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따라기」의 이름은 ‘배떠나기’의 방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지원(朴趾源)이 지은 『한북행정록(漢北行程錄)』에 “우리나라 악부(樂府)에 이른바 「배타라기(排打羅其)」라는 노래가 있는데 방언으로 배떠나기(船離)로서 그 곡조가 처량하기 그지없다.”라고 하였는바 「배타라기」는 곧 「배따라기」를 음사(音寫)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의 「배따라기」의 노래는 다음과 같다.
정거혜(碇擧兮)여 선리(船離)하니
차시거혜(此時去兮)여 하시래(何時來)오
만경창파(萬頃滄波) 거사회(去似廻)라.
(닻 올리자 배 떠나니 이제 가면 언제 오소
만경창파에 가시는 듯 돌아오소.)
이것은 현재 전창(傳唱)되어 오는 「배따라기」의 내용과는 조금 다르고 오히려 서울의 「이별가(離別歌)」의 가사에서 자취를 찾을 수 있다. 현재 불리는 가사는 다음과 같다.
지화자자 좋다.
요내 춘색(春色)은 다 지나가고
황국단풍(黃菊丹楓)이 돌아왔구나……
이 노래는 뱃사람들의 고달프고 덧없는 생활을 서사체(敍事體)로 엮고 있으며 후렴이 붙지 않는 장절형식이다. 장단은 6박 도드리장단이 중심이 되나 조금 드나들며 가락은 수심가조(愁心歌調)가 주를 이루면서 경기잡가의 영향이 보이는 슬프고 애처로운 소리이다. 따라서 순수한 민요라기보다는 장절형(章節型)의 잡가(雜歌)로 보는 것이 보다 옳을 것 같다.
이 곡의 뒤에는 으레 「자진배따라기」가 붙는데 배따라기보다는 한결 밝고 가벼운 곡상으로 만선(滿船)의 즐거운 내용을 담았다. 장단은 세마치로 흥청거린다.
이 노래 외에 평안도지방의 민속인 다리굿에서 무녀가 부르는 전별 푸념 노래에 「배따라기」가 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