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물고기를 잡아 먹이로 삼기 시작한 것은 채집수렵시대 말기에 이르러서이다. 우리 선조들도 구석기시대 중기부터 물고기를 잡았으며 후기 구석기시대에는 물고기잡이가 더욱 성행하였다.
이 시기의 유적에서 나온 사슴뿔로 만든 여러 가지 찌르개살과 작살, 그리고 같은 시기의 동굴에 그려진 송어 · 연어 · 상어 등의 그림으로 미루어 보아 이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한편, 중석기시대의 유적에서는 조개더미와 함께 여러 형태의 찌르개살 · 작살 및 낚시도 나타난다. 이때에는 아마도 통나무배를 타고 강가는 물론 바닷가에 나가서 고기를 잡았을 것이다.
작살은 뼈나 뿔로 만들었는데, 신석기 유적에서 나온 것 중에는 미늘이 한 쌍 또는 2, 3개씩 달린 것이 있으며, 당시에는 2, 3개의 작살을 함께 묶어서 던지기도 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대동강 유역의 청동기시대 유적에서는 돌로 만든 작살이 나왔다. 그 가운데 몸에 구멍이 뚫린 것은 이에 노끈을 꿰어 멀리 던져서 고기를 잡는 데 썼을 것이다. 또, 작살 자루나 작살 끝에 노끈을 매기도 하였다. 이러한 작살은 물고기의 몸에 깊이 박혀 잘 빠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
신석기시대 및 청동기시대의 유적에서 나온 낚시의 형태도 다양하다. 함경북도 웅기군 서포항과 부산 동삼동 유적의 신석기 문화층에서 갈구리모양의 뼈낚시와 함께 한쪽 끝이 송곳처럼 뾰죽하고 조금 굽은 낚시와 양끝이 모두 뾰죽한 곧은 낚시도 출토되었으며, 이들 가운데에는 미늘이 달린 것도 있다.
한편, 강원도 양양군 손양면 오산리와 경상남도 통영시 욕지면 노대리의 상노대도(上老大島), 그리고 김해시 주촌면 농소리(農所里)에서도 낚시가 나왔다.
특히, 오산리에서 출토된 모두 70점의 결합식 낚시 가운데 60점은 기원전 6000년에서 4500년에 해당하는 신석기시대 초기 문화층에서 출토되었고, 나머지는 지표채집품이다.
이들은 모두 축(軸)에 해당하는 것으로 패암(貝岩)을 갈아서 J자 모양으로 만들고, 바늘과 결합되는 부분은 평탄하게 다듬었다. 이러한 유형의 낚시들은 일본의 신석기시대 전기 유적에서 나타나는 서북구주형 낚시의 원류로 생각된다.
청동기시대 유적에서 나온 갈구리 낚시의 몸 길이는 2∼7㎝이며, 역시 미늘을 달기도 하였다. 이러한 미늘낚시는 낚싯줄을 손에 쥐고 있다가 지나가던 고기떼가 줄을 건드리는 순간 재빨리 후려 채어 고기를 끌어올렸을 것이다. 한편, 서너 개의 낚시를 덫처럼 한데 묶어서 고기를 잡기도 하였다.
이 시기에는 금속제 낚시도 썼다. 청동낚시는 기원전 10세기의 고조선시대 무덤에서, 쇠낚시는 함경북도 무산군 범의구석 유적과 요동지방 무순시(撫順市) 연화보 등지의 기원전 10세기 후반기 무덤에서 발견되었다. 범의구석 유적의 쇠낚시는 세 개를 닻처럼 묶은 민낚시이다.
앞에서 말한 찌르개 · 작살 · 낚시 외에 그물도 썼을 것이다. 비록 그물이 유물로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여러 유적에서 많이 출토된 그물추들이 이를 증명해 준다. 신석기시대 및 청동기시대 유적에서 나온 그물추 가운데 가장 원시적인 것은 납작한 냇돌의 양 옆구리를 조금 떼어 내서 잘록하게 만든 것이다. 크기 3∼4㎝ 내지 7∼8㎝의 것이 가장 많으며, 10㎝가 넘는 것도 있다.
평양 근교인 금탄리 및 남경 유적의 경우 보통 한 곳에서 600∼650개씩, 최고 2,000개까지 쌓여 있었다. 600개를 그물 한 벌분으로 친다면 2,000개는 그물 세 벌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그물은 오늘날의 큰 자리그물이나 긴 덤장처럼 썼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것이 만약 자리그물이었다면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해서 고기를 잡았을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
한편, 황해도 봉산군 신흥동의 집자리 유적에서 나온 점판암을 장방형으로 잘라 만든 14개의 그물추들은 크기 5∼7㎝, 너비 3㎝, 두께 0.5㎝로, 강이나 내에서 쓴 좽이에 달렸던 것으로 믿어진다.
청동기시대에 많이 잡은 물고기의 종류를 알 수 있는 유적은 함경북도 초도 유적으로 이곳에서 방어 · 상어 · 명태 · 가자미 등의 물고기와 여러 가지 조개류, 그리고 골뱅이 · 게 따위가 나왔다. 방어와 상어는 찌르개로, 깊은 바다 밑에서 사는 명태와 가자미는 그물로 잡았을 것이다.
이 유적에서 함께 나온 그물추는 바닷가의 둥근 자갈돌로 만들었는데, 길이 10㎝ 이상, 두께 5∼7㎝이며 그물에 잡아매기 위한 너비 10㎝의 홈이 있다.
이처럼 큰 그물추는 깊은 바닷속에 치는 자망(刺網)이나 후릿그물에 달았을 것이다. 이것은 당시에 고기잡이 방법이 크게 발전하였음을 알려 주는 귀중한 증거이다.
이 시기에 고기잡이 배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유물이 나타나지 않아 단정 지어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앞의 초도 유적에서 도끼 · 대패 · 끌 · 송곳 따위가 나왔을 뿐 아니라 여러 형태의 공구류가 널리 보급되었고(도끼 한 가지를 보기로 들면, 날의 형태가 여섯 가지에 이름), 움집 벽에 통나무를 켜서 말려 낸 판자를 붙였던 점으로 미루어 보아 통나무배가 아니라 각재를 붙여 만든 원시적인 목선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한편, 기원전 3세기경 고조선에서 일어난 정변으로 준왕(準王)이 발해에서부터 서해를 따라 내려가 마한 땅에 이르러 한왕이 되었다는 『삼국지』 위지의 기록도 이와 같은 가정을 뒷받침해 주는 증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평안북도 묘향산에서 발원하여 강계 · 위원을 거쳐 압록강으로 흘러들어가는 독로강(禿魯江)의 산간 지류 및 상류에는 야레 · 자개산이 · 돌고기 · 농갱이 · 행베리 · 열무기 · 누티 등 30여 가지에 이르는 어족이 살았다. 이들을 잡는 데에도 대상 · 계절, 그리고 장소에 따라 약 35가지의 다종다양한 방법을 썼는데, 그 이름을 들면 다음과 같다.
① 구지 그물질, ② 야레 후리질, ③ 모티 여우개질, ④ 오를 통막이, ⑤ 밤 자개산이 쏘기, ⑥ 돌고기 그물질, ⑦ 농갱이 주낙, ⑧ 행베리 여우개질, ⑨ 여울 거리질, ⑩ 막컬리질, 열무기 홀림, 오리심기, 자라잡이, 오리 패긍이, 누티 모래잡이, 돌뭉이, 농갱이 낚시질, 끌 반두질, 보 그물질, 투백이, 수경 작살질, 야전, 살막이, 탄지매기, 돌고기 보쌈, 활 주낙, 활낚시, 고기 쏘기, 호무 굴경이, 마자탑, 토리매, 골 토리매, 쫓이, 부치, 뱀장어잡이 등이다.
근대의 우리 나라의 어구는 강천어구와 바다어구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강이나 내에서 고기를 잡는 일은 농촌의 어린이와 청장년들이 한가한 때 취미삼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또 이들은 그때 그때 필요한 어구를 직접 만들어 쓰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강천어구는 만든 사람의 개성이 잘 드러나며 지역에 따른 차이점이 뚜렷하다.
이에 비하여 바다에서의 어로는 곧 어민의 생업이어서 현재 이들은 거의 모두 전문 생산공장의 제품을 쓰고 있으며, 따라서 지역적인 차이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일제강점기에만 해도 지역이나 어종에 따라 여러 가지 방법이 응용되고 어구는 다양한 면모를 보였으나 이제는 그러한 자취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더구나 근래에 이르러 연안어업이 쇠퇴한 반면, 원양어업에 힘을 기울이게 되어 어구 자체도 전자화하는 등 최신장비로 바뀌게 된 데에도 그 원인이 있을 것이다.
거랭이 · 톱 · 작살 · 물총 · 가래창 · 창 · 돌 · 좽이 · 반두 · 가리 · 통발 · 보쌈 · 섬 · 게막 · 어항 · 낚시 등을 들 수 있다.
① 거랭이:긴 손잡이 끝에 타원형의 틀을 붙이고 이에 그물을 달아맨 것이다. 냇가 풀숲에 숨은 고기를 이것으로 훑거나 떠올린다. 붕어 · 미꾸라지 · 망둥이 따위를 잡는다.
② 톱:특정한 어구가 아니고 목수들이 쓰는 연장이다. 밤이 되면 물고기의 활동이 느려지므로 이들의 등을 톱으로 찍어서 잡는 것이다. 메기는 밤에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습성이 있어서 가장 많이 잡힌다.
③ 작살:긴 장대 끝에 끝이 날카로운 틀을 끼운 것으로, 날은 2, 3개이며 날 위쪽에 미늘이 달렸다. 풀숲에 숨거나 맑은 물에서 뛰노는 고기를 이것으로 찌른다. 모래무지나 붕어를 많이 잡으며, 강원도 강릉에서는 장마철에 알을 낳기 위해 바다에서 거슬러 올라가는 숭어를 잡기도 한다.
④ 물총:짧은 통대나무의 한쪽을 깎아 내고 이에 날카로운 쇠꼬챙이를 장치한 것으로 잡아당겼다가 놓으면 고무줄의 힘 때문에 퉁겨 나간다. 저수지와 같이 물이 많이 고여 있는 곳에 무자맥질해 들어가서 메기 · 붕어 · 가물치 등을 쏘아 잡는다.
⑤ 가래창:긴 작대기 끝에 쇠날을 박은 것이다. 바깥쪽은 좁게 썰어서 날을 세웠으며 끝은 낚시처럼 날카롭다. 못의 물이 줄어들 때 흙탕 속으로 숨어드는 장어를 이것으로 갈퀴질하듯 훑어서 잡는다. 장어작살이라고도 한다.
⑥ 창:저수지의 물을 빼내어 깊이가 무릎께에 이르렀을 때 물에 들어서서 이것을 던져 고기를 잡을 때 쓴다. 날 뒤끝에 미늘이 달렸으며, 가물치 · 메기 등을 잡는다.
⑦ 돌:사람이 들어올릴 만한 것이면 아무것이나 좋다. 사람이 내에 들어가 물을 흐려 놓으면 피리 · 붕어 · 게 등은 바위나 돌 밑으로 들어가 숨는다. 이때 바위나 돌을 세게 치면 고기들이 충격에 놀라서 정신을 잃고 물 위에 뜨는 것이다. 겨울철에는 냇가의 얼음을 돌로 쳐서 고기를 잡기도 한다.
⑧ 좽이:투망이라고도 하는데, 위는 좁고 아래는 넓게 퍼지도록 되어 있다. 위쪽에는 몇 발의 벼리가 있고 아랫부분에 납이나 쇠로 만든 추를 달아서, 이것을 던지면 넓게 퍼지면서 물 속으로 가라앉는다. 좽이를 들어낼 때는 벼리를 당겨서 자락을 모으며 땅 위에서 흔들어 안에 갇혔던 고기를 거둔다. 이것은 흐름이 느리거나 넓게 고여 있는 물에서 쓰기에 적당하다.
⑨ 반두:두 개의 대나무 사이(길이 1.5m 정도)에 위는 좁고 아래는 넓게 그물을 잡아맨 것으로 아래쪽에 작은 납덩어리를 달아서 그물이 물에 가라앉는다. 한 사람은 물이 흐르는 아래쪽에 이것을 벌리고 섰고 다른 한 사람은 상류에서 고기를 몰아 내려오며, 풀숲에 숨은 것도 이것으로 떨어 잡는다.
⑩ 가리:쪽대로 위는 좁고 아래는 벌어지도록 둥글게 모아 새끼로 엮은 것이다. 봄철에 못의 물이 줄면 사람이 흙탕을 쳐서 물을 흐려 놓는다. 이를 견디지 못한 고기들이 물 위로 떠오를 때 먼저 가리에 가두었다가 손으로 집어내는 것이다. 붕어 · 가물치 · 메기 등을 잡는다.
⑪ 통발:모양은 가리와 비슷하나 바닥의 안쪽에 대 조각을 둥글게 대고 작은 구멍만을 남겨 놓아 한번 들어간 고기는 빠져 나오지 못한다. 이것을 물고에 뉘어서 박아 놓고 위쪽에서부터 고기를 몰아 안에 갇히도록 한다. 이 밖에 윗부분에 먹이가 될 만한 것을 넣고 한동안 물 속에 두었다가 꺼내서 먹이를 탐내어 안으로 들어가 있던 고기를 잡아내기도 한다.
⑫ 보쌈:댕댕이덩굴로 짠 바구니 안에 깻묵이나 된장을 넣고 고기를 거두는 방법이다. 주둥이에는 가운데에 구멍을 뚫은 헝겊으로 덮으며 미끼의 냄새를 따라 안으로 들어온 송사리 · 작은 붕어들을 가두어 잡는다. 물의 깊이는 1m 정도가 적당하며 흐르지 않고 고여 있는 데 장치해 두는 것이 좋다.
⑬ 섬:짚으로 짠 가마니이다. 이 안에 깨묵을 두어 되 붓고 짚과 깻대를 성글게 넣어서 고기들이 살기 좋도록 꾸민다. 이것을 물살이 잔잔한 도랑가에 20㎝쯤 잠기도록 뉘어 두며 아가리는 조금 벌어지게 하고 물이 흐르지 않는 주위에 흙담을 쳐놓는다.
붕어 · 메기 · 가물치 따위는 먹이가 있고 보금자리까지 마련된 이곳에 들어와 겨울을 지내며, 흙담 안쪽에는 미꾸라지들도 많이 모여든다. 섬은 초봄에 들어내는데, 겨울이 되면 물이 줄어서 한번 들어왔던 고기는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한다.
⑭ 게막:게들이 음력 3월경에 민물을 거슬러 올라가 충청남도나 호남 내륙으로 이동했다가 9월 초순께 알을 낳기 위해 바다로 되돌아갈 때 이를 잡기 위하여 쳐놓는 막이다.
서까래 같은 서너 개의 나무 위를 원뿔처럼 모아서 묶고 아래쪽은 우산살처럼 퍼지도록 한 다음 그 위에 짚을 덮은 것이다. 게는 어두운 밤에만 움직이므로 물길을 가로막은 게살 옆에 이것을 치고 사람이 들어앉아 밤을 새우며 잡아낸다.
게막은 십여 리의 거리에 서너 곳을 치는 것이 적당하다. 게막의 한쪽에 도랑 너비 40㎝, 깊이 30㎝를 파놓아서 게살에 걸렸던 게들은 물살을 따라 이 도랑으로 흘러든다.
게는 소리를 듣지는 못하나 빛에 민감하므로 도랑의 바닥만 비추는 장치를 해놓아야 한다. 게막은 보통 서너 사람이 함께 세우며, 잡은 게를 매일 사람 수대로 나누거나 하루하루 당번제로 잡기도 한다.
⑮ 어항:유리로 만든 그릇으로 안에 된장이나 깻묵을 넣고 물에 담가 두면 냄새를 따라 고기가 모여든다. 어항 속으로 한번 들어간 고기는 다시 나오지 못하므로, 사람이 보아서 고기가 들었을 때 이를 건져내는 것이다. 어항이 없을 때는 바구니나 대야를 헝겊으로 싸매고 구멍을 뚫어서 고기를 잡기도 한다.
낚시:강천에서는 낚시로 잉어 · 숭어 · 붕어 · 모래무지 등을 잡는데 낚시의 크기나 종류는 고기에 따라 다르다. 잉어낚시는 바늘을 3개 걸므로 이를 삼봉낚시라고도 한다.
겨울철 얼음을 깨고 낚시를 드리웠다가 잉어가 낚시나 줄에 걸리면 감아올린다. 숭어낚시는 줄 끝에 역시 3, 4개의 바늘을 달며 이를 사슬낙[鎖鉤]이라고도 한다. 배를 적당한 곳에 띄우고 미끼 없는 줄을 물살에 가로질러서 풀었다 당겼다 하는 동작을 반복하면 고기가 걸려든다.
붕어나 모래무지를 잡는 낚시를 견지낚시라고도 한다. 깻묵이나 구더기 주머니를 물에 넣어 유인한 뒤에 미끼를 꿴 낚시를 드리워 잡는다. 홰낙대라고 하여 반으로 쪼갠 대나무 끝에 길이 1m 정도의 자연죽(自然竹)을 붙이고 이에 낚시가 달린 명주실을 잡아맨 것도 있다. 이것은 육지나 바닷가의 바위에서 쓰는데, 미끼로는 구더기를 달며 모래무지나 붕어 외에도 여러 종류의 강천어를 잡는다.
채취류 · 막이류 · 낚시류 · 그물류로 구분할 수 있다.
호미 · 조새 · 굴갈퀴 · 조개틀 · 다시마낫 · 다시마닻 · 섶시레 · 동틀개 · 해녀구 등이 있다.
① 호미:농가에서 쓰는 것과 같으나 그 날이 좁고 뾰죽하다. 1960년대 말까지는 모두 이것으로 돌이나 바위의 굴을 채취하였으나 굴집까지 뜯게 되어 집에서 다시 껍질을 골라내는 불편을 겪었다. 조새는 이러한 결점이 보완된 것이다.
② 조새:길이 20㎝ 내외의 막대기 아래쪽에 ㄱ자로 된 쇠꼬챙이를 박았으며 어른 주먹만큼 둥근 머리 쪽에도 역시 쇠날(길이 7㎝ 정도)을 꽂았다. 이 머리 쪽의 쇠로 굴의 겉껍질을 까내고 아래의 꼬부라진 쇠로 굴알을 긁어 낸다.
③ 굴갈퀴: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경상도 연안에서 바위에 붙은 굴을 긁어 내는 것으로 쇠스랑처럼 긴 장대 끝에 두 개의 발이 달렸다. 다른 하나는 함경도의 것으로 갈퀴처럼 10여 개의 발이 달려서 바다 밑에서 서식하는 굴을 긁어 올린다.
④ 조개틀:갯바닥의 조개를 긁어 모으는 틀이다. 빗살처럼 쇠날이 촘촘히 박힌 몸채 좌우에 끈을 매고 이를 사람이나 소가 끌고 다닌다. 뒷부분은 주머니모양으로 꾸며서 조개가 이 안으로 모여든다.
⑤ 다시마낫:주로 함경도의 북부 연안에서 쓰는 것이다. 긴 장대 끝에 낫을 잡아맨 것으로, 이것을 물에 넣고 다시마를 자르면 다른 한 사람이 역시 끝이 ㄱ자로 구부러진 장대 끝으로 감아올린다. 경상북도에서는 이를 설낫이라고 한다.
⑥ 다시마닻:제주도와 남해 도서 및 연안 지방에서 다시마를 거두는 연장이다. 서까래만한 나무 끝에 우산살처럼 한쪽은 모이고 다른 한쪽은 퍼지도록 작은 나무들을 비스듬히 박았으며, 끝에 돌을 달아서 물에 잠기도록 하였다.
떼배나 거룻배 또는 세폭 그물배와 같은 작은 배의 이물과 고물에 하나씩 매달고 내해를 돌아다니면 다시마를 비롯하여 미역 · 해파리 · 돌김 등이 걸린다.
⑦ 섶시레:긴 박달나무로 된 손잡이 끝에 손바닥만하게 네모진 철판을 붙인 것으로 날 끝이 조금 넓고 예리하다. 강원도 강릉에서 조개를 따는 데 쓴다.
⑧ 동틀개:굵은 나무기둥에 十자형으로 나무를 촘촘히 박고 긴 자루를 붙인 것으로 물 속에 세워서 넣고 돌리면 미역이 감겨 붙는다. 경상남도 남해에서는 이것을 미역타래라고 부른다.
⑨ 해녀구:태왁 · 망사리 · 빗창 · 호미 · 갈고리 · 작살 등이 있다. 태왁은 해녀가 바다에서 일할 때 몸을 가볍게 띄워 주는 뒤웅박으로 작업자의 위치를 알리는 구실도 한다.
제주도에서는 박을 2월에 흙을 파고 밑거름을 하였다가 삼월 삼짇날에 씨를 심고 유월 하순께 거둔다. 박에 적당한 구멍을 뚫어 씨를 뺀 다음, 다시 구멍을 막아 태왁으로 쓴다.
망사리는 그물을 긴 주머니처럼 뜬 것으로, 태왁에 매달아 두며 해녀가 작업할 때는 채취물을 이 안에 넣어 둔다. 비교적 좁은 아가리 주위에 나무테를 둘러 손잡이로 삼기도 한다. 빗창은 길이 30㎝ 정도의 기름하고 단단한 무쇠 칼이다. 자루 끝에는 쇠를 꼬부려 붙여 고리를 만들고, 이에 말총으로 꼰 끈을 달았다. 주로 전복을 따는 데 쓴다.
호미는 골갱이라고도 한다. 이것으로 바닷속 돌 틈 사이에 박힌 소라 등을 후벼낸다. 갈고리는 나무 자루에 ㄱ자로 꼬부라진 쇠꼬챙이(길이 50㎝)를 꽂은 것이다. 이것으로 바위 틈에 숨은 문어를 찔러 잡는다.
작살은 쇠살이라고도 한다. 1m 정도 되는 대나무에 끝이 날카로운 쇠날을 끼운 것으로 고기를 찔러 잡는 데 쓴다. 손잡이 끝에는 고무줄이 묶여 있어 이것을 감아 쥐었다가 놓으면 퉁겨 나간다. 강원도 고성에서는 날 끝이 갈라진 것으로 바위에 붙어 있는 섬게를 따는데, 이를 운단따기라고 부른다.
쓰는 자료에 따라 돌살[石防簾] · 대발[竹防簾], 그물과 발로 막는 어장(漁帳), 덤장 등으로 나눌 수 있다.
① 돌살:전북특별자치도에서는 독살, 남해안에서는 돌발이라고 부르는데, 해안이 육지 쪽으로 들어와서 입구는 좁으나 안이 너른 땅의 목에 돌을 쌓아 막거나 갯가에 둥글게 또는 네모나게 돌로 담을 쳐서 썰물에 휩쓸려 들어왔던 고기를 하루에 두 번 건져내는 원시적인 어법의 하나이다.
돌담 가운데 구멍을 내고 이에 통발을 장치하여 고기가 모여들도록 만들기도 하나, 보통은 돌담만 두른다. 시설은 반영구적이며 1년에 서너 번 품을 사서 돌을 고쳐 쌓을 뿐이다.
② 대발:바다의 들고나는 물발이 센 곳에 굵은 말뚝을 일정한 간격으로 V자형이 되게 벌려 세우고, 그 사이사이를 길이 2∼3m의 대발을 엮어 달아서 담을 삼은 것으로 한 끝에 고기를 가두는 통발을 달아 둔다.
규모는 지형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담의 길이는 100m, 양쪽 담 끝의 너비는 60m 남짓하다. 통발 쪽의 말뚝은 길이가 8m, 지름은 10㎝쯤 되나 끝으로 나오면서는 점차 작아지며, 바깥쪽으로 줄을 매고 이를 돌로 고정시켜서 물이 들고날 때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원래 말뚝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모두 쪽대로 구성하나 물살이 매우 센 곳에서는 말뚝 사이와 고기를 가두는 부분을 그물로 대신하기도 한다.
대발의 경우는 울 안에 갇히는 고기 외에 말뚝에 자연적으로 기생하는 홍합도 큰 수입원이 된다. 남해에서는 물에 넣어 1년이 지난 말뚝 하나에서 두 가마 이상의 홍합을 거둔다. 예전에는 이를 어살[漁箭]이라고도 하였다.
③ 어장:줄살 또는 말장[杖矢]이라고도 하며, 한말까지 동해와 남해에서 많이 쓰였다. 구조는 앞의 대발과 비슷하며 담그물[垣網]에 걸려서 통발로 들어오는 고기를 가두어 잡는다. 그리고 담그물의 좌우 양쪽에 깃그물[袖網]을 쳐서 고기를 모은다. 통발은 칡과 비슷한 툽으로, 그물은 새끼로 뜨며, 부표(浮標)는 가죽나무 껍질을 서너 겹으로 묶어서 썼다.
그물의 길이는 지형에 따라 다르나 담그물은 100발, 깃그물은 50발 내외이며, 위쪽에는 부표를, 그리고 아래쪽에는 돌을 가득 실은 가마니를 달아 둔다. 말장은 줄살과 같으나 그물을 말뚝으로 고정시키는 것이 다르며 주로 경상도 연해에서 썼다. 개맥이는 이의 일종이다.
④ 덤장:들망[擧網] 또는 주벅 (전라남도)이라고도 한다. 갯벌에 그물을 八자 모양으로 벌려 세우고 좌우 끝을 둥글게 말아 둔다. 그리고 다른 한 끝에는 됫박 모양의 통그물을 달아서 고기를 가두며 이를 들어낼 때는 그물 바닥을 들어올린다.
한 줄에 낚시 한 개 또는 서너 개를 달아서 고기를 잡는 일본조(一本釣)와 긴 몸줄에 수백 내지 수천 개의 낚싯줄을 거는 주낙의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강천어구에서 사용하는 낚시류는 일본조에 속하는 것이고, 주낙류에는 사슬낙 · 졸낙이 포함되는바, 이것도 어종에 따라 대구주낙 · 준치주낙 등으로 부른다. 근래까지 쓰던 이들 낚시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대구주낙은 함경도 연안 및 경상도의 남해에서 행하였다. 저녁에 배를 타고 나가 밤에 잡는데 몸줄 한 줄의 길이는 50발이며, 이에 낚싯줄이 세 발 간격으로 달린다.
배에는 몸줄 10여 개를 실으며 5인이 승선한다. 준치주낙은 서해 연안에서 행하던 것으로 몸줄의 한 발 반 간격마다 낚싯줄 3개를 달아맨다. 작은 어선에 4, 5인이 타고 물이 들고날 때 작업을 한다.
사슬낙은 배의 고물에서 여러 개의 낚싯줄(길이 9발)이 달린 긴 새끼줄 2, 3자락을 물 속에 드리워서 민어를 비롯하여 갈치, 작은 상어 등을 잡는 낚시류의 하나이다. 황해도 연평여울에서 성행하였다.
끌낙은 동해 연안에서 상어를 잡는 낚시이다. 미끼로는 낚시 곁에 길이 12㎝쯤 되는 비웃(청어)이나 닭털 또는 복어 껍집을 잡아맨다. 줄 길이는 50∼60발이며, 바늘은 15㎝쯤 된다. 배에는 어부 2, 3인이 타며, 한 배에는 낚시 4, 5벌을 준비해 둔다.
걸그물[刺網] · 후릿그물[地曳網] · 들그물[敷網] · 두릿그물[旋網] · 자리그물[建網] · 채그물[抄網] 등이 있다.
① 걸그물:물살을 가로질러 쳐 두었다가 그물 눈에 꽂히거나 얽혀 든 고기를 잡는 방법이다. 그물 눈의 크기는 어종에 따라 다르다. 이에는 바다 밑에 울타리처럼 쳐서 청어 · 대구 · 명태를 잡는 저자망(底刺網), 그물을 물의 표면에 띄우고 삼치나 꽁치를 잡는 유자망(流刺網), 유자망과 같으나 그물의 한쪽을 닻에 고정시키고 송어 · 연어 · 고등어를 잡는 부자망(浮刺網), 고기떼를 둘러싸서 잡는 선자망(旋刺網)이 있다.
② 후릿그물:자루처럼 생긴 그물을 끌고 다녀서 고기를 가두어 잡는 방법으로 예전에는 사람이 끌었으나 근래에는 배를 이용하며, 종류는 여러 가지이다. 예전의 후릿그물은 갯벌에 쳐 두었다가 양 끝을 사람이 끌어올렸다.
③ 들그물:수중에 그물을 펴 두었다가 고기가 몰려들 때 떠올려서 잡는 방법이다. 예전에는 경상도 연안에서 저녁 때 횃불로 멸치를 끌어 모은 뒤에 보자기모양의 그물로 건져냈다. 이 그물도 조업방식에 따라 부부망(浮敷網)과 저부망(底敷網)으로 나눈다.
④ 두릿그물:고기를 둘러싸거나 밤에 바닥에서 떠올려 잡는 방법이다. 밤에는 집어등으로 고기를 모은다. 이에는 배 한 척으로 하는 외두리, 두 척이 하는 쌍두리의 두 가지가 있다.
⑤ 자리그물:대체로 일정기간 한 곳에 설치하는 그물로 이를 정치망(定置網)이라고도 한다. 대망류(臺網類) · 낙망류(落網類) · 걸망류(榤網類) · 장망류(張網類) 등이 있으며, 안강망(鮟鱇網)은 장망류의 일종이다.
⑥ 채그물:원시적인 그물로 지나가는 고기를 아래에서 위로 떠올려 잡는 데 쓴다. 남해안에서는 멸치를 이 그물로 많이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