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묵

메밀묵
메밀묵
식생활
물품
메밀을 갈아 만든 앙금으로 쑨 묵.
정의
메밀을 갈아 만든 앙금으로 쑨 묵.
연원 및 변천

묵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고유한 식품인데 특별한 맛은 없지만 매끄럽고 산뜻해서 입맛을 돋워준다. 곡식이나 열매의 전분을 추출해서 물을 붓고 끓여 되직하게 풀을 쑤어서 굳힌 것이다. 메밀묵은 묵의 원료인 메밀 전분을 이용하여 굳힌 것으로 구수한 맛이 특징이다.

묵에는 메밀묵, 녹두묵, 도토리묵 등이 있다.『명물기략』을 보면, “녹두가루 쑤어서 얻은 것을 삭(새끼: 索)이라고 하는데, 민간에서는 삭을 가리켜 묵(두가닥: 纆)이라고 한다”고 하며 억지로 뜻을 붙인 것이라고 한다.『경도잡지』에 청포묵이 나오고, 1800년대 말의『시의전서』에서 탕평채가 등장하고 난 이후『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이나『조선요리제법』에서 메밀묵이 비로소 등장한다.

제조 방법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 “녹말을 가는 체로 밭아 물에 가라앉힌 후 물만 따라 버리고 쑤되 되면 딱딱하고 불이 세면 눌어붙으므로 뭉근한 불로 쑨다. 소금, 기름, 깨소금, 고춧가루를 넣고 무쳐 담을 때 김을 부수어 뿌린다”고 하였다. 메밀의 맛과 색을 살리려고 간장 대신 소금으로 간을 한 듯하다.

메밀묵을 만들 때에는 메밀을 미리 물에 담가 떫은맛을 우려낸 후, 껍질을 벗기지 않고 통째로 맷돌에 갈아 물을 부어가며 체로 걸러낸 다음 웃물을 따라내고, 밑의 앙금으로 풀을 쑤듯이 끓이는데 이 때 묽기를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물을 조절해가면서 주걱으로 계속 저어주며 잘 끓이다가 그릇에 담아 식히면 묵이 된다.

사용 방법 및 특징

묵은 전분이 주성분이어서 별다른 맛은 없지만 향이나 질감이 독특해 채소에 부재료로 넣거나 무쳐서 양념 맛으로 먹는 음식이다. 녹두 전분으로 쑨 청포묵은 봄에 나오는 미나리와 물쑥, 숙주를 섞어서 초장으로 무치거나 담백하게 소금과 참기름만 넣어 무치기도 하고, 도토리묵은 오이나 쑥갓 등의 날 채소를 섞고 고춧가루 등 맛이 진한 양념간장으로 무친다. 겨울철 밤참으로 즐겨 먹던 메밀묵은 배추김치를 송송 썰어서 함께 무쳐야 제 맛이 난다. 묵은 무쳐서 바로 먹어야 맛있다. 냉장고에 오래 두면 녹말이 노화되어 단단해지므로 썰어서 끓는 물에 데쳤다가 식은 후에 무친다.

메밀은 다른 곡식에 비해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고 비타민 B1· B2, 니코틴산이 들어 있어 영양가가 높고 칼로리는 낮다. 루틴이라는 성분은 당뇨병이나 성인병에 좋다고 하여 메밀로 만든 메밀막국수·메밀냉면·메밀국수와 메밀부침·메밀묵을 찾는 이들이 많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녹두묵이 양반음식이라면 메밀묵과 도토리묵은 서민음식이다. 이효석은『메밀 꽃 필무렵』에서 메밀밭을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묘사하기도 하였다. 박목월은『적막한 식욕』에서 메밀묵을 “싱겁고 구수하고, 못나고도 소박하게 점잖은, 촌 잔칫날 팔모상에 올라 새 사돈을 대접하는 것”이라고 읊으면서 걸걸한 막걸리에 메밀묵이 먹고 싶다고 했다. 추운 겨울밤에 궁금할 때 즐겨 먹던 음식으로,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찹쌀떡과 함께 메밀묵 행상이 많았던 점은 민속음식으로서의 귀중한 가치를 되새겨준다.

참고문헌

「서울의 전통 일상음식연구」(이귀주, 『비교민속학』20집, 2001)
『한국식생활사』(강인희, 삼영사, 1990)
『한국음식』(윤서석, 수학사, 1980)
『이조궁중요리통고』(황혜성 외, 학총사, 1957)
『간편조선요리제법』(이석만, 삼문사, 1934)
관련 미디어 (1)
집필자
정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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