이 불린 아이가 무심코 대답을 하면, ‘내 더위 사가라.’ 또는 ‘내 더위 네 더위 먼 데 더위.’ 하고 외친다. 이렇게 하면 먼저 이름을 부른 사람은 더위를 팔게 되고, 대답을 한 사람은 친구의 더위를 산 셈이 된다.
그러나 친구가 더위를 팔기 위하여 이름을 부른 것임을 미리 알았을 때는 대답 대신 ‘내 더위 사가라.’고 외친다. 그렇게 하면 더위를 팔려던 아이가 오히려 더위를 사게 된다.
그러므로 대보름날에는 남이 자기 이름을 불러도 좀처럼 대답을 하지 않고, 오히려 미리 역습을 하기도 한다. 더위는 한번 팔면 되는 것이지만, 장난기가 있는 아이는 여러 친구를 찾아다니면서 더위팔기를 해서 남을 골려주는 일도 있다.
의학이나 문명이 발달하지 못한 옛날에는 여름철에 더위를 막는 것이 큰 일이었고, 거기에다가 더위에 들면 딴 병을 들게 하여서 몸을 해치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미리 더위를 먹지 않도록 예방하려는 주술적 방법이 생기게 되어 더위팔기와 같은 세시풍속으로 정착된 것이다.
대보름날에는 사람만 더위를 파는 것이 아니라, 가축들도 더위를 피하기 위한 예방으로 소·개·돼지의 목에다 왼새끼로 만든 목걸이를 걸어주거나 동쪽으로 뻗은 복숭아나뭇가지를 둥글게 하여서 목에 걸어준다.
이렇게 하는 까닭은 악귀를 쫓고, 가축도 건강하기를 기대하는 소망에 의한 것이다. 왼새끼는 악귀나 재앙을 쫓는 기능이 있어 민속적으로 흔히 사용되며, 동쪽으로 뻗은 복숭아나뭇가지 또한 양기가 가장 왕성한 것이기에 음귀(陰鬼)를 쫓는 효과가 있다고 믿어 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