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강원도 시도무형문화재(현, 시도무형유산)로 지정되었다. 전통적으로 정월대보름에 거행하는 줄다리기로, ‘삼척게줄다리기’라고도 한다.
이 기줄다리기의 역사는 조선 현종 초기(1662년경) 제방과 저수지를 만들 때 시작되었다고도 하나 확실한 근거는 없다. 이 놀이는 실제로 선농단(先農壇)에서 입춘일에 지내는 선농제(先農祭)로부터 시작된다.
『삼척 구지(舊誌)』에 의하면, 입춘에 선농제를 지낼 때 오곡과 소를 잡아 제사지내고, 제사가 끝나면 씨뿌리고 곡식을 수확하는 놀이를 하고, 큰길 광장으로 나와 농악을 선두로 행진을 거듭하여 봄을 맞이하는 흥겨운 행사를 시작했다고 되어 있다.
입춘일 선농제가 지나면 우선 어린이들이 양편으로 갈라 북이며 꽹과리 등을 두드리며 기줄다리기를 하는데, 이를 ‘솔닥기줄’ 또는 ‘속닥기줄’이라 한다. ‘솔닥’은 오늘날의 ‘쏙달거리다’, ‘쏙닥거리다’에서 그 어원을 찾기도 하고, 광산촌에서 좁고 작은 굴을 ‘솔닥굴’이라 하듯 중줄이나 큰 줄에 비해 크지 않고 작은 줄을 뜻하기도 한다.
솔닥기줄다리기 때 사용되는 기줄은 그리 크지 않고 새끼를 모아 기줄을 만들어 경쟁을 한다. 그 규모가 커지면 차차 7, 8일경에 청소년들이 주동이 되는 ‘줄기줄놀이’로 번진다. 또, 이 줄기줄놀이가 끝나면 그 규모가 더욱 커져서 15일경은 성인들이 중심이 되는 본격적인 큰 기줄다리기가 거행되는데, 이를 ‘정월대보름 기줄다리기’라 한다.
‘기줄’이나 ‘게줄’은 한자어로 해삭(蟹索) 또는 해현(蟹鉉)에 해당하는 삼척의 토속어이다. 기줄은 그 큰 줄에 매달린 작은 줄이 마치 게의 발과 비슷한 까닭에 그를 형용하여 일컫는 말이다. 게를 문에 달아놓으면 잡귀가 물러난다는 해안 속신(俗信)이 있다.
이렇게 볼 때, 게의 모양을 하고 있는 것도 1차적으로는 축귀(逐鬼)하는 데 있지 않았나 한다. 또한, 땅을 밟아줌으로써 지하의 잡신을 눌러주고 진압시킨다는 지신밟기의 역할도 했던 것이다.
삼척기줄다리기의 진행절차는, 먼저 정초가 되면 임원이 구성되는데 대강 대표파장(代表派將) 1인, 부파장(副派將) 1인, 보통파장(普通派將) 3, 4인으로 구성된다. 정초부터 각 파장들은 원근 각 지역을 순방, 원군을 초청하기 위해 그 지역의 촌로(村老) 또는 동리장(洞里長)에게 세배를 올리고, 정중한 인사와 함께 원군을 초청하는 절차를 밟는다.
정월 대보름날이 되면 본격적인 기줄다리기가 행해지는데, 해안지방인 부내(府內)가 여성이고, 서북 산간지방인 말곡(末谷)이 남성을 상징한다. 이는 바닷가는 여신을 모시고 산악은 남성신인 산신을 믿는 속신에서 온 듯하다. 물론, 바닷가 쪽인 부내가 이기면 해사(海事)가 풍년이 들고, 말곡이 이기면 농사가 풍년이 든다는 속신이 있어 그 경쟁이 치열하다.
삼척기줄다리기는 2015년 12월 2일 유네스코 제10차 무형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나라의 기타 줄다리기 5건(기지시줄다리기, 영산줄다리기, 남해선구줄끗기, 감내게줄당기기, 의령큰줄땡기기) 및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줄다리기 종목 등과 더불어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