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3월은 계춘(季春)이어서 봄의 마지막 달이고, 그믐날은 봄의 마지막 날이다. 봄을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서 사람들은 음식을 준비해가지고 산이나 계곡의 경치좋은 곳을 찾아가서 춘흥에 젖어 하루를 즐겼다.
선비나 묵객들은 시제를 내서 글을 짓고 서로 낭독하고 음영(吟詠)하여 청유(淸遊)하였으니 이는 봄을 보내기가 아쉬워서이다. 유교사회에 있어서는 글을 짓지 못하면 선비 모임에 끼지 못하였기에 문장의 수련이 있어야 하였으며, 이러한 때에 그 솜씨를 발휘하게 된다.
봄이 되면 사람들이 모여 음식을 장만해가지고 가서 천렵 또는 화류놀이로 하루를 즐기고 아낙네들은 따로 모여 화전놀이를 하는 일도 있다. 이러한 놀이는 봄의 계절이 주는 흥을 만끽하고자 하는 것이며, 꽃도 지게 되고 좋은 기후에서 더운 여름으로 바뀌게 되니 봄을 보내기가 안타까워서 사람들은 전춘으로 마음의 흥을 돋우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