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은 연안(延安). 자는 차공(次公), 호는 몽암(夢菴)·양원(楊原). 이양(李亮)의 증손으로, 할아버지는 이백겸(李伯謙)이다. 아버지는 연성부원군(延城府院君)에 추증된 이말정(李末丁)이며, 어머니는 한옹(韓雍)의 딸이다.
1454년(단종 2)에 생원으로 증광문과에 급제하여 경창부승(慶昌府承)이 되고, 이듬해 세조가 즉위하자 좌익원종공신(佐翼原從功臣)이 되고, 감찰이 되었다. 1457년 문과중시에 급제하고, 1459년(세조 5)에 세자사경(世子司經)으로 한관(閑官)을 제수받고 사가독서(賜暇讀書)하였다.
1464년에 집현전 대신 문사를 둘 때에 겸예문에 뽑히고, 이어 전라도경차관(全羅道敬差官)으로 나아가 읍폐를 살폈다. 그리고 응교(應敎)로 있을 때인 1466년에는 발영시(拔英試: 세조가 이해 단오에 임시로 문신을 대상으로 시행한 과거)에 2등으로 급제하였다.
1470년(성종 1)에 사섬시첨정이 되고, 이어 군기시정·판교 등을 역임하였다. 1484년에는 홍문관부제학에 임명되었다. 1485년에는 서거정(徐居正) 등과 함께 『동국통감』의 편찬에 참여하였고, 1488년에 첨지중추부사를 거쳐, 이듬해 수전라도관찰사가 되었다.
이어 1490년에 성균관대사성·충청도관찰사를 거쳐 1498년에 이조참의에 이르렀다. 글씨를 잘 썼다. 대제학에 증직되었고, 시호는 문장(文莊)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