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 3칸, 측면 2칸의 겹처마 합각지붕건물로 북한의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다. 누정이 을밀봉에 있어 을밀대라고 하지만, 사방이 탁 틔어 있다고 하여 ‘사허정(四虛亭)’이라고도 한다.
을밀대는 6세기 중엽 고구려가 평양성의 내성을 쌓으면서 그 북장대(北將臺)로 세운 것으로 지금 있는 건물은 1714년(숙종 40)에 다시 세운 것이다. 을밀대가 있는 축대는 고구려의 축성술을 엿볼 수 있는 것으로, 높이는 11m가 된다.
축대 위에는 동·서·북 3면에 평여장(平女墻)을 쌓았고 일정한 간격으로 총안(銃眼 : 총을 쏠 수 있게 마련한 총구멍)을 설치하였다. 축대 위에 건립한 누정은 이익공 외목도리식 두공을 얹고 겹처마의 합각지붕을 갖추고 있으며, 천장은 통천장이다.
특히, 누정의 기둥 밑부분은 짧은 석주(石柱)로 하고 윗부분은 목주(木柱)로 하여 비바람을 피하도록 한 것이 흥미로우며, 목제 조각장식들이 우수하고 제공(諸貢)과 첨차(檐遮)·두공(枓栱)·화반(花盤)·대공(臺工) 등이 세련된 솜씨를 보여준다.
또한, 일반적 형식과는 조금 다르게 중장여와 주도리 사이를 띄우고, 이 곳에 화반을 끼워 겹으로 놓이게 함으로써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는 것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