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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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학
개념
일반적으로 몸이 튼튼하고 병이 없는 상태를 가리키는 일반용어.
정의
일반적으로 몸이 튼튼하고 병이 없는 상태를 가리키는 일반용어.
개설

세계보건기구(WHO)의 헌장에는 “건강이란 질병이나 단지 허약한 상태가 아닐 뿐만 아니라 육체적·정신적 및 사회적인 완전한 안녕상태를 말한다.”라고 정의되어 있다. 즉, 육체적으로 건강할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안녕상태를 유지하여야만 건강하다고 본 것이다. 이와 비슷한 견해는 윈슬로(Winslow,C.E.A.)에 의하여 이미 20세기 초에 피력된 바 있다.

그는 “건강이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다같이 그 기능을 효과적으로 발휘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것은 개인과 단체, 공간과 시간의 차이에 따라 상대적인 동시에 절대적인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내적·외적 여러 요소, 선천적인 것과 후천적인 것, 개인적인 것과 집단적인 것, 사회적인 것과 공적인 것, 의학·환경 및 사회적 요인 등이 결집된 산물이다. 그리고 건강은 문화와 경제, 법률과 정부에 의하여 좌우된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건강은 개인적으로 볼 때 절대적인 의미도 지닐 수 있지만 완전한 건강을 누릴 수는 없는, 상대적인 개념인 동시에 사회성과 문화성 내지 정치성을 지닌다는 사실을 명시한 것이다.

인간은 확실히 역사적으로 볼 때 완전한 건강을 누리고자 희망해 왔으며, 문명비평가 듀보(Dubos,R.)가 그의 저서 ≪건강이라는 환상≫에서 말한 바와 같이 언젠가는 황금시대가 올 것이라는 소망을 가지고 희망이 없던 시기에도 위안을 삼으며 빠른 진보의 시대가 전개되리라고 믿으면서 이에 대비해 왔다.

건강의 개념을 역사적으로 훑어볼 때 그것은 좁은 의미에서 의학적인 개념인 동시에 넓게는 종교·철학·문화·사회적인 사상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추구되어 왔다는 사실을 손쉽게 알 수 있다. 그것은 동서양이 마찬가지이다.

서양의학의 경우 르네상스 이후 미생물학과 병리학이 발달하기 이전의 수천 년 간은 그리스의 자연철학이나 중세기를 지배하였던 스콜라철학과 분리해서 건강을 이해할 수 없었으며, 동양의 건강관 역시 유교·도교·불교 및 무속을 위시한 민속신앙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이는 건강이 경험의학적인 성격뿐 아니라 주술의학적(呪術醫學的)인 성격도 가지며, 때로는 당대의 자연철학을 배경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것을 말하여 준다.

우리 나라의 건강관의 변천과정과 특징을 알기 위해서는 우리 나라의 의학발전사를 더듬을 필요가 있다. 우리의 의학은 우리 고유의 것이 상고 때부터 있었으며, 이에 중국에서 도입된 대륙의학을 받아들여 우리의 한의학(韓醫學)으로 발전시켰으며, 근세에 와서는 서양학문의 영향을 받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의 건강관의 변천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동양의 전통적 건강관을 간략하게나마 개관할 필요가 있다.

동양의 전통적 건강관

음양오행설과 오운육기설(五運六氣說)

동양의학이 경험의학으로 집대성되어 기록으로 체계화된 것은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부터이다. 구체적으로 중국의학은 ≪황제내경 黃帝內經≫·≪신농본초경 神農本草經≫, 그리고 ≪상한론 傷寒論≫이 집대성됨으로써 골격을 이루게 되었는데, 이와 같은 중국의학의 병인론 내지 건강관은 음양오행설 내지 오운육기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다.

먼저 음양설은 ≪황제내경≫·≪소문 素問≫·≪금궤진언론 金匱眞言論≫에 따르면, “사람의 음양은 밖이 양, 안이 음이 된다. 사람 몸의 음양은 배(背)가 양이 되고 복(腹)이 음이 되며, 장부(臟腑)는 장이 음이 되고 부가 양이 된다. 간(肝)·심(心)·비(脾)·폐(肺)·신(腎) 등의 오장이 음이 되고, 담(膽)·위(胃)·대장(大腸)·소장(小腸)·방광(膀胱)·삼초(三焦)의 육부가 모두 양이 된다. 배가 양이 되므로 양 중의 양이 심이요, 양 중의 음이 폐이다. 복이 음이 되므로, 음 중의 음이 신이며, 음 중의 양이 간이며, 음 중의 지음(至陰)이 비이다.”

이 같이 사람의 오장육부를 그 위치에 따라 이론적으로 음양의 체계에 부합시켰고, 그 위치를 해부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오운육기설 또는 오행육기설(五行六氣說)은 본래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의 오행과, 풍(風)·한(寒)·서(暑)·습(濕)·조(燥)·화(火)의 육기에 의하여 사람 몸의 각 부분을 체계적으로 파악하는 방법을 말한다. 원래 음양의 뜻은 매우 복잡하다.

문자가 시작된 근본 뜻에 의하면, 양이란 산에 해가 돋아오르는 것이고, 음은 그 해의 그림자를 표시한 것으로서 양은 광명, 음은 어두운 암영의 뜻을 나타내는 이원적 변화를 가리킨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주의 천(天)은 양, 지(地)는 음이고, 해는 양, 달은 음이며, 낮은 양, 밤은 음이요, 남자는 양, 여자는 음으로 해석하고, 전(前)과 좌(左)는 양, 후(後)와 우(右)는 음이 되는 음양이원(陰陽二元)의 대립적 관계로 설명한 것이다.

사람은 16세에 이르면 음양이 완전히 조화를 이루어 생식력이 왕성해지지만 48세부터는 양기(陽氣)가 쇠퇴하기 시작해서 머리가 희어지고 주름이 생기는데, 양이 승(勝)하면 양병(陽病)이 일어나고 음이 승하면 음병(陰病)이 일어난다. 양기가 과도하면 신체는 땀을 낼 수 없어서 더워지지만 이와는 반대로 음기가 과도하면 신체가 냉각하여 땀이 난다는 등 인간의 건강과 질병의 발생이 음양이기(陰陽二氣)의 조화와 부조화에서 일어난다는 음양이기설을 주장하였다.

이 음양이원론은 ≪주역≫의 8괘(卦) 가운데 양과 음의 조화에서 변화되는 우주만물의 음양이 지닌 대립적 관계로 추리하는 자연철학적 사고에서 기인된 것이라 하겠다. 이 음양이기설은 후한(後漢) 때 장중경(張仲景)의 ≪상한론≫에서 병증(病症)이 진전된 것을 양증(陽症), 후퇴한 것을 음증(陰症)이라 하고, 양증을 다시 삼양(三陽), 즉 태양병(太陽病)·양명병(陽明病)·소양병(少陽病)으로 나누고, 음증을 태음병(太陰病)·궐음병(厥陰病)·소음병(少陰病) 등 3음으로 나누어 질병의 병증을 설명한 바 있다.

음양이기설과 더불어 오행설 역시 전통적인 건강관 내지 병인론과 밀접한 관계를 지녀 왔다. 원래 수·화·금·목·토의 오행은 자연현상을 그 순서에 따라 5원소로서 배열한 것인데, ≪내경≫·≪소문≫에서는 오행의 순서를 목·화·토·금·수로 바꾸고, 이것을 다시 오장인 간은 목, 심은 화, 비는 토, 폐는 금, 신은 수에 대응시키고, 다시 오기(五氣)·오방(五方)·오미(五味)·오색(五色)·오음(五音)·오규(五窺)·오지(五志) 등으로 우리의 자연 내지 생리현상에 배합시켰다.

오행설은 동양의학의 이론체계 내지 건강관에 깊은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그러나 그 배열은 오장 자체의 생리적 기능이나 병리적 원리에 근거하기보다 당시의 자연철학적인 오행설에 유추하여 배합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심(心)이 화(火)이고, 신(腎)이 수(水)라는 해석은 과학적 의학의 견지에서도 수긍할 만한 해석이라 하겠다.

오행설은 전국시대(戰國時代, 기원전 305∼240년)에 이르러 추연(鄒衍)의 오행사상에 상생(相生)과 상극(相剋)의 이론을 도입시키게 된다. 상생관계는 수생목(水生木)·목생화(木生火)·화생토(火生土)·토생금(土生金)·금생수(金生水)가 되고, 상극관계는 목극토(木剋土)·토극수(土剋水)·수극화(水剋火)·화극금(火剋金)·금극목(金剋木)으로 된다.

이에 따라 천지의 음양과 같이 우리 인간의 건강도 상생상극의 이론에 따라 그 조화가 이루어졌을 때 건강이 유지되고, 흐트러졌을 때 반대로 질병이 생겨난다는 오행부조화의 병인론과 오행조화에 따른 건강론이 제창되게 된다.

음양오행설은 유교의 인성(人性)과 천리(天理)에 관한 성리설(性理說)과도 관계를 맺어 왔다. ≪성리대전 性理大全≫ 태극도(太極圖)에 보면, 태극이 동하면 양을 만들고 정하면 음을 만드는데, 그 본연의 체(體)는 태극이라고 하였다. 태극은 음양을 떠나서는 존재하지 않으며 음양에 의한 그 본체를 태극이라고 하며, 양이 통해서 음과 합하며 수·화·목·금·토의 오행을 만든다고 하였다.

따라서 천지간에 오직 음양오행이 있을 뿐이며, 사람에서는 남·여로 대응되고 선·악과 강(剛)·유(柔)로 대비된다는 것이다. 또한 인(仁)·의(義)·예(禮)·지(智)·신(信)은 수·화·금·목·토로 설명되었다. 이러한 음양오행설은 한의방(韓醫方)에서는 더욱 융성하게 전개되어 음양오행의 상생상극의 이론을 덧붙여 건강과 질병현상을 설명하였다.

음양오행설과 함께 오운육기설이 발전되어 오운의 운행에 지나침이나 부족함이 있을 때, 또는 육기의 오르고 내림에 차이가 생길 때 질병이 일어난다고 해석되었다. 유온서(劉溫舒)의 ≪운기론 運氣論≫에서 보면 오운은 목·화·토·금·수의 오행의 기(氣)이고, 육기는 초(初)·이(二)·삼(三)·사(四)·오(五)·종(終)의 육절차서(六節次序)의 기라고 되어 있다.

원래 인간의 몸에는 오행이 갖추어져 있고 음양이 뿌리박혀 있지만, 천·지·기에 따라 오운육기가 제각기 이에 상응하여야 건강을 유지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 뒤 금원사대가(金元四大家)인 유하간(劉河間)·장자화(張子和)·이동원(李東垣)·주단계(朱丹溪) 등의 의학자들에 의하여 이와 같은 이론에 약간의 수정이 가해졌다. 그러나 인간의 질병을 보는 병리이론이나 건강관에는 거의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마치 히포크라테스의 사액체설이 19세기까지 서양의학의 건강관 내지 병인론을 지배하여 왔던 것과 비슷하게 이어져 왔다.

도교의 건강관

동양의 전통적인 건강관 내지 병리설에 깊은 영향을 끼친 것은 도교 내지 선도(仙道)의 영향이라고 하겠다. ≪신농본초경≫을 보면 1년 365일에 대응하여 그 약품의 수도 365종으로 선정하고 그 약품 365종을 상·중·하 3품(品)으로 나누었다.

상약(上藥) 120종은 양명(養命)의 약으로서 경신(輕身)·익기(益氣)·불로(不老)·연년(延年)의 약으로 규정하고, 중약(中藥) 120종은 양성(養性)의 약으로 취급하여 병을 방지하고 허물을 보(補)하는 것으로 보며, 하약(下藥) 125종은 치병(治病)의 약으로 독이 많아서 오래 복용할 수는 없고 다만 병을 고치는 데 쓴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관점은 다분히 선도적(仙道的)인 색채가 농후한 일면을 띠고 있다.

또한 도홍경(陶弘景)이 편찬한 ≪본초경집주 本草經集註≫ 7권을 보면 선경(仙經)과 도술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약품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신선선도술은 기원전 350년경인 춘추전국시대에 발해를 중심으로 한 연(燕)·제(齊)지방에서 생겨난 것인데, 위(魏)·진(晉)으로부터 남북조시대에 이르러서는 전통의학에 현저한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주후방 肘後方≫을 쓴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진나라 때 갈홍(葛洪)과 ≪본초경집주≫를 써낸 도홍경은 당시의 도교적 선도술의 거두로서 우리 나라에도 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갈홍이 쓴 ≪포박자 抱朴子≫에 보면 단(丹)이라는 불사약을 제조하는 연단의 법이 기재되어 있다. 아라비아의 연금술이 값비싼 금을 값싼 비금속을 원료로 하여 만들어 내는 데 힘쓴 반면, 동양에서는 영생불사약을 얻으려는 연단술(鍊丹術)이 추구되었던 것이다. 갈홍은 연단술과 음식에 의한 양생법, 그리고 불로장생법에 관련된 책을 집대성하여 도교의 중요한 저술인 ≪포박자내외편 抱朴子內外篇≫을 326년경에 써냈고, 의학관계 저서로 ≪주후비급방 肘後備急方≫과 ≪금궤약방 金匱藥方≫도 남겼다.

≪포박자≫에 들어 있는 양생법 내지 섭생법을 보면 추위를 느끼기 전에 옷을 제대로 입어야 하며, 배고픔을 느끼기 전에 식사를 제대로 하고 배불리 먹거나 날 것을 먹지 말라고 하였다. 술을 마셨을 때는 바깥바람을 피하고, 지나친 숙면도 좋지 않으며, 밖에서 자거나 이불을 덮지 않고 자지 말며, 방사(房事)는 적당히 하라고 하였다.

또 일을 할 때는 지나치게 과로하지 말 것이며, 식사는 간단히 하고, 특히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음식을 먹지 말라고 하였다. 날이 밝으면 곧 일어나고 해가 지면 곧 활동을 중지하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그는 더 나아가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두 가지 원칙을 제시하였다.

그 하나는 도인(導引)으로서 새로운 기운을 받아들이고 묵은 기운을 내보내는 호흡법에 의하여 기(氣)를 튼튼히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복식(服食)으로 영양분을 섭취하는 것으로서 피를 보충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한밤중부터 대낮까지는 생기(生氣)가 만들어지는 시간이며, 한낮으로부터 한밤중까지는 사기(死氣)가 만들어지는 시간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생기는 되도록 많이 들여마시는 것이 좋으며, 이때 깊이 들여마시고 가능한 한 적게 내뱉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호기(呼氣)는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해서 호흡을 정지하는 것이 좋으며, 이 훈련을 완전히 터득하게 되면 생기를 가지게 되며 천(千)까지 터득하게 되는데, 이것을 태식(胎息)이라 하였으며 영생불사에 불가결한 도인법이라 하였다.

이와 같은 이야기는 서방세계에도 널리 소개되었으며 갈홍의 연단술과 함께 도인법에 관하여는 위아르(Huard, P.)의 ≪동양의학사≫에 잘 나타나 있다.

주술과 건강관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동양에서는 주술이 의학에 큰 영향을 끼쳐왔다. 그 하나는 재앙을 불러일으키는 공격적인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재앙을 방지하거나 제거하려는 것이다. 앞의 경우에 해당되는 주술은 좋지 않은 악성의 불안증상이나 공포를 조성하므로 죽음의 원인이 되기도 하였으나, 이러한 주술은 동양보다는 오히려 전통적으로 남아메리카나 아프리카, 남양군도 등에서 크게 성행되었다.

동양에서는 재앙을 불러일으키는 주술보다는 재앙을 막으려는 주술을 써왔다. 병에 걸리거나, 상처를 입었거나, 신체적인 부조화가 생겨나고 초인간적인 힘에 영향을 받아 우리 몸의 생명력이 쇠약해진 경우에 건강을 되찾기 위한 방법으로서 부적(符籍)이나 기도, 푸닥거리나 주문은 물론 각종 그림이나 마술적인 방법을 다양하게 이용하였다.

주술적인 부적 사용은 중국에서는 천사(天使)라고 불렸던 장돈(張頓)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부적에는 대개 붉은 것이 아니면 흰색 또는 황색의 종이에 쓰여진 것이 흔하였다. 원래 황색은 제왕만이 쓸 수 있는 색깔이었으며, 부적은 비전(秘傳)의 필법에 따라 특수한 필체로 쓰여졌다. 어떤 글자는 의미를 알아내기가 몹시 어려운 것도 있었으나, 필적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었다.

이와 같은 부적은 부적 안에 쓰여진 문자로부터 마력이 나온다고 보았다. 우리 나라에서도 기우제는 물론 여제(厲祭)에 쓰여진 기원문, 벽온방(辟瘟方) 등에 잘 나타나고 있다.

고대불교의 건강관

인도를 중심으로 발전된 고대불교의학 또한 기도나 찬가·주문 등 마법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바라문교시대에 인도의학의 중조(中祖)라 할 수 있는 월지국(月支國) 카니슈카왕(Kaniska王)의 시의(侍醫)였던 카라카(Charaka)가 서력기원 전후에 탄생하여 인도의학의 면목을 새롭게 하고 인도 고유의 풍부한 약제의 사용과 아울러 승려의학을 발전시켰다.

원래 중생은 생로병사의 사대고(四大苦)를 비롯한 팔고(八苦)의 세계에 생존하므로 인생의 세계에는 병고를 면할 수 없는 인과관계가 있고, 그 병고는 지(地)·수(水)·화(火)·풍(風)의 4원소의 부조화에 기인한다는 이른바 사대부조병리설(四大不調病理說)이 주장되어 왔다.

이는 용수(龍樹)가 쓴 ≪대지도론 大智度論≫ 10권에 “두 종류의 병이 있어서 그 하나는 외인병이요 두번째는 내인병인데, 외는 한열(寒熱)·기갈(飢渴)·병인(兵刃)·도장(刀杖)·타락(墮落)·추압(推壓) 등이고, 내는 음식부절(飮食不節)로서 404가지의 내병이 일어나고, 그 내병은 지·수·화·풍의 4대부조에 의한 것.”이라고 하였다. 이 4대부조설은 불교의학의 원칙으로 받아들여졌으며 다른 불전에서도 많이 설명되고 있다.

또한, 인간의 생리현상과 건강을 불교의학에서는 오온가화합(五蘊假和合)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오온은 색(色)·수(受)·상(想)·행(行)·식(識)의 다섯 가지 요소를 말하며, 이러한 다섯 개의 요소가 화합하여 통일된 인간의 생명체를 구성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사홍서원(四弘誓願)과 같은 기도나 참회요법, 식이(食餌)나 기(氣)를 이용한 요법이 도교적인 방법과 비슷하게 사용되고, 실제로 도교적 방법과 깊이 관계를 맺고 통용되어왔다. 일본의 의심방(醫心方)에 의하여 우리 나라의 고유의서(固有醫書)로 존재했다고 믿는 ≪백제신집방 百濟新集方≫이나 ≪신라법사방 新羅法師方≫·≪신라법사비밀방 新羅法師秘密方≫에서도 이와 같은 경향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유교의 건강관

음양오행설이 전통적인 병인론으로 자리를 잡고 난 뒤 북송시대에 성행되던 성리설이 의학에 혼입되어 음양을 남녀로 대응시키고 선악과 강유로 집약하고, 인·의·예·지·신의 오상(五常)을 수·화·금·목·토로 대비시켜 종래의 음양오행부조의 병리설이 더욱 확고하게 발전되었다.

그러나 유교는 도교나 불교와는 달리 실천적인 측면이 강해서 ≪논어≫의 향당편(鄕黨篇)에 나오듯 일상생활의 양생과 섭생을 매우 강조한 것이 특색이라 하겠다. 주로 공자(孔子)의 행적을 중심으로 기록된 ≪논어≫에 나오는 것을 보면 당시의 기준으로 보아 공자는 장수를 하였으며, 서양의 ‘모세의 율법’보다 더욱 철저하고 엄격한 섭생과 양생에 주력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공자의 식생활에 관련된 섭생법은 다음과 같다고 기록되어 있다.

“밥은 정한 것만을 먹었고, 날로 먹는 회는 잘게 해서 들었으며, 밥이 쉬거나 생선이 썩고 부패된 고기는 먹지 않았으며, 색깔이 나쁘거나 맛이 나쁘고 제대로 조리가 안 되었으면 역시 먹지 않았으며, 때가 아니면 식사를 하지 않았으며, 음식을 마련하는 데 바르게 자르지 않은 것은 들지 않았으며, 음식에 맞는 장(醬)을 곁드리지 않고는 역시 들지 않았다.

또한 고기를 먹되 너무 많이 먹지 않았으나, 오직 술만은 미리 양을 정해 놓고 마시지는 않았으되 난리를 피울 정도로 많이 마시지는 않았으며, 시장에서 사온 술과 저자에서 사온 육포(肉脯)는 들지 않았으며, 생강을 계속 먹었지만 많이 들지는 않았다.”이와 같은 양생법은 중세기 유럽의 유명한 <양생훈 養生訓>이나 히포크라테스의 자연치유력을 중시하는 의학적 태도나 건강관과도 비슷하다.

옛 문헌에 나타난 건강관

우리 나라에서 전개되어 온 전통적 건강관 내지 병인론은 자생적으로 생겨난 경험적인 민간의 무주습속(巫呪習俗)과 중국과의 밀접한 교류를 통하여 형성된 도가적 일면은 물론, 불의설(佛醫說) 도입에 따른 불교적 색체와 유교적인 실천적 측면을 다 함께 지니고 있다.

종래 우리 나라에서도 많은 나라에서 볼 수 있듯이 청결과 위생관념이 경신사상(敬神思想)과 함께 통용되어 왔고, 깨끗하여야 경신하며 양생할 수 있다는 생각이 통용된 바 있었다. 고조선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 따르면, 우리 조상들은 사람이 죽으면 옛집을 버리고 새집으로 옮겨간다고 하였으며, 사람이 죽게 되면 그 날로 매장하며, 부여에서는 여름에 얼음으로 시체를 보관해서 질병예방에 힘썼다.

부여는 오래 전부터 흰 옷을 숭상하고 변한 사람들의 의복은 매우 청결하였다는 등 기예사상(忌穢思想)이 투철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역병(疫病)이 돌면 온기의 소행으로 보거나 천후의 부조화로 보기도 하였으며, 따라서 기복양병(祈福禳病)하는 제사나 여제를 드렸고 실제로 조정에도 주금사(呪噤師)나 복사(卜師) 같은 관원이 있었다.

우리 나라 옛 문헌 중 현재는 없어져 원본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고려노사방 高麗老師方≫이나 ≪백제신집방≫, 그리고 ≪신라법사방≫에는 불교 내지 도교적인 질병관·양생법을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일본의 ≪의심방 醫心方≫ 제2권에 나오는 복약송(服藥頌)에 따르면 반드시 복약시에는 복약송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또한 ≪의심방≫ 제10권 적취방(積聚方)에 보면 ≪신라법사방≫의 이름 아래 방중술(房中術)에 관련된 양생법이 뒤섞여 나오고 있다.

당시에 통용되던 도교 및 불교적 사고방식에 따르면, 성(性)에 관련된 각종 액체와 정액은 배설되어 없어지기보다는 또다시 생명선을 따라 되돌아갈 수 있게 해주는 뇌로 환원되어야 한다고 주장되었다. 이 같은 선도 내지 도교적인 양생법으로 ‘접이불설(接而不泄)’ 내지 ‘보류교접(保留交接)’이 추천되었으며, 대뇌로부터 방광에 내려왔던 사정되지 않은 정액은 또다시 대뇌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주장되었고, 이를 ‘환정(還精)’ 또는 ‘정력의 귀환’이라고 하였다.

≪신라법사방≫과 ≪신라법사비밀방≫은 각기 별개의 의방서(醫方書)라 보는 견해도 있으나, 이와 같은 우리 나라의 옛 의서들에는 다같이 도교 내지 불교적인 양생법이나 강정법(强精法)이 수록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우리 나라에서도 선도술이 꽤 발전되어 왔다는 사실은 도홍경이 쓴 ≪신농본초경집주 神農本草經集註≫에도 나온다.

연단술에 관한 기록에서 “제대로 연단되지 못한 단사(丹砂)는 사람을 죽게 만들지만, 고구려 부남(扶南)과 서역(西域) 등에서 만들어진 것은 잘 연숙(鍊熟)되어서 가히 복용할 수 있다.”는 기록이 나오는 것을 보더라도 우리 나라에서도 불로장생을 위한 선도술이 상당히 발달되어 있었음을 엿볼 수 있다.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가운데에서 영류왕 7년(624)에 당나라 고조(高祖)가 도사에게 명하여 고구려에 가서 ≪노자 老子≫를 강의하게 하고 다음에는 왕이 당나라에 불법과 노법(老法)을 구하였으며, 보장왕 2년(643)에는 당나라로부터 도사 8인과 노자의 ≪도덕경≫이 보내 왔다는 기록이 나온다.

또한 고구려의 고분벽화인 선녀채지도(仙女採芝圖)에서 선녀가 왼손에 약기(藥器)를 들고 오른손으로 영지를 채취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모두 선도적인 신선사상과의 관련을 나타내는 것이라 하겠다. 그 뒤 조선 후기에 허준(許浚)이 쓴 ≪동의보감 東醫寶鑑≫에는 도교적인 성향이나 불의설(佛醫說)이 많이 기록되어 있다. 내경편(內景篇) 권1을 읽어 보면 이와 같은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무릇 사람의 몸은 안으로는 오장육부가 있고, 밖으로는 근골(筋骨)·기육(氣肉)·혈맥·피부가 있어서 그 형체를 이룩하고, 정(精)과 기(氣)와 신(神)이 또한 장부(臟腑)와 백체(百體)의 주가 되니, 도가(道家)의 3요(要)와 석씨(釋氏)의 4대(大)가 역시 여기에 부합된다. ≪황정경 黃庭經≫에 내경(內景)의 학설이 있고, 그 밖에 모든 의서에도 내외경상(內外境象)의 도설(圖說)이 있는데, 도가는 청정과 수양으로서 양생의 근본을 삼고, 의가는 약이(藥餌)와 침구(鍼灸)로서 치료의 원칙으로 삼으니, 개괄적으로 논한다면 도가는 정세(精細)한 경지에 입각한 것이요, 의가는 단지 그 조말(粗末)을 얻은 셈이다. 이제 우선 내경의 정·기·신·장부로서 내편으로 삼고, 외형의 안면(顔面)·수족·근맥·골육(骨肉)으로 외편을 삼았다. 또한, 오운육기와 사상삼법(四象三法)과 내상외감(內傷外感)의 여러 병증을 채집하여 잡병편(雜病篇)으로 삼았다.”고 하였다.

이를 볼 때 허준은 전통적인 오운육기설은 물론 불의설과 정기신(精氣神)의 도교적 병인론도 함께 포용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 ‘도득기정(道得其精)하고 의득기조(醫得其粗)’라 해서 도교의 조섭수양(調攝修養)을 의학의 근본으로 삼고 복약(服藥)을 일차적으로 내세우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흥미있는 일이라 하겠다.

그는 그의 실천적인 질병의 분류법이나 각종 옛 의서를 폭넓게 섭렵해서 편견 없이 집대성함으로써 ≪동의보감≫은 전통적인 동양의학의 보감이 되었다. 이처럼 우리의 선인들은 약으로 치병하기보다는 조섭수양을 강조하고 ‘상의(上醫)는 치미병(治未病)’한다고 해서 병이 생겨나기 이전에 조섭함으로써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고 보았다.

넓게 볼 때 이와 같은 건강관 내지 의학이론은 그 뒤 음식과 운동을 중요시하고 정신적 안정을 강조하는 섭생의학으로 발전되었다. 이것은 이석곡(李石谷)이나 이제마(李濟馬)에 와서도 약이나 복약보다 조섭을 강조하였다는 점에서는 다 같이 비슷하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근래 전염병이 줄어들고 난치병 내지 비전염병이 늘어남에 따라 서양의학에서도 섭생의학이 강조되고 있는 것과도 같다.

적절한 운동과 균형 있는 식사, 그리고 정신적 안정이 건강을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며, 복약이나 외과적 처치법에 앞서 반드시 지켜야 할 선행조건이라 인정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도 근래 제기되고 있는 건강관리법은 우리 선인들의 조섭수양법과 매우 흡사하다고 하겠으며, 병이 생겨나기 전에 다스려야 한다는 치미병하는 태도야말로 오늘날의 올바른 건강관이라 하겠다.

동양의학에서 사람의 건강에 대하여 기록하고 있는 많은 문헌들은 자연과 사람의 관계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으며, 자연법칙에 순응하는 가운데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다루고 있다. 동양의학에서 가장 오래된 의서인 ≪황제내경≫에서도 건강유지방법으로 복약과 식양법·호흡법·운동법 등을 다양하게 기술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에 대해서는 원리면이나 예방의학적인 면에서 지금도 연구, 발전시킬 가치가 있다고 보인다. 그 대표적인 요법을 보면 다음과 같다.

음식

동양의학에서는 “명(命)은 재식(在食)이라 하고, 식(食)은 후천(後天)의 기(氣)를 양(養)한다.”하여 음식이 생명의 유지와 인간활동의 근원임을 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약(藥)·식(食)이 동원(同源)이라는 말이 있어, 음식이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직접적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약(韓藥)의 약리작용인 기미론(氣味論)과 귀경론(歸經論)을 음식에도 적용하여, 매운 맛[辛味]은 기(氣)를 상초(上焦)로 끌어올리는 작용이 있고, 쓴 맛[苦味]은 기를 하초(下焦)로 끌어내린다고 하며, 오미(五味)를 오장에 귀속시켜 단 맛은 비, 쓴 맛은 심, 매운 맛은 폐, 신 맛[酸味]은 간, 짠 맛[鹹味]은 신에 들어간다고 하여 음식이 바로 약과 같이 인체의 생리작용을 직접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기혈을 조절하고 약한 장부를 튼튼하게 하는 데 있어 식보(食補)가 약보(藥補)에 앞선다고 한 것이다. 또 특정한 질병상태에서 병증을 따라 기식품(忌食品)과 선호식품이 까다롭게 많아지고, 또한 복용하는 약은 기미(氣味)와 귀경(歸經)을 따라 상승상극작용(相乘相剋作用)을 고려하여 음식을 섭취하여야 한다.

가령 인삼과 같이 속을 따뜻하게 하고 기운을 돋우는 약을 복용할 때 돼지고기와 같이 기미가 찬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것은 약의 효능도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바람직한 식양법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약·식이 동원이란 말뜻과 같이 음식이 보건에 가장 중요한 인자라고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동양의 식양법은 도교와 유교의 영향으로 폭음폭식을 삼가고, 소식(少食)을 소식(素食)으로 권장하여 자연식과 발효식품이 양생지도(養生之道)라 하고 있다. 이것은 현대 식생활상이 인스턴트식품의 선호와 칼로리의 과잉섭취로 기울어 성인병이 증가하고 있는 오늘날에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다.

약의 복용

≪신농본초경≫에서 보듯이 한약(韓藥)은 상통(上統)·중통(中統)·하통(下統)으로 분류되어 있다. 상통에 속한 약품들은 음식과 같이 상복하여도 아무 탈이 없고, 중통에 속한 것들은 장복하게 되면 해가 있게 마련이고, 하통의 것들은 극독약으로 약을 씀에 있어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만성적 질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쓰이는 약은 상통약(上統藥)을 위주로 사람이 가진 자연치유력을 도와 주는 보약을 많이 썼고, 급성기(急性期)에 불가피할 경우에만 하통의 극독약을 짧은 기간 동안 쓰도록 되어 있다. 또, 약은 천연생약 형태의 복합적 성분으로 그 작용이 완만하고 인체에 해독이 적은 것이 특징이라 하겠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나라 사람들의 약의 개념은 병에 대한 절대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약의 남용으로 많은 약화(藥禍)를 자초하고 있다.

운동과 호흡조절을 통한 심신의 단련

동양철학의 유교와 도교는 쌍벽을 이루며 동양인의 생활을 지배하고 있다. 전자는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에 대한 것, 곧 윤리를 말하고, 후자는 자연환경[宇宙]과 인간과의 관계를 말하고 있다. 인간이 자연섭리에 적응하여 건강하게 살아가는 제반 법칙과 인간의 능력개발과 초능력의 성숙을 위한 호흡과 운동, 그리고 정신집중을 통한 단련 등은 모두 도교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을 의가에서는 도인법(導引法)이라 하여 지금까지 전하여지고 있다. 도인법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호흡조절과 운동을 통하여 온몸에서 기혈(氣血)의 흐름을 조절하여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질병이 저절로 낫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도인이라 하면 흔히 단전호흡(丹田呼吸)의 개념으로 파악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원래는 우주의 기를 받아들여 활용한다는 호흡법[導]과 관절을 움직여 국소(局所)의 기혈응체(氣血凝滯)를 풀어 전신을 고루 순행(循行)하게 하는 방법[引]을 함께 일컫는 것으로, 지금의 단전호흡법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즉, 단전호흡이라 함은 대기(大氣)의 기를 단전에 모아 건강증진을 꾀하는 것을 말하나, 이는 도인의 방법 중 조식(調息)의 한 분야에 불과하다.

이러한 도인은 ≪황제내경≫·≪소문 素門≫·≪이법방의론 異法方宜論≫에서 활용하고 있는데, 주위환경·발병요건 등을 함께 기술하고 있으며, 기병론(奇病論)에서도 기역(氣逆)한 증상에 도인을 활용하여야만 효능을 본다고 밝히고 있다. 또, 소씨제병원후론(巢氏諸病源候論)에서도 도인의 방법이나 질환별 연구자료를 기술하고 있는데, 단전호흡의 모체가 되는 기본적 양생호흡의 자세도 설명하고 있다.

그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질환에의 응용에 있어 사지동민(四肢疼悶)이나 불수(不隨)·복내적기(腹內積氣)를 치료하며, 그 실시방법은 아침에 평온하게 반듯이 누워 옷을 느슨히 하고 베개는 세 치[三寸]로 하고 두 손은 네 손가락이 엄지를 감싸게 하고[握固], 두 팔을 몸에서 각각 다섯 치씩 벌리고, 두 다리를 세우고 그 거리도 다섯 치로 하여 마음을 안정시키고 숨을 고르게 쉬면서 잡념을 버리고 오로지 기(氣)에 뜻을 두고 혀뿌리를 입천장에 대면 침이 괴는데, 이를 서서히 삼킨 뒤 기를 서서히 입으로 토하고 코로 인기(引氣)한다. 반드시 천천히 들이쉬는데, 만약 갑자기 강한 동작을 하면 안되며 인기한 것이 조화되는 것을 기다렸다가 자기의 호흡소리에 신경을 쓰지 말고 매번 심(心)에서 전신으로 보내게 한다.”라고 기본적 호흡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호흡할 때의 식양법을 추가로 언급하고 있는데, “생채(生菜)나 비린 물고기는 먹지 말고, 음식을 많이 먹은 뒤에 희로애락하면 행기(行氣, 呼吸)의 효과를 얻지 못한다.”고 하였으며, 아침에 실시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또, 적송자(赤松子)는 도인은 초식(初食) 후나 대기(大飢)할 때는 금하라 하였고, 또 대기의 기상조건이 좋지 못할 때도 금하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일반적인 도인효과는 질병예방과 건강증진에 그 목적을 두고 있으며, 각종 질환의 근본적 치료효능을 기대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기공(氣功)이라 하여 발전한 의료의 한 분야로 인식되어 있다.

현재까지 과학적으로 구명하여 설명한 것을 참고하면 ① 면역력과 저항력의 강화, ② 이완(弛緩)과 긴장해소작용, ③ 대뇌피질의 보호적 억제작용, ④ 기초 대사 저하에 따른 에너지 축적력 향상, ⑤ 복부 안마작용을 통한 식욕 증대와 소화기능 향상이 도인의 효과이다. 이 밖에도 정신적인 자기조절작용이나 의식적인 기(氣) 조절이 가능하여 전체적 건강증진을 꾀할 수 있고, 심신의 단련과 능력 배양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한다.

물치료법

일반적으로 물을 이용한 치료법을 말하고 있지만 건강유지방법으로 이용되기도 하였다. 오늘날 물의 다양한 효과에 대한 연구와 임상응용이 많이 밝혀져 이용 범위가 확대되어 가고 있다. 예로부터 물치료 효능은 진통이나 전신 순환에 주로 활용하였으며, 이러한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는 질병치료법으로 냉온교호욕(冷溫交互浴)이 있다.

이는 음양개념을 이용한 치료법으로, 교감·부교감 신경을 선택적으로 자극하여 음양 평형을 이루어 건강을 유지하는 좋은 방법이다. 이는 냉수에서 시작하여 온수로 끝나는데, 각각 1분씩 9∼11회를 반복한다. 물의 온도는 냉수 14∼16℃, 온수 40∼42℃가 적당하다. 이 방법은 건강을 위하여 항상 응용하지만, 특히 교원성(膠原性) 질환이나 대사성(代謝性) 질환에 효능이 뛰어나, 성인병에 많이 이용한다.

이 밖에도 ≪동의보감≫ 중에 발한(發汗)을 이용하는 각탕법(脚湯法), 약물의 효능과 물의 효능을 같이 활용하여 특정한 목적으로 활용하는 약탕목욕법(藥湯沐浴法) 등이 있다. ≪포박자≫에 장내(腸內)가 깨끗하면 장수할 수 있다고 한 뒤로 동서양에서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다양하게 시도되어 왔고, 장내세척(腸內洗滌)의 중요성이 차츰 구명되고 있다. 이러한 장내의 청결을 목적으로 활용하였던 건강법 중 단식요법은 숙변(宿便)의 제거는 물론 자연치료력의 보강이라는 측면에서도 예로부터 많이 응용되어 왔다.

기타 특수요법

동양의학의 고전에 나타나 있는 몇 가지의 요법을 보면 현재 민간요법으로 활용되고 있는 치료법 및 건강법과 비슷한 점이 많다. 대표적으로 건포욕(乾布浴)을 들 수 있는데, 고전 중 ≪소씨제병원후론≫ 시기후(時氣候)에서 소개되고 있는 건욕(乾浴)과 유사함을 알 수 있다.

즉, 건욕이라 함은 두 손을 비벼 그 열로 전신이나 아픈 부위를 비비는 방법을 말하고 있으며, 그 효능은 풍한(風寒)·시기한열(時氣寒熱)·두통 및 백병(百病)에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건욕의 방법은 현대의학적 생체전기(生體電氣)의 활성화라는 측면에서도 피부의 기능을 극대화하여 한의학적(韓醫學的) 장부(臟腑)와 피부경락(皮膚經絡)과의 생리기능을 효과적으로 높여 질병치료 및 음양평형을 이룰 수 있다.

또, 피부기능을 강화하기 위하여 한수(寒水, 冷水)와 건욕의 배합형태인 냉수마찰은 피부기능과 연관된 장부의 기능을 동시에 활성화하며, 이에 적절한 생체전기를 응용하여 건강을 유지하는 적극적 예방법이 된다.

≪소씨제병원후론≫ 졸염후(卒魘候)에 기술되어 있는 악고법(握固法)은 어린이의 손 쥐는 방법과 같은데, 잠잘 때 잘 깨는 사람이나 잘 놀라는 경우에 이용하는 치료법으로 호흡과 아울러 실행함을 원칙으로 하지만, 정신신경질환이 주종을 이루는 현대사회에서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또 악고는 호흡법의 기초 자세에서도 활용하는데, 이는 조심(調心)을 하는 데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적극 응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쉽게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 중 침을 삼키는 방법인데, 먼저 턱을 움직여 아래윗니를 맞부딪쳐 탁탁거리기를 몇 번 또는 몇 십 번 계속 되풀이하면 이[齒]의 건강은 물론 침이 저절로 생기는데, 이것을 삼키면 백 가지 병을 없앤다고 되어 있다. 또 허로후(虛勞候)를 보면, 새벽에 이를 탁탁거리기를 36번 하고 혀로 침을 이에 바르고 세번 침을 삼키면 살충(殺蟲)과 보허로(補虛勞)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방법은 연정(練精)이라 하여 건강의 기본으로 삼고 활용하였다.

이 밖에도 여러 가지로 고전에 건강법이 소개되어 있으나 과학적 이해도가 결여된 방법이 대부분이어서 언급하기 어렵다. 그러나 현대의학적 검토가 선행된다면 그 효능을 더욱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든 건강을 유지하는 이러한 방법들은 모두가 그 체질의 자연치유력과 음양평형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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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학사급질병사』(삼목영, 부사정판인쇄, 1963)
『中國醫學史』(陳存仁, 中國醫學硏究所, 1969)
『건강이라는 환상』(르네 듀보, 허정 역, 삼성미술문화재단, 1982)
관련 미디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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