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행해졌는데, ≪동국세시기≫ 상원조(上元條)에는 다만 “충청도 풍속에 횃불쌈놀이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대보름날이 되면 마을 청년들은 낮부터 식구 수대로 싸리[萩]나 짚으로 홰를 만든다.
저녁 때 동·서 양편 마을사람들이 들녘에 모이며, 이때에는 농악대가 각기 자기편을 위하여 농악을 울린다. 달이 떠오르는 때를 맞추어 어느 한편의 주장이 상대편에게 “술렁수” 하면 상대편에서 “꼴래 꼴래” 하고 갖은 욕설을 퍼붓기 시작한다.
또는 집성촌인 경우에 양쪽 마을에서 서로 한쪽에서 “송강아지야 덤벼라” 하면, 다른 한쪽에서 “이강아지야 덤벼라” 하면서 서로 놀리고 욕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얼마 동안 욕설을 주고받다가 농악대가 악기를 울리면 이마에 수건을 동여맨 젊은이들은 홰에다 불을 붙여들고 “자 오너라!” 하고 함성을 지르고 횃불을 휘두르며 나가 싸운다.
그러면 상대편에서도 횃불을 들고 “자 오너라!” 하고 함성을 지르면서 달려든다. 이들은 손에 든 횃불로 서로 때리며 넘어뜨린다. 이와 같이 서로 때리고 싸우는 가운데 항복하는 자가 많은 편이 지게 되며 횃불이 없어지면 자연히 싸움도 그친다. 이 놀이를 할 때 청년들은 청년들끼리, 소년들은 소년들끼리 상대한다.
싸움이 벌어지면 이곳저곳에서 횃불이 번쩍거려 실로 장관을 이룬다. 또한 놀이가 심하여 물건도 부서지고 부상자도 많이 나오지만 전통적으로 축제성의 놀이에서는 묵인되었다. 이 놀이도 대보름의 다른 집단놀이와 같이 점세사상(占歲思想)이 결부되어 진 편은 그해에 흉년이 들고, 이긴 편은 풍년이 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