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어로는 ‘구세배(舊歲拜)’라고 한다.
≪동국세시기≫에는 “조신(朝臣) 2품 이상과 시종신(侍從臣)들은 제석(除夕)에 대궐에 들어가 묵은해 문안을 올린다. 사대부집에서는 사당에 참례한다. 또, 연소자들은 친척 어른들을 찾아서 문안하는데 이를 묵은세배[舊歲拜]라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세배라고 하면 설날에 새해의 첫인사로 알고 있으나 묵은해를 보내는 한해의 마지막날에도 한해를 무사히 보냈음을 알리는 인사를 한다. 저녁에 사당에 절을 하며 조상의 신령에게 한해가 다 갔음을 알리고 한해를 아무 탈없이 지냈음을 조상의 은덕이라 생각하고 감사하는 예이다.
그러나 지금은 사당이 거의 없어져서 이러한 사당제는 찾아보기 어렵고, 묵은세배 또한 지금은 많이 줄어들고 있다. 그믐날 낮 조상의 산소에 찾아가 성묘를 하는데, 이도 역시 묵은세배에 해당된다. 또, 집에서 어른에게나 일가친척에게도 묵은세배를 올린다.
대소가가 많을 경우, 세밑에는 바쁘기 때문에 일을 마치고 난 다음 밤 늦도록 묵은세배를 다니는 일도 있다. 노인·어른들은 의관(衣冠)을 단정하게 하고 묵은 세배 오는 사람을 기다려 맞이한다. 묵은 세배꾼이 많이 찾아오는 종가에서는 밤에도 사당에 불을 밝혀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