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大佛頂如來密因修證了義諸菩薩萬行首楞嚴經)』은 선(禪)을 닦아 온갖 번뇌로부터 해탈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요의(要義)를 설한 경전으로, 흔히 『대불정수능엄경(大佛頂首楞嚴經)』 · 『수능엄경(首楞嚴經)』 혹은 『능엄경(楞嚴經)』이라 일컫는다.
한국에서는 주로 선가(禪家)에서 독송 · 연구되었으며, 불교 강원 사교과(四敎科)의 하나로 학습되었던 경전이다. 한문본과 언해본이 여러 차례 간행되어 배포되었고 현재까지 남아있는 판본도 아주 다양하다. 이 『능엄경』은 1433년(세종 15년)에 간행한 한문본이다.
15세기의 것으로 대표되는 한문본 『능엄경』은 1401년(태종 1) 당시 태상왕이었던 태조가 신총(信聰)에게 명하여 대자(大字)로 쓰게 하고 판각하게 하여 널리 전하도록 한 것, 세종년간에 성달생((成達生, 1376∼1444)에게 쓰게 하여 간행한 것, 1488년(성종 19) 박경(朴耕)이 필서하여 판각한 것 등이 있다.
2009년 보물로 지정된 『능엄경』은 성달생이 필서하여 판각한 책으로 1428년(세종 10)에 모친상을 당하여 여막에 있었던 성달생에게 1429년(세종 11)에 도인 해운(海云)이 찾아와 필사(筆寫)를 청하여 1433년(세종 15)에 간행을 마친 것이고, 이를 다시 1443년(세종 25)에 성달생 판서본을 바탕으로 판각하여 화암사의 간기를 새겨서 간행하였다. 1433년(세종 15)의 초각본에는 발문 등 간행 기록이 없으나, 후에 1443년(세종 25)본 권10의 말에 성달생의 발문이 있어서 간행의 경위를 확인할 수 있다.
10권 2책(완질본). 판식은 사주단변(四周單邊)이고, 반곽(半郭) 크기는 22.1㎝×14.5㎝이다. 본문에 계선(界線)은 없고 11행 22자이다. 판심에 흑구와 어미가 없으며, 판심제 ‘능(楞)’에 이어 권차(卷次), 장차(張次)를 표시하고 있다.
표지는 개장되었으나 원래의 비단장정이 일부 남아있다. 권두에 2장의 변상이 수록되어 있고, 본문전체에 걸쳐서 세필의 구결이 있으며 판각이 정교하고 인쇄상태가 매우 좋다.
『능엄경』은 온갖 번뇌로부터 해탈의 경지에 이르는 요의(要義)를 설(說)한 경전으로 번뇌(煩惱)에 가득찬 마음을 버리고 묘명(妙明)한 마음을 밝히는 것이 그 요지이고, 이를 위한 실천 수행으로 계율을 청정히 지켜 선정(禪定)을 닦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 판본은 전래가 매우 드문 조선초기 성달생 판서의 초간본으로서 15세기 불경간행 연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책이다. 글씨를 쓴 사람과 간행시기, 간행주체를 확인할 수 있는 간본인 점에서 서지학적 의의가 크다.