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마단 ()

민속·인류
단체
근대 이후, 전문 연희자가 곡예 및 기예, 마술, 노래와 춤 등을 연행하는 공연 예술 단체.
이칭
이칭
서커스
속칭
말광대
내용 요약

곡마단은 근대 이후, 전문 연희자가 곡예 및 기예, 마술, 노래와 춤 등을 연행하는 공연 예술 단체이다. 곡마란 말을 재주 부리게 한다는 뜻으로 조선의 마상재에서 비롯되었다. 일제강점기 동안 한반도에는 30여 개 이상의 외국 곡마단이 공연했다. 1920년대 후반에는 조선인이 운영하는 곡마단이 등장하며, 마술도 함께 유행했다. 1970년대까지 곡마단은 가극단, 악극단이라고도 불리며 전국적으로 활발히 공연했고, 전통 공연 예술 중 줄타기, 접시 돌리기 등의 곡예, 묘기 종목과 공통적인 특성을 많이 지니고 있다.

키워드
목차
정의
근대 이후, 전문 연희자가 곡예 및 기예, 마술, 노래와 춤 등을 연행하는 공연 예술 단체.
변천 및 현황

곡마단(曲馬團)은 서양의 서커스(Circus)를 한자로 표현한 것이다. 곡마(曲馬)란 말을 재주부리게 한다는 뜻의 일본어에서 유래되었다. 일본 주1는 조선 통신사가 보여 준 마상재(馬上才)에 큰 관심을 보였고, 민간에서도 조선곡마(朝鮮曲馬)라는 말이 유행하게 되었다. 훗날 서양의 서커스가 유입되자 이를 곡마단이라고 불렀다. 중국에서는 서커스를 마희(馬戲)라고 쓴다.

한반도에 들어온 최초의 곡마단은 러시아의 바로프스키 곡마단이다. 1910년 10월 만주를 거쳐 조선에 들어온 바로프스키 곡마단은 명동에서 공연을 했고, 재조(在朝) 일본인 및 조선인 관객들이 이를 관람했다. 순종창덕궁 영화당 앞에서 이 곡마단의 공연을 관람하고 어사금(御賜金)을 내렸다고 한다. 1915년 경복궁에서 열린, 주21 5주년 기념 조선물산공진회에서는 일본에서 유입된 곡마단이 연예장에서 관객을 맞이하면서 곡마단이 전국적으로 알려졌고 주20라고도 불렸다. 이후 일제강점기 동안 한반도에는 30여개 이상의 외국 곡마단이 등장했으며, 러시아, 이탈리아, 영국, 일본, 중국 등 세계 각국의 공연 단체가 확인된다.

등장 초기, 곡마단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활동하다가 점차 지방으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철도역이나 시장 근처 공터에 자리를 잡고 임시 극장을 설치했다. 곡마단의 주요 공연 내용은 원형 무대에서 말을 달리며 주3주4 것뿐만 아니라 공중그네, 줄타기, 마술, 각종 곡예 등을 포함했다. 특히 마술의 인기가 높아서 나중에는 마술을 전문적으로 연행하는 마술단이 성행할 정도였다. 1920년대 후반에는 조선인이 운영하는 곡마단이 나타났다. 미야코[都] 곡마단 단장 홍종석, 가마타[蒲田] 곡마단 단장 박평산 등, 단체의 이름은 일본식이나 대표자는 조선인이 맡는 곡마단들이 출현했다. 조선인 곡마단의 등장은 외래 공연 형태인 서커스가 한반도에서 자국화되는 과정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해방 이후 1970년대까지는 곡마단의 시대라고도 부를 만큼 전국 각지에 곡마단의 공연이 활발했다. 유사한 명칭으로 서커스단 외에 주7, 주8, 잡극단, 유랑 주9 등 다양한 공연 단체가 나타났는데 이들의 공연 내용이나 공연 방식은 기존의 곡마단과 큰 차이가 없으며, 동물 재주 부리기의 비중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뿐이었다. 1960년대에는 주11, 대만 등 외국 서커스단도 크게 유행했다.

의의 및 평가

곡마단은 외국에서 유입된 공연 예술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있으나, 공연의 속성은 우리의 전통 공연 예술과 매우 닮아 있다. 전통적인 곡예와 묘기 중에는 줄타기, 주12, 주13, 주14, 방울 쳐올리기, 주15 치기, 동물 재주 부리기, 동물 가장 가면희 등이 있는데, 오늘날 서커스단의 공연 내용과 많은 공통점이 존재한다. 곡마단 역시 이러한 공연 원리를 바탕으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일제강점기 동안 전통 공연 예술 주16들에게 공연의 기회를 주었다. 또한 훗날 TV 스타가 된 많은 연예인들의 산실이 되기도 했다.

캐나다에서 조직된 ‘태양의 서커스’는 20개가 넘는 팀으로 구성되어 전세계에서 공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중국 상해의 ‘마희성 공연단’은 중국의 전통 주18와 현대식 무대 구성을 결합하여 중국 전통극의 정수를 보여 주고 있다. 북한의 평양교예단도 수준 높은 기예와 공연으로 유명하다. 한국 역시 다양한 곡예와 묘기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충실한 복원을 위해 오랫동안 노력하고 있다. 곡마단은 우리의 전통 공연 예술과 연출력, IT 기술 등을 접목해 한국 공연 예술의 현재를 제대로 보여 주는 새로운 공연물로 재탄생할 수 있는 분야이다.

참고문헌

원전

『조선왕조실록』

단행본

阿久根 巖, 『サーカスの歴史』(西田書店, 1977)
朝倉無聲, 『見世物硏究』(思文閣出版, 1977)
이호승·신근영, 『전통 연희 총서1 줄타기‧솟대타기』(민속원, 2020)
전경욱, 『한국 전통 연희사』(학고재, 2020)

논문

신근영, 『일제강점기 곡마단 연구』(고려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4)
신근영, 「1950·60년대 곡마단의 연행 양상과 특징」(『민속학연구』 35, 국립민속박물관, 2014)

기타 자료

『매일신보』
『동아일보』
주석
주1

1192년에서 1868년까지 일본을 통치한 쇼군의 정부. 천황은 상징적인 존재가 되고 쇼군이 실질적인 통치권을 가졌다. 1192년에 미나모토 요리토모(源賴朝)가 가마쿠라(鎌倉)에 최초의 막부를 설치하였다. 우리말샘

주3

‘기술’과 ‘예술’을 아울러 이르는 말. 우리말샘

주4

배우가 연기를 하다. 우리말샘

주7

오페라를 전문으로 공연하는 악단. 우리말샘

주8

악극을 공연할 목적으로 모인 연극 집단. 우리말샘

주9

일정한 거처가 없이 떠돌아다니며 연극을 공연하는 단체. 우리말샘

주11

독일의 서부 지역에 있었던 연방 공화국. 1990년에 동독과 통합하여 독일 연방 공화국을 이루었다. 입법상 수도는 서베를린이었다. 우리말샘

주12

솟대쟁이가 장대 위에 올라가 탈을 쓰고 재주를 부리는 일. 우리말샘

주13

주로 광대가 땅에서 뛰어넘으며 펼치는 묘기나 재주. 우리말샘

주14

접시를 손가락이나 막대 따위의 끝에 올려놓고 돌리는 곡예. 우리말샘

주15

장난감의 하나. 장구 모양의 작은 나무토막에 실을 걸어 공중으로 던져 올렸다 받았다 하며 논다. 우리말샘

주16

말과 동작으로 여러 사람 앞에서 재주를 부리는 사람. 우리말샘

주18

잡다한 놀이의 기술이나 재주. 우리말샘

주20

말을 타고 재주를 부리거나 곡마단에서 말 재주를 부리는 광대. 우리말샘

주21

정치를 시작함. 우리말샘

관련 미디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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