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에서는 통일신라시대까지의 문헌에는 국수를 가리키는 글자가 보이지 않다가 고려시대에 접어들어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때의 국수가 어떠한 종류의 것이었는지 밝혀주는 구체적 자료가 없어 칼국수의 존재를 확인할 수는 없다.
칼국수는 조선시대 최고(最古)의 조리서인 ≪규곤시의방 閨壼是議方≫에 절면(切麵)이라는 명칭으로 등장한다. 여기서는 주재료로 메밀가루를 쓰고 연결제로 밀가루를 섞고 있다. ≪주방문≫에서는 메밀가루를 찹쌀 끓인 물로 반죽하였다. 이와 같이 조선시대의 칼국수는 오늘날과는 달리 메밀가루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밀가루가 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고려도경≫의 “고려에는 밀이 적기 때문에 화북에서 수입하고 있다. 따라서 밀가루의 값이 매우 비싸서 성례(成禮) 때가 아니면 먹지 않는다.”는 내용의 기록에서도 알 수 있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에서는 “양밀가루를 물에 반죽할 때에 장을 조금 쳐서 주무르고 여러 번 친 뒤에 방망이로 얇게 밀어 잘게 썬다. 밀가루를 뿌려 한데 붙지 않도록 한 뒤에 끓는 물에 삶아내어 물을 다 빼버리고 그릇에 담은 뒤에 맑은장국을 끓여 붓고 국수장국에 얹는 고명을 얹는다.”고 하였다.
≪간편조선요리제법 簡便朝鮮料理製法≫에서는 “밀가루에 소금을 조금 뿌려 물에 반죽하여 오랫동안 주무르고 쳐서 반죽을 극히 되게 한 뒤에 방망이로 얇게 밀어서 잘게 썰어서 끓는 물에 삶아 내어 냉수에 헹구어서 물을 다 빼서 버리고 그릇에 담는다. 맑은장국을 끓여서 붓고 국수장국에 얹는 고명을 얹는다.”고 하였다.
여기서의 칼국수는 오늘날과 같이 밀가루를 쓰고 있으나 국수를 찬물에 헹구어 국수장국을 만들어 붓는 것이 특이하다. 요즈음의 칼국수는 주로 장국에 넣어 그대로 끓여 먹는다. 이것은 국물이 탁하기는 하나 구수한 맛을 살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