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는 가야국에서 우륵(于勒)에 의해서 신라에 전하여진 가얏고이지만, 마치 고구려의 거문고가 백제를 통하여 일본에 전해졌기 때문에 백제금(百濟琴)이라고 하였듯이, 가야의 악기가 신라를 통하여 일본에 전하여졌기 때문에 신라금(新羅琴:시라기고도)이라고 일본에서 불렸다.
『일본후기(日本後紀)』에 의하면 809년경 신라의 악사(樂師) 2명 중 금사(琴師)가 있었는데 그 금사가 곧 가얏고의 선생이었을 것으로 논의되며, 당시 가얏고의 실물이 현재 일본 나라(奈良)의 쇼소원(正倉院)에 두 대가 보존되어 있다.
『일본후기』 권19에 의하면 809년 신라 악사는 2명이었는데 이들은 금(琴)과 무(舞)를 가르치는 악사들이었다고 한다. 또한, 『고사유원(古事類苑)』에 이르기를 신라의 악생(樂生)은 848년 총 20명에서 4명으로 감원되었는데, 그 내용은 금을 연주하는 악생(琴生)이 10명에서 2명으로 줄었고, 춤추는 악생(舞生)이 10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고 한다.
여기에서 809년 신라 악사 1명이 가르쳤다는 금이나 신라 악생 2명이 848년 연주하였다는 금은 가얏고가 틀림없다. 그 이유는 첫째 809년이나 848년이 모두 통일신라시대로서 6세기 중엽 가야국에서 우륵이 가얏고를 신라에 퍼뜨린 이후 중요한 향악기의 하나로 쓰였기 때문이다.
둘째 현재 ‘시라기고도’라고 불리는 신라금의 실물 세 가지가 나라시대(553∼794) 일본의 쇼소원에 보존되어 있는데, 그 세 가지 가운데에서 두 신라금이 모두 819년(弘仁 10)이라는 절대 연대로 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셋째 ‘시라기고도’라는 이름의 악기가 신라 악인 사량진웅(沙良眞態)에 의해서 850년 11월에 일본 궁중에서 연주된 기록이 『일본문덕천황실록(日本文德天皇實錄)』 권2에 전하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 쇼소원에 전하고 있는 신라금의 실물은 우리의 풍류가야금 또는 정악가야금이라고 불리는 법금과 동일한 악기여서 신라금이 가야금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